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은 어디까지 까야 정신 차릴려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감청한다느니 의혹이던 것이 점점 여러가지 정황과 증거가 나오면서 검찰의 요청에 적극 협조했다는 의혹까지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김인성 전 한양대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한 달 치 대화 내용을 제공한 정황까지 있고, 이게 실시간이든 아니든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은 확인이 되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볼 부분은

  1. 저장 방식은 기능상 어쩔 수 없었다
  2. 정부가 요청하면 어쩔 수 없다

정도인데, 일단 카카오톡의 대화 기록을 서버에 저장한다는 부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오던 문제. 2011년 부산대 교수가 내연녀와 공모하고 살인한 사건에서

카카오톡은 대화내용을 3개월간 저장했으나 5월부터는 1개월의 대화내용이 저장되었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지워진다. 하지만 경찰이 요청할 경우에는 복원이 가능하다.

라는 이야기가 이미 나온바 있고, 이는 PC 클라이언트가 2013년 3월 26일에 공개된 것을 생각하면 한참 이전이다. PC 버전 때문이 아니라 외적인 정책이나 위 2011년 기사에 언급하는 ‘통신비밀보호법’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기술 상의 문제는 아니다. 저장 기간은 2011년 이후 계속 줄어들었고 5~7일이던 것을 2~3일 저장하겠다더니 다시 오늘 기사에서는 바로 지우겠다고 했으니까 더더욱. 이건 아마도 (내가 보기엔) 마케팅 목적 정보를 수집하려던 목적이 아니었나라고 의심된다.

‘정부가 요청하면 어쩔 수 없다’에 대해서는 이미 구글과 트위터가 모범적인 사례를 보이고 있다. 구글은 전세계 정부들의 정보 공개 요청에 대해서 투명성 보고서라는 것을 공개하고 있고, 트위터는 오늘 미국 정부를 정보 제공 요청 관련해 고소했다. 트위터는 정부(FBI)의 수집 범위를 공개하겠다는데 미국 정부가 이를 막고 있어 수정 헌법 1조를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카카오톡은 애초에 정부의 요청에 대해서 거절을 했거나, 기술적으로 저장 정책을 버렸어야 했거나, 아니면 적어도 초반에 카카오톡의 감청 등 의혹이 나왔을 때 빠르게 잘못을 시인하고 모든 책임을 정부에 돌렸어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처럼 기업이 국가에 납작 엎드려서 적극 협조를 하지 않으면, 난데없는 세무조사나 규제 정책이 발동될 수 있는 환경에서, 경영진이 과감하게 이를 거부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물론 이것이 종사자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대표자의 책임감 때문이라기 보다는 영리행위를 존속하기 위한 행위인게 뻔하겠다.

이제 그러면 카카오톡은 어디까지 까여야 하는가.

카카오톡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상황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빠르게 해명하고 (책임을 정부로 돌리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정책 핑계를 대고 빠져나갔어야 했다. 차일피일 미루면서 각 사안에 작은 해명과 언론 플레이로 어떻게 무마해보려고 했던 것은 명백한 실패이고, 지금 상황을 자초했다.

오늘 jTBC의 보도가 나온 순간에도 어떻게든 언론을 통한 해명으로 면피하려는 상황인 걸 보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상태로 보인다.

이 문제는 당연히 정부의 문제다. (감청할게 있든 없든)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이용자들이 텔레그램 같은 대안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근본적으로 모든 원인은 정부에 있다. 정부를 까야하는 문제인게 맞다.

하지만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카카오톡은 더 많은 것을 잃게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은 어디까지 까야 정신 차릴려나

마켓이 아군이라고 믿지 마라

카카오톡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마치 상대적으로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은 인디 게임 개발자의 편인 것처럼 비춰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마켓의 입장에서 보면 일단은 1) 더 많은 최종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을 원한다 이것은 곧 마켓의 크기가 되기 때문이다. 2) 1)이 충족된다면 어느 회사의 어떤 제품이라도 상관 없다. 이 두 목표를 애플과 구글과 카카오톡에 대입해보면 완전히 같은 입장이라는 걸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초창기 카카오톡의 경우, 지배 게임들이 전체 마켓의 상당 부분을 점유했기 때문에 입점할 게임들을 까다롭게 심사해도 마켓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지배 게임들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시점과 개발자(개발사)들의 입점 희망이 겹쳐지는 쯤 부터는 지배 게임보다는 전체 마켓 크기 1)이 더 중요해지게 된다.

마켓이 충분히 확대되어서 포화된 상황이 된 이상은 1)보다 2)가 더 중요해진다. 이젠 지배 게임이 아니라 어느 게임이라도 입점이 되어서 팔리기만 하면, 무조건 전체 판매량의 30%를 매출로 획득한다. 누가 입점하고 누가 잘 팔리든 상관이 없다. 입점사가 망해서 자빠지든 말든 그건 마켓 입장에서 관심이 없다, 그 자리를 대체할 개발자들은 수두룩 많으니까.

다시 카카오톡의 상황을 구글과 애플로 확대해보자.

누가 잘 팔리든 상관은 없다, 좀 더 잘 팔릴 것 같은 게임을 노출해주고 소비자들이 꾸준히 구매하만 하면 된다. 대중의 관심이 인디 게임 쪽으로 넘어가고 있는가? 그러면 인디 게임을 좀 더 노출해보자. 대중의 관심이 다시 블록버스터로 넘어갔는가? 그러면 이젠 블록버스터를 피쳐에 보여주면 된다. 어느 쪽이든 잘 팔리기만 하면 된다.

구글이 최근 인디 게임을 피쳐에 올려주고 있나보다. 구글이 인디 게임을 밀어준다는 착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구글은 관심이 없다.

마켓이 아군이라고 믿지 마라

카카오톡 탈출의 공포

다들 술자리에서나 꺼내는 이야기지만, 최근 게임 업계는 역대 최악으로 힘든 상황이다. 단지 게임 관련 법안들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시장의 변화와 매출의 감소, 투자 분위기 악화 등 복합적이다.

일단 이 ‘태풍’의 중심에는 모바일 게임의 수수료율이 있다. 애플과 구글이 매출의 30%를 우선 제하고 난 나머지에서 카카오톡이 30%를, 그리고 다시 퍼블리셔와 50:50으로 나누면 개발사의 실제 분배율은 20%가 채 안 된다는 것이다. 일단 플랫폼홀더(애플 & 구글)가 가져가는 30%도 과하지만 카카오톡이 전체의 21%를 떼가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플랫폼을 어디로 옮기든 일단은 30%는 줘야한다는 ‘상수’로 보고, 카카오톡을 벗어나자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중이다.

8월 들어서 유독 플랫폼 관점에서 본 카카오톡 위기론이라든지 ‘7:3 배분’의 덫.. 카톡 게임사 허리 휜다이라든지 하는 뉴스들이 계속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오늘 모바일 콘텐츠 불공정 거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착수라는 기사가 나왔다.

한선교 위원은 11일,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토대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개발사가 가져가는 실제 수익은 적다는 점을 짚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모바일 콘텐츠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하고 있다. 즉, 공정거래위원회가 모바일게임의 수익배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일단은 요즘 흐름으로 봐서 카카오톡의 배분율이 과하다는 이야기 정도는 나올 가능성도 있고, 잘 하면 플랫폼홀더의 배분율도 과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를 기대할 수도 있다. 만약 애플과 구글을 건드린다면 전세계적인 논란으로 퍼지게될 수도 있겠고, 그 결과 애플과 구글이 ‘다시’ 한국 시장에서 게임 분류를 뺄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겠다.

그리고 또 반대로, 카카오톡의 입장에서는 카카오톡 매출의 대부분이 카카오톡 게임에서 나오는 이 상황에 배분율을 줄이면 그 줄이는 만큼 매출이 감소한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만약 배분율을 5%를 떨군다고 해도 (30%에서 25%로, 즉 전체의 21%에서 17.5%로) 카카오톡이 볼 손해는 3.5%가 아니라 16.7% 매출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 카카오톡 입장에서는 절대 놓을 수 없는 부분일 것일게다.

하지만, 사실 이 문제는 이런 외적인 부분이 아니라, 개발사 스스로 결정할 문제일 수도 있다.

개발사는 카카오톡을 버리고 갈 수 있는가를 고민해봤을 때, 지금까지 카카오톡이 만들어놓은 환경을 포기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전체의 21%를 떼어주고 카카오톡의 사용자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과 순순히 홀로 맨몸으로 직접 시장을 뚫어야하는 상황과의 비교에서 매출을 적게 먹더라도 카카오톡으로 들어가겠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이건 일종의 ‘공포’다. 카카오톡을 통하면 좀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게 없어지면 어떻게 시장에 진입하느냐는 공포.

하지만 카카오톡도 이제는 예전같지 않다는게 일종의 기회이자 리스크다. 카카오톡으로 출시되는 게임의 수가 매주 수십 개에 달하고, 그 중에 실제 살아남는 게임은 한두 개에 불과하다는 것. 사람들이 이제 생각처럼 카카오톡의 게임 목록을 직접 검색하지 않는다는 것, 카카오톡에 출시를 하고서도 구글플레이 마켓의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자사매입을 추가로 한다(소문)는 것. 그리고 그렇게 순위권에 진입을 해도 매출이 전과 같지 않다는 것 등.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답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카카오톡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수익률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소규모 개발사들은 고사할 상황이라는 것이고, 이건 예상이 아니라 이미 고사하고 있다는게 당장의 현실이라는 거다.

카카오톡 탈출의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