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에는 동의할 필요가 없다

한 후배이자 제자인 녀석이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격의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사장은 나름 1세대 개발자라고 돈을 좀 벌어서 취미처럼 게임 회사를 해왔던 걸로 들었는데, 최근 모 퍼블리셔에서 투자를 받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노동법은 (아직까지는) 해고의 사유에 대해서 서류로 명기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내가 물어본 것은

“사유가 뭐냐?”

였다. 그리고 이전에 회사로부터 경고나 징계를 받은 일이 있는지, 대화 내용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물었다.

사장은 명목상, “업무성과도 안나오고 매출도 안나오고 한다”고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는) 해고 사유로 업무 성과를 들이댈 수 없다.

현대의 산업, 특히 IT 계열의 산업 업무에서 업무 성과는 측정이 불가능하다. 업무 성과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근태를 활용하고 있지만, 개발이나 기획 능력과 근태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검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요즘은 재택 근무나 원격 근무 같은 다양한 형태가 나오면서 명분이 떨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업무 성과 저조’라는 말은 그냥 ‘넌 내 마음에 안 들어’와 같은 뜻이다. 근거를 산출할 수 없으니, 반대로 근거를 조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사직서를 절대로 쓰지 말고, 동의하지 말고, 부당해고 소송을 권했다.

하지만 후배는 이 사장이 업계에 아는 사람이 많다며,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좋게좋게 합의를 하고 나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선택이고 결정이기 때문에, 최대한 이익을 많이 얻으라고 조언했다.

  • 권고사직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최소한 2개월치 이상 임금을 받아내라
  • 정 동의를 안 하면 해고로 처리하라고 버텨라
  • 실업급여 받을 수 있게 합의(권고에 의한 사직서)에 ‘회사의 권고로 ~개월치 임금을 받기로 하고’라고 명시하라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줬다.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업계에서, 갑질하는 새끼들이 항상 하는 소리 중 하나가 ‘이 업계 좁다’와 ‘나 아는 사람 많다’인데, 이건 그냥 다 개소리다. ‘업계가 좁다’고 말하는 새끼들은 애초에 친구가 있을리가 없고, 그런 새끼들하고 어울리는 놈들이면 그 새끼랑 그냥 같은 수준이라 갈 필요가 없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이건 조금 보강해서 다음에 쓰겠다.

권고사직에는 동의할 필요가 없다

“과학과 공학은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통해서 진전한다. 열 가지 가능성 중에서 성공적인 하나를 찾아내려면 나머지 아홉 개가 틀린 길이라는 데이터를 누군가 가져와야 한다. 스타너는 그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도 시도해본 적 없는 일을 하려는 기업에게는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최고의 인재다. 하지만 모든 인재를 수요에 맞춰 효율적으로만 기르는 우리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부족하다.”

‘괴짜’를 죽이는 사회, 한국에 구글이 없는 이유, 미디어오늘

시행착오를 해본 사람도, 시도를 하고 실패를 할 수 있는 여유도 없다.

한국에서 SF가 왜 안 되는가, 한국에서 어려운 게임은 왜 안 되는가 자주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걸 자신있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해본 사람이 없고, 해본 사람이 없으니까 계속 못 한다.

결국 한국에서는 SF나 정통 밀리터리를 못 할 거다.

한국 게임, 게임 산업은 왜 안 되는가

전자신문에 재밌는 기사가 났더랬다. 문화융성, 게임을 앞장세우자라는 제목으로, 한국이 중국에 뒤쳐지기 시작했는데 이걸 되돌려 게임산업을 중흥해야지 않겠냐는 취지의 기사다. 기사중 특별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요즘 국내 게임사의 가장 큰 고민은 쓸 만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새로운 활력이 돼야 할 신입 개발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다.

능력 있는 젊은 개발자들이 게임업계를 취업 후순위에 두기 때문이다.

10여년 만에 닥친 이 같은 변화는 게임업계가 예전 만큼 젊은이들에게 성공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만 돌아봐도 조그만 스타트업에서 큰 기업으로 성장한 예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능성이 여전함에도 취업 선호도가 낮아진 것은 게임업계 위상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주입 받고 제재를 경험한 세대가 자신의 미래를 게임에 맡기기란 쉽지 않다.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건 사실 IT 전반에 걸쳐 같은 이야기들을 하는데, 이게 정말 사람이 없어서 인재를 찾지 못 하는 것인가 생각을 좀 해야지 않겠나. 마찬가지로 이 문제의 원인을 ‘게임업계의 위상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웃겨 쓰러질 뻔 했다.

노동 환경의 문제

일단 노동 환경의 문제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20년 전에 하던 박봉에 과노동을 ‘너희가 좋아하는 게임 만드는 일이니까 감수하’면서 요즘도 하라는 마인드인데 달라질 수가 있겠나.

간단하게, 15년 전 2천만 원은 신입에게 꽤 먹고살만한 연봉이었다. 담배 1500원이었고, 버스 200원, 밥값 3~4000원 했다. 월 실수령 150만 원 정도 받으면 집에 50만 원 보내주고 저축도 하고 풍족하게 살았다. 현재 2천만 원 받는 신입들은 두 배 이상 오른 물가에서 살고 있다.

그 20~15년 전에 신입으로 시작했던 사람들이 지금 30대 후반 ~ 40대 중반 쯤 됐고, 대부분 가족이 있다. 노동법상 평일 최대 주 12시간까지 초과 노동이 가능하다. 이 정도만 해도 애들 얼굴 보고 가족 얼굴 보고 살 수 있다. 그런데 어디 이렇게 일 해서 회사에서 눈치 안 받고 일할 수 있나? 일 12시간 노동 강요하는 회사들이 소위 ‘성공한 회사’라며 롤모델처럼 되고 있는데.

저년차 개발자들에게는 열정페이를 요구하고, 고년차 개발자들에게는 가능하면 싸게 노동해주기를 요구하고, 노동 시간은 최대한 많이 쓰기를 원하면서, 거기에 게임 퀄리티까지 잘 나오기를 바란다. 오, 게다가 나이 많다고 마흔 쯤 되면 잘 뽑지도 않아.

저기요, 노동시간과 경험이 게임 퀄리티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요, 통계가 그래요, 과학이 그래요. 구시대적 미신으로 게임 개발하는 꼰대 놈님들아.

성과 분배의 문제

위에 대충 언급한 열악한 환경에서 게임이 대박이 나고는 한다. 그래서 그런 회사들이 롤모델이 되고 투자 유치를 해서 더 잘 되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다. 그리고 그런 모델을 성공 모델이라면서 다들 따라하고 서로 강요하고 그러고 있지. 거기까지는 뭐 그럴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정작 그렇게 고생한 노동자들은 인센티브를 얼마나 받았나? 난 연 1200억 쯤 벌었다는 모 게임 AD가 인센티브 200만 원 쯤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소위 성공했다는 넷마블, 433 같은 회사들 개발자 실무진이 인센티브 얼마나 받았나 한 번 공개해주면 좋겠다, 꿈과 희망이라도 가지고 회사 다니게.

결국 노동 환경도 좆 같고, 암만 열심히 일 해봐야 보상도 없는데다가 수명도 짧대, 이런 산업으로 신입이 들어 오겠나?

산업의 위상이 낮아져서가 아니라, 노동 환경이 좆 같기 때문인 거다. 사람은 이미지로 선택을 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계산으로 선택을 한다. 게임 산업은 좋은 직업이 아닌지가 오래 됐고, 그렇게 만든 책임들을 꼰대들과 자본가들이 져야겠지만, 뭐 그들은 이미 잘 먹고 잘 사는데 바꿀 필요가 있겠나.

그냥 계속 젊은 애들만 갈아넣으면 된다고 생각을 하는 거지.

한국 게임, 게임 산업은 왜 안 되는가

시장은 잔인하구나

그러나 그건 모두 ‘복면가왕’ 프로그램 안에서의 일일 뿐이다. 현실에서 지나는 계속 섹시 가수고, 루나는 계속 깜찍한 표정으로 외계어 같은 가사의 신곡을 부른다. 미안하지만 현실에선 진주는 여전히 ‘왕년의 가수’다. 이들이 개인적으로 무엇을 꿈꾸든, 대중은 잔인하게도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찾는다. 잠시 이들의 이야기에 눈물 흘리고 고개를 끄덕일지 모르지만,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 R&B 발라드를 부르길 원할까? 글쎄요. ‘복면가왕’은 어쩌면 ‘시장의 잔혹성’을 그린 우화 같은 프로그램일지도 모른다.

– 복면가왕: 시장은 잔인하구나, 한국일보

음악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특히 아이돌 가수들을 보며 ‘저 노래 잘 하는 가수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못 하고 아이돌이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상복잡한 기분이 된다.

음, 이건 게임업계에서 ‘팔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과 완전히 같은 기분이다. 나는 한국에서 음악 시장이 아이돌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는 게임 업계가 유행 트렌드 위주로 돌아가는 모양새나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자신의 음악(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있고, 길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있는 걸 보기 때문이다.

당연히, 양쪽 어느 방향을 선택한다고 해도 흥행이 되고 더 쉽게 부자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팔리는’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어도 경쟁해야할 비슷한 생각으로 만든 비슷한 게임들은 존나게 많고, 유니크한 게임을 만들면 대중이 관심을 가져주는 일이 적다. 그리고 또 그 와중에 (마치 음악 시장처럼) 대중 취향의 게임은 대형 대자본 퍼블리셔의 초대형 마케팅 틈바구니에서 빛을 못 보고, 유니크한 게임은 어디서도 리뷰를 안 해주는 그런 상황이 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형 대자본 회사가 팍팍 밀어주는 상황이 아니라면) 후자 쪽이 좀 더 승산이 있다고 보는 쪽이다.

어쨌거나 저쪽 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이런 시장 환경에서 그런 전략을 취했을 뿐인 거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 또한 본인들인 거다. 마찬가지로 나도 그렇게 감당하는 거고. 뭐 그런 생각.

시장은 잔인하구나

망한 게임의 전성시대는 언제나 올까

오손 웰스는 말했다. “영화감독은 우연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한 쇼트에 들어간 수많은 요소 – 연기, 의상, 대사, 앵글, 음악 등을 보통 감독이 선택한다. 그것들이 모여 우연의 조합이 되고 영화가 된다. 그렇다면 질문. 꼭 감독의 선택이어야 하나? 대답.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다. 누가 말했는지 모를 그 빤한 말보다 증거가 있다. 아주 오랫동안 영화가 스스로 쌓아온 이름은 대부분 감독이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예술적 성취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압도적인 흥행 기록은 두 감독의 이름을 영화판 밖에도 알렸다. 언젠가 이준익 감독에게 영화감독은 대체 뭘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감독은 제작자가 준 여러 개의 시나리오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골라. 의상팀이 의상을 준비해오면 그중에서 예쁜 옷을 골라. 옷을 입고 배우가 연기를 해. 연기를 잘하려고 노력할 것 아냐? 그중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를 골라. 그리고 말해. 오케이! 어때? 감독이란 직업이 얼마나 쉽냐고! 그냥 골라. 그게 다야.”(그의 말투를 살리고자 존댓말을 생략했다.) 영화감독은 오직 선택만으로 창조하는 유일한 예술가가 아닐까?

A는 말한다. “들어오는 시나리오의 수준이 형편없어요. 어디서 우라까이(베낀다는 일본말, 영화계 은어)한 이야기예요. 이런 시나리오를 주고받는 건 의미 없어요. 우리가 왜 영화를 하는지, 왜 영화를 시작했는지 모두 잊어버린 것 같아요. 돈만 벌려고 영화 시작한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우리 모두 ‘좋은’ 영화에 감동을 받았으니까 영화를 시작한 거 아닌가요?” 감독에게 선택권을 줄 때 좋은 영화가 나올까? 견고한 시스템으로 만들면 흥행에 성공할까? 좋은 영화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나?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일화. 그는 칸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이 예술성을 보장하는 위대한 작품들인지 의심했다. 정성일은 <리베라시옹> 기자에게 물었다. 기자의 답. “영화가 자기 돈을 들여서 예술을 하면 그건 별로 존경받을 만한 일이 아니야. 그건 누구나 할 수 있지. 그러나 여기 온 감독들은 돈밖에 모르는 제작자를 꼬이고, 재미밖에 모르는 대중들을 홀리면서, 기어이 자기 이야기를 찍어서 우리들을 감동시키는 작품을 만든 거야. 그건 위대한 일이지. 그리고 그게 자본주의 시대에 어울리는 승리지.” (정성일, 정우열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 이다> 바다출판사) 영화에 기대하는 건 이해와 논리가 아니다. 선택의 일관성, 그것을 위한 투쟁, 끝내 쟁취한 합의로 만든 황홀한 이야기와 이미지. 그런 것이 가득한 ‘좋은’ 영화를 봤을 때 영화는 꿈이 된다. 그때서야 영화를 만들고 싶다. 지금 한국영화는 만들고 싶은 꿈인가? 새로운 꿈이 없다면 좋은 영화도 없다.

– 망한 감독 전성시대, GQ Korea

게임업계에서는 흔히 ‘남의 돈으로 예술하면 안 된다’고들 이야기하며 게임이 치열하게 상업화로 달려가는 것에 합리화를 하고는 하는데, 영화는 오히려 남의 돈으로 예술을 하는 것이 위대한 일이라며 자본주의 시대에 어울리는 승리라고 이야기를 한다.

투자자에게 은행 이율보다 높은 이율을 갖다 바치기 위해서 게임 회사는 직원들을 닦달하고, 이에 개발자들은 게이머들을 쥐어 짜서 매출을 만든다. 결국 재주를 부려 돈을 버는 것은 자본가와 투자자들이고 게임은 갈수록 형편없는 내용으로 반복되고 있다. 이 처음의 시작 어딘가에서 잘못 꼬인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은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망한 게임의 전성시대는 언제나 올까

게임 업계 상황과 전망

며칠 전에 2014년 통계에 시장 규모가 더 커졌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게 사실인가 의문이 되는 뉴스들이 연속이다.

국내 게임산업 수출 성장세 둔화…‘모바일’이 탈출구되나라는 뉴스가 지난 주에 나왔는데, 국내 모바일 게임 회사들이 해외 진출로 활로를 모색한다는 내용이다. 전술적인 부분이야 다양하지만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IP를 가져온다든지 원빌드로 개발한다든지 뭐 그런 내용.

그리고는 오늘 인벤에 한콘진, 14년 4분기 콘텐츠사업 보고서 발간…게임 매출 7% 감소라는 기사가 났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4분기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조 원 증가한 26.1조 원으로 조사되었고, 수출액은 2억 달러 증가한 15.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14.3% 증가했다.

4분기 콘텐츠산업 매출성장을 견인한 분야는 만화(26.7%), 방송(25.7%), 캐릭터(22.6%)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게임(-7.0%)과 광고(-8.6%), 영화(-29.8%)분야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감소되었다.

라고 한다.

비슷한 내용으로, 상장사들의 전망 리포트인가본데 주요 상장 게임업체 1분기 실적 ‘쉬어간다’…컴투스만 ‘기대감’이라는 기사다. 전반적으로 전년대비 감소로 전망하고 있고, 그나마 네오위즈와 컴투스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시장 상황이 나쁘다 나빠진다 이야기가 많이 있었지만, 2013년 통계와 2014년 통계가 실제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제 이게 어디가 어떻게 나빠졌는지 (혹은 체감만 그런 것인지) 실증되는 중이다.

나만, 혹은 우리만 힘든 것인지, 아니면 전체적으로 나빠진게 진짜인지. 정말 나빠진 게 맞으면 우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아니면 어떻게 복구해야 하는지, 우린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볼 때가 된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게임 업계 상황과 전망

스톡데일 패러독스

경영학자 콜린스(J. Collins)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 위대한 회사로 진화한 기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냉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승리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고 위대한 회사로 우뚝 서고야 말리라는 맹세를 그들은 지켰다. 우리는 이 이중성을 스톡데일 패러독스라고 부르기로 했다.”

냉혹한 현실 직시와 굳은 믿음, 이 이중적인 개념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기업만이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란, 베트남 수용소에서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들은 죽어 간 반면 잘될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며 대비해 살아남아 명예 훈장까지 받은 스톡데일 장군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라는 개념을 만든 콜린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가슴에 품고 다녔다고 합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에도 나가지 못할 겁니다. 그에 대비하세요.”

인간의 모든 동기, p192, 최현석, 서해문집

요즘 게임 업계가 안팍으로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모바일 전환에서 난항을 겪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개발자들은 이런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정리해고와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외부의 각종 규제 논란까지 얽혀 당장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마침 책을 읽다가, 저 스톡데일 패러독스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의 상황이 아무리 엄혹해도 이 상황을 헤쳐 나가려면 단지 ‘어떻게든 살면 되겠지’ ‘내년엔 좀 나아지겠지’ 같은 낙관이 아니라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적당한 지향점이 아닌가 싶어서.

덧붙여서, 이 <인간의 모든 동기>라는 책은 ‘동기’에 대한 여러가지 이론들을 간단한 개론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욕구, 의지, 의욕, 재미, 보상 같은 게임 디자인에서 흥미롭게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 각 챕터에 나온 이론들은 권말에 레퍼런스를 밝히고 있어서 해당 내용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찾기에도 좋다.

이런 개론서는 일종의 입문(gateway)으로 이 책만으로는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없고, 관련 서적들을 더 보아야만 한다.

  • 스톡데일 패러독스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설명은 여기로.
스톡데일 패러독스

확률형 아이템 규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 때문에 게임계가 환영하는 게이머와 반발하는 게임회사, 어중간한 개발자로 삼등분 되어 있다. 관련해서 가장 멍청했던 기사였던 서울경제가 지난 8일에 낸 기사를 보자.

이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는 규제 철폐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온라인·모바일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한 상태라 법 통과 시 ‘제2의 게임 셧다운제’ 가 될 수 있다며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어 법 개정까지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중략)

업계의 우려는 이번 개정안이 게임업계 규제 완화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격인데 국회가 앞장서려고 하다는 점이다. 최근 게임업계가 자율규제에 힘쓰고 정부도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정책을 내놓는 상황인데, 국회가 반대로 게임업계를 옥죄려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의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말 자율규제 방안을 내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법 개정 움직임이 나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중략)

더 큰 문제는 국회가 추진하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안이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업계의 거센 반발이다. 특히 아이템 판매 등 ‘앱 내 결제’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바일 게임은 매출이 반토막 날 수 있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템 구성과 획득 확률을 공시하더라도 이를 악용하는 게임사가 생길 수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게임사가 스스로 투명한 정책을 펼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독보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외산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이 없어 국내 게임에 대한 역차별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내용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자.

  1. 확률형 아이템(가챠) 규제를 셧다운제와 동일선상으로 놓음
  2. 규제 완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
  3. 매출 감소가 될 것
  4. 국내 게임 역차별

일단 첫째로, 셧다운제와 가챠 규제를 동일선에 놓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 셧다운제는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가 없이 산업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법안이었고, 가챠 규제는 게임의 아이템을 뽑기 형태로 제공하면서 확률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정보를 제공하라는 내용이다.

둘째로, 규제 완화 분위기와 가챠 규제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규제 완화는 불필요한 규제 완화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지 공익과 공리를 위한 규제를 철폐하자는 것은 망발이다. 자동차 매연 규제, 폐기물 배출 규제, 안전을 위한 규제 등을 모두 철폐하자는 것이 우리 사회가 지향할 방향은 아니지 않나. ‘규제 완화’를 들이밀 곳이 있고 아닐 곳이 있는 것인데, 여기는 명백히 아니다.

셋째로, 2와 마찬가지로, 공익을 위해서 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도 있는 규제를 스스로 해야 하지 않나. 이건 마치 게임회사들의 매출을 위해 안전 브레이크를 모두 떼어버리자는 말이 아닌가.

넷째. 국내 게임 역차별도 어불성설. 이게 법으로 강제되기 이전에 자율 자정을 노력했어야 하는 것이었다. 자율 규제 한다한다 말만 한 것이 벌써 몇 년 되었고, 법안이 제출되니 이제서야 볼멘 소리를 하는게 옳은가? 옳게 보이겠는가? 먹고 살기 힘들고 바빠도 인간의 도리를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더게임스는 규제 법안 발의 관련 기사에서

확률형 아이템은 유저가 해당 아이템을 개봉하기 전까지 아이템의 성능이나 효과 등을 알 수 없는 종류를 이르는 말로, 국내에서는 뽑기 아이템, 혹은 일본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사용해 ‘가챠(ガチャ)’ 시스템으로 불리고 있다. 이 시스템은 유저가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유료 결제가 필요한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과도한 현금결제를 유도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라면서, 규제의 취지와 명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2015-03-13 00.44.57

위의 그림(마블 퍼즐 퀘스트)과 같이 이미 이런 가챠 판매 기능이 있는 외국 게임들은 확률 내용에 대해서 자율적으로 공개하고 있은지가 오래다. 뿐만아니라 일본에서 가챠 모델에 대한 자율 규제안을 내놓은게 제작년이다.

일본온라인게임협회(JOGA)가 2013년 4월 5일, 급성장 중인 스마트폰 게임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폰게임 애플리케이션 운용 가이드라인(スマートフォ ンゲームアプリケーション運用ガイドライン)’을 제정했다고 발표

–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4월1호), p36, 한국콘텐츠진흥원

위의 글로벌게임산업트렌드에서 요약 정리한 내용을 보면,

  • ‘가챠’ 관련 정보(획득 가능 아이템 목록, 레어 아이템일 경우 그 이유) 명시
  • 특정 ‘가챠’ 관련 캠 페인 진행 시 획득 가능 아이템의 기한, 내용 및 변경 사항 등을 사전에 공지
  • 특정 ‘가챠’에서 중복되는 아이템을 얻을 가능성이 있을 경우, 그리고 특정 ‘가챠’에서 아이템 지급 비율 변경 시 이를 명시
  • ‘가챠’ 설정 시 레어 아이템 지급 비율에 기반한 이론 상의 평균 아이템 획득 금액 상한선을 5만 엔 이하로 하고, 이를 초과하는 경우 그 대상인 레어 아이템 획득 지급 비율을 명시
  • 레어 아이템을 얻기까지 들어가는 이론상의 추정 금액 상한선은 ‘가챠’ 1회당 가격의 100배 이하로 하고, 이 배율 상한선을 초 과할 경우 추정 금액 또는 배율을 명시
  • 레어 아이템 지급 비율 상한 및 하한 명시
  • ‘가챠’ 아이템의 종류별 지급 비율 명시
  • ‘가챠’ 1회 이용 시 지급되는 아이템 가격을 ‘가챠’ 1회 이용 금액과 같거나 그 이상으로 설정
  • ‘가챠’ 이용 금액이 5,000엔일 경우 지급 비율에 기반한 이 ‘가챠’ 아이템의 기대 가격을 5,000엔 또는 그 이상으로 설정
  • ‘가챠’ 10회 이용 시 지급되는 아이템의 지급 비율에 기반한 기대 가격을 ‘가챠’ 10회 가격과 같거나 그 이상으로 설정
  • RMT(Real Money Trade)를 금지하고 보안 대책 마련

으로 되어 있다.

한국도 사실 이런 가챠 문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용에 자율 규제를 하자, 하겠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 여럿 있는데, 제대로 진행된 경우가 없다. 합의도 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저 가챠 규제는 사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한 자율 규제이다. 그 이전에는 ‘콤푸가챠’라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어 이미 스스로 정리한 바 있었다.

지난 9일 일본 소셜게임 업체 6곳(GREE·DeNA·NHN재팬·사이버에이전트·드왕고·믹시)은 컴플리트 가챠 아이템(이하 수집형 뽑기 아이템)의 판매를 5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중지하겠다고 밝혔다이후 새롭게 서비스되는 게임에서도 수집형 뽑기 아이템은 제외된다.

– 일본 소셜게임업계 ‘수집형 뽑기 아이템’ 퇴출, Thisisgame

한국의 경우는 일본에서 만든 가챠 모델을 그대로 가지고 들어오면서, ‘매출이 터졌다’는 것에만 포인트를 맞추었을 뿐이지, 이게 일본에서 어떻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는지 초점을 맞춘 적이 없다.

입으로는 게임을 갬블과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하고들 있지만, 사실상 갬블 요소를 계속 가져와 활용하고 있으면 이게 올바르게 보일 리가 없다. 개발사들은 이제 대기업 위주라고 지적되던 K-IDEA 외에 중소형 회사들의 한국모바일게임협회도 만들었으니, 이런 부분에서 본격적으로 관여해서 자율 규제를 이끌어내야할 것이다.

이런 것에 노력하지 않으면서 셧다운제 같은 이슈에 사회에 도움을 구하면 씨알이 먹히겠나.

확률형 아이템 규제

인식 범위와 현실의 차이

“아니, 그래도 먹는 장사, 뭐든 마련해서 대여해주는 일, 아주 허드렛일이라도 비전이 있는 일이 있을 거 아닌가요? 그런 걸 꼼꼼히 찾아보고 어떻게든 스스로 일어설 생각을 해야지, 그런 의지가 부족한 건 아닐까요?”

– 가난한 사람들이 왜 계속 가난한지 이해를 못하시겠다고요? 그렇다면 당신은 소시오패스일지도 모릅니다, 뉴스페퍼민트

며칠 전에 트위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말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그 시간에 공부를 해 학점을 따면 나중에 좋은 회사에 취업해 갚으면 되지 않냐’ ‘왜 저리인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고 알바를 하면서 힘들다고 하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2014년 대학 등록금 평균은 666만 7천 원이었고, 2015년 서울 상위 10개 대학 평균은 824만 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8학기 동안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인상률을 제외하고 5천만 원이 좀 넘는 돈이 된다. 5천만 원의 대출 이율이 2.9%일 경우(한국장학재단) 월 이자가 12만 원 쯤 되겠다. 원금 5천만 원을 매달 50만 원씩 갚는다고 하면 100개월 즉 8년이 걸릴 것인데, 독립해서 월세를 얻어 서울에 산다고 하면 월세가 약 50만 원 나갈테니 100만 원이 고정 지출이 된다.

2014년 대졸자 평균 신입 연봉이 대기업이 3700, 중소기업이 2400 정도라고 보면, 월 실 수령액이 대기업의 경우는 250, 중소기업의 경우 170쯤 될 것인데, 이 중 100만 원이 고정 지출이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남는 150~70으로 한 달 생활(식비, 교통비)을 하고 약간의 교우 관계를 하면 70에서 10~20 남기기도 벅찬 일이다.

여기서 ‘대기업’의 일자리는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2014년 23,385명이었고, 올해 채용의 경우는 31% 감소한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대졸자 수준은 2015년 50만 2천 명으로 추정하고 있고, 상위 10% 학생들만 쳐도 5만 명일테니, 당년 졸업자만으로 최소 1:2 경쟁률은 된다는 소리다. 작년 졸업해서 공부를 했거나 인턴 혹은 유학 등 스펙을 더 쌓은 사람들을 감안하고 취업 재수생들을 고려하면 음…

그러니까 저 트위터의 청년은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된다. 낙관적으로 봐도 빚을 갚는데 8년 이상, 즉 서른에 취업해서 마흔에야 갚을 빚을 내란 소린데, 그러면 학자금 대출을 갚고 나서야 집을 장만할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는 소리가 되고.

사실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밖의 사실에 대해서는 부정하거나 외면한다.

이는 대기업만 다닌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NC를 다니다가 CJ를 갔다가 넥슨에 갔다가 네오위즈로 갔다가 한 사람은 요즘 대기업 이외에 다니는 개발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주변의 하소연을 들어도 그걸 체감할 수가 없는 거다. 초입에 인용한 가디언의 글(뉴스페퍼민트의 번역)에서야 과격하게 ‘소시오패스’라고 말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인식 범위 밖의 일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 하는 거다.

결국 이건 체험을 해봐야 알 수 있는 일인가 하면 사실 그렇지는 않다. 저 학자금 대출의 상황처럼 규모와 상황에 대해서 찾아보면 된다. 이는 사실 인식을 하려고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소리다.

인식 범위와 현실의 차이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몇 년 전부터 게임업계는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평형추가 이동했다. 이는 ‘고용 안정’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다들 너무 간과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꺼낸다.

온라인 게임은 기본적으로 100명 단위의 개발팀을 굴리는 프로젝트이고, 당연히 그 인건비로 수십 억 단위를 기본으로 투자해야 하는 프로젝트다. 100명인 팀을 가정해서 연봉을 최저 3천만 원이라고만 잡아도 연간 30억이 들어가는 것이니까. 보통은 온라인 게임이 2~3년 개발을 한다는 걸 생각하면 100억은 들고 있어야 온라인 게임을 하나 만들 수 있다고 대충 짐작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렇게 프로젝트 하나에 100억 정도를 투자할 수 있는 개발사가 한국에 얼마나 있느냐를 생각해보면, 10여 개? 좀 더 넉넉하게 본다고 해도 30개 쯤 되려나? 그러면 그 회사들이 안고 있던 개발자의 수가 대략 4~5천 명 쯤 엔씨 넥슨처럼 큰 회사들을 감안하면 7~8천 쯤 되겠다.

그런데 최근 ‘평형추’가 모바일로 옮겨가기도 했고, 시장의 주도 플랫폼 즉 사람들이 주로 시간을 소비하는 곳이 PC가 아니라 전화기나 타블렛이 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게임들이 위기를 맞았고, 여기에 게임 퀄리티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높아짐에 따라 충족되지 못하는 게임들이 빠르게 도태되는 현상이 함께 발생했다.

덕분에 저 대형 회사들의 온라인 개발팀들이 속속 해체되거나 수익 악화로 개발팀을 줄이는 등의 ‘정리’가 일어나면서 천 명 단위의 개발자들이 꽤 목돈을 손에 쥐고 실업 상태가 됐다. 게임 개발로 먹고 살던 사람들이 ‘목돈을 들고 실업 상태’가 되면 뭘 생각할까. 당연히 창업의 수순으로 이어졌고 ‘이참에 나도 모바일 게임 만들어 대박을 내보자’가 2011~2013년에 만들어진 상황이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모바일 게임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으며 시장의 반응도 즉시적으로 알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지만, 반면 온라인 게임과는 개발 방식이나 시장 환경이 꽤 달라 시행착오와 학슴에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 개발 사이클이 짧은 덕분에 시장에 쏟아져나오는 게임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 그 덕분에 성공률이 매우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덕분에 (비유적으로) 무한증식한 게임 개발사들의 경쟁이 상상 이상으로 치열해지게 되는데, 이 분위기에 적절하게 나온 것이 바로 카카오톡이었다. 개발자와 소비자 양쪽에서 모바일의 붐이 일었고 카카오톡 덕분에 대박을 내는 게임들이 보이니까 다들 희망을 가지고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던 것인데…

벤처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회사들이 적고 덕분에 투자의 회수 확율이 낮아지기 시작하니까 투자 대상을 보수적으로 잡기 시작했다. 여기에 외적 요인으로 게임 중독의 문제가 크게 불거졌고 개발사들은 올해만 버텨보자 상태로 들어간 것이 2013년, 작년의 이야기다.

2014년이 됐는데 시장 외부 상황은 나아진게 없고, 내부 상황도 여전하다. 투자는 굳어있고 2013년에 받은 대출 이자들이 쌓이는데 돈을 버는 게임은 나오질 않는다. 조급하니까 더 악수를 두게 되고 게임들의 퀄리티나 오리지널리티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그 게임이 성공할 확률은 더 낮아지고…

이런 상황에서 지금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올해까지만 더 버텨볼까라고 생각하는 곳도 있지만 이미 끌어올 수 있는 자금은 다 끌어온 회사들이 대부분이고, 집 담보 대출이나 연대보증도 들어가 있는 상황인데 그 대출 이자들을 내기도 어렵다.

한강으로 가나?

여기서 한국 게임업계, 아니 좀 더 확장해서 한국 경제의 많은 문제들을 볼 수 있다. 창업을 해서 제품이 나와 수익을 안정적으로 만들기까지 버틸 자금을 ‘대출’로만 해결해야하는 것이나 그 대출에 ‘보증’을 요구하는 관행이나, 벤처 투자자라는 자본들이 안정성을 추구하는 현실이나 개발자들이 내수만 보고 있다는 부분들이나 하는 것들. 그렇게 망한 회사의 창업자들이 돌아갈 곳이 없는 사회안전망 문제 등이겠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따위는 개나 할 이야기고, 사실 까놓고 저 ‘기업’들이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회사들은 아니지 않나, 30대 재벌 기업들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어쩔 것이냐.

이런 상황에서 우린 뭘 요구하고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느냐고.

이런 상황을 보고 있으면서 울고 싶은 생각이 드는 때가 하루이틀이 아닌지가 오래됐다.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