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만님의 일부 발췌 번역으로 The Uncomfortable Truth at the Heart of Mobile Gaming라는 글이 올라온 것을 봤다. 원문에 F8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Monetize: The Seven Deadly Sins of Game Monetization에 대한 글이다. 이 이야기들의 발단은 가마수트라에 올라왔던 Chasing the Whale: Examining the ethics of free-to-play games인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몇 년 전에 페이스북 게임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에 나왔던 이야기들의 발전판이다. 당시에 각각 쪼개져서 단편적으로 나왔던 것들의 총정리랄까.

이 ‘기술’들은 페이스북 게임들이 Zynga와 함께 무너지고 나서 모바일 게임 쪽으로 옮겨져 좀 더 상세하게 정리된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고. 대충 ‘애초에 안 지르고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라면 그냥 앞으로도 안 지를 거고, 일단 지른 플레이어는 쪽쪽 빨아 먹자, 어떻게? 잘.’로 요약하면 되려나?

저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라,

일단 이런 ‘기술’들을 적용하는 회사가 국내에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기술들이 일단 아예 똥 같은 게임들에는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이고, (될 수는 있는데 그렇게 될려면) 시장이 존나 크고 신규 유저 유입이 끊임 없어야 한다는 거다. 2011년에 Wooga에서 공개했던 자료가 있는데, 처음에 게임이 반짝 했다가 망하는 걸 계속 패치해서 끌어 올렸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을 보면, 이렇게 1) 지속적인 유입이 있고 2) 개선할 시간을 갖는다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일단 출시에서 순위를 계속 치고 올라가지 않으면 퍼블리셔가 게임을 놔버리기 때문이다. 순위가 떨어진 게임이라도 마케팅으로 계속 신규 유입을 만들어줘야 개선하고 분석해서 끌어 올리는 작업을 하든지 말든지 할텐데 게임을 그냥 포기한다. 개발사는 이렇게 짬 되면? 사업을 지속할 능력이 없으니 폐업을 하고.

결국 한국에서 이런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애초에 잘 만드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잘 만들 시간은 충분히 가질 수 있나? 개발비가 없는데 그게 될리가 없다. 그러니까 시장에는 요행으로 운 좋게 뜨는 게임들만 있고, 일단 실패하면 재시도의 기회가 없게 되고, 개발사가 주도권을 갖는게 아니라 퍼블리셔가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게임성의 문제는 애초에 관심 밖이니까 그냥 카피 게임이든 뭐든 되겠다 싶은 것만 밀어주고 수익을 내면 그만이게 되는거다. 어차피 퍼블리싱 해달라고 개발사는 줄 서있으니까.

애초에 개발사-퍼블리셔의 관계는 공생이다. 하지만 주변의 경험을 보면, 퍼블리싱을 한 번 맡겼던 회사는 ‘퍼블리셔가 해주는게 뭐가 있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고, 퍼블리셔는 퍼블리셔대로 ‘마케팅으로 띄울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었다’라는 결론을 내게 된다. 실패 원인에 대한 회고도 없고 부검(postmortem)도 없다. 얻은 교훈이 없으니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자, 이제, 어디서부터 바꿔야할까?

스마트폰 게임의 부분 유료에 대해

2002 월드컵을 즈음해서 한국 온라인 게임 업계의 최대 화두는 ‘부분 유료(혹은 게임내 아이템 판매, IAP)’였다. 부분 유료 게임이 온라인 게임 업계를 망칠 것이라는 시각에서부터 정액 게임보다 매출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나 게임 개발사가 중독성을 이용해서 그렇게 게임을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의견까지, 우려의 시각들 일색이었다. 당시 나는 ‘부분 유료 게임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요지의 글을 썼더랬다는 깔대기를 한 번 대고.

2009~2011년 스마트폰 게임 시장(여기선 당연히 애플 앱스토어를 말한다)에서 IAP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전 게임들의 당연한 흐름은 무료 (lite, 라이트) 버전을 만드는 것이었다. 정액 유료 게임을 출시한 이후, 플레이어들에게 좀 더 쉽게 접근 가능한 라이트 버전을 통해 맛을 보여주고 일정한 시간이나 레벨이 되면 ‘유료를 구매하면 더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는. 이것도 사실 마찬가지지만 90년대 초반의 쉐어웨어(shareware)에서 가져온 개념이지만.

라이트 버전을 무시할 수 없던 것이, 유료 버전의 다운로드보다 적게는 두세 배, 많게는 열 배 이상 차이가 나고, 실제 통계에 따르면 약 5~20% 가량의 유료 전환이 있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러니 개발사들은 제품 홍보 전략의 하나로 라이트 버전을 만들 수 밖에 없고, 이 맛배기들의 흔적은 지금도 라이트(lite)로 검색하면 수두룩하게 나온다. 라이트 버전이 널리 퍼질수록 유료 어플도 많이 팔리는 것은 당연한 구조겠다.

부분 유료는 이 라이트 버전의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쉐어웨어로 사용을 하다가 정품을 구매하는 구조나 라이트 버전을 하다가 유료 버전을 구매하거나 하는 구조를 하나의 게임 안에서 무료로 플레이하게 만들고 게임 안에서 일부 컨텐츠를 유료로 구매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니까.

이 흐름은 PC 게임의 쉐어웨어에서 온라인 게임의 부분 유료 게임으로 넘어갔던 것처럼, 스마트폰 게임의 라이트 버전이 부분 유료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이해하면 그 흐름을 한 눈에 볼 수가 있게 된다. 2000년대 초반 다양한 우려들과는 반대로 지금 온라인 시장에서 일부 블록버스터를 제외하면 월 정액 모델로 게임을 출시하는 회사가 더 이상 찾기 어려운 것처럼, 스마트폰 게임들도 결국에는 무료-부분 유료 게임과 유료-부분 유료 게임으로 전환될 것은 자명하다. 심지어는 그 자존심 센 블리자드도 WOW의 월 정액 유료는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게임 내 탈것이나 애완동물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마찬가지로, 소셜 게임이 업계에서 뜨거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가지 관점에서 소셜 게임을 바라볼 수 있는데, 첫째로는 온라인 게임이 부분 유료로 접근하던 것의 한계 – 하드코어 시장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 – 를 극복하고 목표 시장을 캐주얼보다 더 캐주얼한 사용자들로 확장해서 훨씬 넓은 시장에서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천만 장, 천만 명에게 게임을 팔기 어려운 게임 업계에서 이제 억 단위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열렸다는 거니까. 이 시장에선 기존 온라인 업계의 유료 구매 비율(약 5~10%로 알려져 있다)보다 훨씬 낮지만(약 0.2~1%) 열 배 이상 큰 시장의 사용자가 있어 더 많은 매출을 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비하는 금액(ARPPU)을 볼 때도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는게 놀라운 부분이다.

또 하나의 관점은, 소셜 게임은 사용자의 시간을 전적으로 점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나 소셜 게임은 스마트폰과 만나면서, 사용자가 공부를 하던 일을 하던 운동을 하던, 사용자의 시간을 점유중인 다른 활동 사이에 끼어들어 5분을 쓰게 하고 다시 원래의 활동으로 돌려보낸다. 닌텐도와 나이키가 서로 시간을 점유하려고 아웅다웅하는 사이에서 (함께 끼어들어 싸우지 않고) ‘뭘 하던 소셜 게임은 한다’는 관점으로 바꿔버렸으니까.

일부에서는 징가(Zynga)가 상장하는데 저평가를 받은 것이 소셜 게임의 쇠락을 의미하는게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좀 다르다. 징가가 고전하는 부분은 기존 0.3%의 사용자가 지르는 걸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이걸 더 키우려던 데서 온 시장의 피로감 때문이라고 본다.

징가의 게임들은 팜빌(Farmville)과 시티빌(Citiville) 이후로 전형적인 피라미드 구조와 판매 구조를 확립했고, ‘친구를 데려오기 싫으면(친구들한테 미안하면) 돈을 내’ ‘시간을 가속하려면 돈을 내’라는 골격을 이후 더 확장해서 ‘친구 데려와야만 이제 게임을 할 수 있어’라는 강압적인 구조로 옮겨버린게 원인이다. 최근 두 개의 게임, 어드벤처 월드(Indiana Jones’ Adventure World)와 캐슬빌(Castleville)은 이 결과를 확실히 보여주는 게임이다. 눈에 뚜렷하게 보이는 ‘돈을 내지 않으면 넌 게임을 할 수 없어’ ‘돈을 내던가 친구를 데려오던가’는 열심히 플레이하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게임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부분 유료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 어쨌든 플레이어들은 자기 삶을 지배하지 않는 게임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자기 삶을 포기하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게임은 전처럼 플레이어들에게 ‘시간을 내놓으라’ 압박하는게 아니라 ‘당신의 삶을 살면서 이 게임도 해라’는 관점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부분 유료는 결국 앞으로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다, 아니 이미 주류가 되었다. 이게 일반 싱글 게임에까지 퍼질 것이냐 아니냐도 이젠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 이미 그렇게 흘러가고 있고, 시장은 부분 유료가 지배하게 될 것이다. 십만 명의 게임이 플레이한다면, 그 중 천 명의 플레이어가 우월감을 위해서든 게임 안에서 강해지기 위해서든 돈을 쓴다. 그 욕구를 이기는 것은 플레이어 개개인의 작은 문제이지 거시의 관점에선 ‘쓰게 되어 있다’. (물론 여기서 ‘쓰게하는 방법(know-how)’에 따라 매출이 달라질 수는 있겠다.)

또한 이 시장 흐름에서 게임 회사들의 운명은 별로 달라지는게 없다. 전부터도 퀄리티가 핵심이었고, 앞으로도 퀄리티가 핵심이다. 오히려 반짝대는 광고 카피 몇 줄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으로 플레이어를 현혹해서 패키지를 구매하게 만들 수 있던 시장에서, 이젠 더 철저하게 검증받은 게임만이 살아남는다는 걸로 어려워질 수는 있다. 하지만 10년 전에 5%의 대박 게임이 나올 확률이 3% 2%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성공은 언제나 앱스토어의 탑 랭크에 있고, 거기에 올라서서 ‘얼마나 버티느냐’는 또 다시 퀄리티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2012년 후반이 되면 앱스토어에는 크게 세 가지 게임만 남을 거라고 본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면 사는게 당연한 문화가 되어버린 앵그리버드와 EA, Gameloft 같은 선불 유료 블록버스터 게임들, 그리고 소셜 게임으로 대표되는 무료 게임들이다. 그리고 이 안에서 양쪽 모두 부분 유료를 채택하게될 것이다, 유료-부분 유료이거나 무료-부분 유료이거나.

스마트폰 게임의 부분 유료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