Call of Duty WW2

스크린샷 2017-05-11 오후 9.05.00

위 사진은 MathCheif라는 유튜버의 Call of Duty: World War 2 – Multiplayer Teaser Trailer에서 캡춰한 것인데, 멀티플레이어 숫자에 대해서 쓱 보여주고 넘기는 그런 상황이었나보다. 그래서 검색해보니 Call of Duty WW2가 48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한다고 하는 뉴스가 있었다.

2차 대전 배경 게임 중에서 이렇게 대규모의 전투를 구현하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았는데, 난 보통 64인 서버로 운용되는 레드오케스트라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대규모 멀티플레이에 상당히 많은 관심이 있다. 그래서 간혹은 맵 크기만 좀 조절한다면 128인, 256인 플레이는 어떤가 하고 꽤 급진적으로 상상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좀 있는데, 대략 통계적으로 볼 때 판매량 대비 패키지 FPS의 동접이라는게 0.1~0.2% 정도 수준이라, 한국 같은 곳에서 3~4만 장 팔려봐야 동접 100 만들기 쉽지 않다. COD는 게임 컨셉도 그렇고 IP도 그렇고 좀 더 대중적인 타이틀이라 이보다는 훨씬 많겠지만 말이다.)

보통의 12인 24인 개개인의 실력이 크게 중요한 것에 반해서, 24:24 정도 이상의 규모가 되면 개인의 능력보다는 거점 방어라든지, 분대의 전술적 이동, 화력 싸움이나 제압, 지원 같은 것이 필요하게 되고 지형상의 이익이나 분대의 협력이 상당히 중요해지는 편이다. 그리고 인원 수가 많아지면 지원 화기라는 개념이 크게 부각이 되게 되기도 하고. 그보다 일단은 수십 명이 동시에 뛰어 다니는게 보기에 장관이다.

48인 플레이라고 하면 전장의 분위기는 꽤 살릴 수 있으면서 이런 화기들의 특징이 부각될 수 있고, 협력 플레이의 재미가 확실하게 드러나게 되니, 이전의 COD 플레이어들이 못 경험했던 것을 하게 해준다는 면에서 확실히 차별화는 될 듯 하다.

여기에 아마도 옛 배틀필드: 배드컴퍼니 시리즈에서 있었던, 그리고 스타워즈: 배틀프론트에 있는 단계별 거점 밀기 방식이 되는 모양이다. 확실히, 이제 콘솔에서도 온라인 콘텐츠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Call of Duty, return to the WW2

오늘 Call of Duty가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사실 난 이번 COD가 기존과는 좀 다른 방향을 가질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서 (기대감을 가지며)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썼더랬다.

Call of Duty가 이제 다시 2차 대전 배경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처음 Medal of Honor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첫 장면인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 모티프를 얻어, 영화를 흉내낸 게임의 시대를 열었다고 하면, Call of Duty는 Band of Brothers를 이어받아 506연대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면서 시리즈를 시작했던 게임이다. 그리고 양쪽 시리즈 모두 태평양 전선과 현대전, 미래전을 넘나들더니, 스토리꺼리가 떨어졌는지 다시 2차대전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작이 영화와 드라마의 영상을 흉내냈던 것에 반해, 이젠 영화를 능가하는 별개의 매체로 자리를 잡는, 말하자면 매체로써 독립하는 상징이 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오늘 공개된 영상을 보니, 또 다시 라이언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1998)의 노르망디 상륙 씬 → 퓨리(Fury, 2014)의 보전 합동 전투(Tank descant) 씬 → 밴드오브브라더스(Band of Brotheres, 2001)의 연대 HQ 씬을 연상시키는 흐름으로 되어 있고, 그 배경만 1 보병 사단(Big Red One)으로 옮겨진 걸로 보인다. 사실 2차 대전 미군 사단 중에서 유럽 전역을 여기저기 안 빠지고 돌아다닌 사단이 몇 개 되지 않기 때문에,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해서 스토리를 만든다면 506연대 아니면 1 보병 사단일 가능성이 제일 높기는 하다지만 이건 너무 뻔하다.

게다가 문제는 이 씬들이 결국 다시 영화를 연상케 하는 장면 구성으로 회귀했다는 거다. 이건 아무래도 ‘안전’을 지향하는 것이겠지만, 게이머로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다. COD는 이미 기존에 엄청난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시리즈이기도 하고, 어떻게 나오든 매출은 보장되는 타이틀인데 이렇게 안전 지향으로 만들 이유가 있었을까하는 것이다. 또, 이건 말하자면, 게임은 기술적으로나 영상적으로나 영화를 능가할 저력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화의 하위 매체로 스스로 안주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소재로 할 때의 책임감

이 문제는 한국 역사 드라마의 경우에서 특히 크게 부각되어 왔는데, 사실은 코에이(Koei)의 삼국지가 나온 이래로 게임에서도 같은 문제를 생각했어야 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지금 많은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게임들이 실제 삼국시대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가, 얼마나 고증이 되었는가 같은 질문에서 ‘글쎄, 거의 없지’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지 않나하는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삼국지 만이 아니라,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게임을 출시했을 때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 Company of Heroes(이하 COH, 속편은 COH2)라는 렐릭(Relic Entertainment)에서 만든 게임의 속편에서 특히 그런 이야기가 많았다.

COH2는 겨울 맵을 등장시키면서 (독일과 소련이 싸우던) 동부 전선을 배경으로 하면서, 소련군 분대가 분대 당 소총 몇 자루만 들고 기관총으로 달려 들어가는 식의 묘사를 했던 부분에 구소련 지역(동유럽과 러시아)의 나라들에서 크게 반발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는 실제로 게임의 테마를 헐리웃 영화에서 차용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전작의 경우는 명백히 Band of Brothers라는 TV 드라마를 충실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고, 속편의 경우는 소련의 묘사에서 Enemy at the Gate라는 영화의 이미지를 차용했기 때문에 발생했던 일이다. 비단 COH 시리즈 만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Call of Duty 시리즈나 Medal of Honor 같은 게임에서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오마하 해변) 같은 영화를 그대로 묘사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기도 했다.

David Stone is a professor of military history at Kansas State University, specializing in the Soviet Union. “Designers and developers have to look to ways to make what they’re doing stand out from the crowd.” he said. “That means that an Eastern Front game is going to have to play up elements that are stereotypically part of the Eastern Front to make it look different from all the other combat games out there, even if that does some violence to the historical record. So in that sense, it makes sense that Relic would emphasize snow, political commissars and lack of equipment even if it’s exaggerated.”

He said that much of Relic’s portrayal is rooted in fact, but soldiers being sent into battle without rifles is “something that really belongs to Russia in World War I, not the Soviet Union in World War II.”

요약: 본문에서 캔자스주립대학 군사학 교수인 데이빗 스톤은 (COH2의) 이런 묘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고증이 충실하게 되어 있지만(portrayal is rooted in fact), 소총도 없이 전투에 내보내진 것은 1차 대전 러시아가 했던 일이지, 2차 대전 소련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 Why gaming’s latest take on war is so offensive to Russians, Polygon

게임적 표현으로 그럴듯하게 드라마틱한 연출과 설정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그건 명백히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역사를 소재로 하는 게임들이 점점 시각적으로 리얼해지고 현실적이 되면 될수록 사람들은 책보다 이런 게임이나 여타 미디어에서 역사를 배우게 된다. 물론 이런 미디어들이 없으면 그들은 애초에 이런 역사적 사실을 알지도 못했겠고 관심도 없었겠지만, 드라마나 게임을 통해 이제 역사를 배우고 있다.

그렇다면 어디를 픽션으로 하고 어디까지를 실제 역사에서 차용하고 묘사해야 하는가, 그런 고민이 반드시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이야기를 삼국지의 경우에 가져다 대면 그 고증과 논리적 오류가 얼마나 많은지는 셀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생각은 한 번쯤 해볼만 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