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사내 성폭력 사건 외

엔씨소프트의 개발팀 안에서 있던 성희롱 사건을 (특이하게도) 조세금융신문에서 기사화 했다.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신 후 B팀장이 A씨를 상대로 강제 성추행을 시도한 것. A씨가 강하게 저항하면서 B팀장의 성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후 3살짜리 자녀를 둔 유부남인 B팀장은 메시지 등을 통해 계속 A씨에게 사귀자고 요구했고 A씨는 B팀장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후 A씨는 엔씨소프트 감사실에 C대리의 사내 왕따 건과 B팀장의 성추행 건을 보고했고 감사실은 B팀장에게 지난 5월 경 권고사직 조치를 내렸다.

같은 달 A씨는 B팀장을 성추행으로 형사고소했으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했다. 항소를 제기한 A씨는 사측으로부터 9월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상태다.”

그리고, 이후 회사가 이 사건의 해결을 엿 같이 하면서 더 크게 화제가 되었다. 게임회사는 특히 사내 성폭력 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상급자이고, 피해자가 신입이나 저년차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가해자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피해자들은 대개 계약직이거나 인턴이라 재계약, 정규직화 등을 빌미로 이런 권력 관계에서 쉽게 범죄에 노출 된다.

“그러나 조세금융신문이 입수한 팀장 B씨에 대한 엔씨소프트 감사실 조사결과 통보내역에 의하면 B팀장은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등은 사실로 확인됐고 팀장 B씨는 이러한 사유로 지난 5월 권고사직 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에게 통보된 감사 조사결과 내역에는 ‘징계위원회를 거쳐 징계해고도 가능한 사안이었지만, 사건 내용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는 취지에서 징계해고 대신 권고사직을 택하게 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라고 기재돼 있어 엔씨소프트가 본사 차원에서 사건을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문제는 비슷한 사례의 피해자가 올린 게임잡 게시판 글이 일을 더 크게 만들었다. (이 게시글의 피해자가 엔씨의 그 동일인 직원이라는 것은 심증일 뿐, 확증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면접관이 나한테 성추행관련 질문이라고 하는게
요즘 세상에 그런일이 어딨냐고 성희롱으로 말만 한 건데 내가 오바한 거 아니냐
그쪽이 여지를 줘서 일어난 일 아니냐고 물어봄
이런 거지같은 이야기 듣고 심지어 탈락함.”

이 면접관은, 이전 회사의 성추행 사건을 레퍼런스 체킹 과정에서 들은 모양인데, 이걸 면접 자리에서 화제로 삼았고, 거기에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였으며, ‘여지를 줘서 일어난 일 아니냐’고 명백한 2차 가해를 했다.

한국내 많은 기업 내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사건들도 비슷하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그냥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보게 되어 있다. 문제를 삼아도 가해자는 경력자이고 나름의 인맥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쉽게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거나 창업을 해 다시 경력을 이어 간다. 하지만 피해자는 위 게임잡의 글처럼 면접 과정에서 이렇게 2차 피해를 당할 뿐 아니라, 구직이 쉽지 않게 되고, 결국은 게임 업계를 떠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법 감정이라면 가해자를 크게 벌하지 않을 경우 분노하지만,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피해자가 뭔가 여지를 줬겠지, 꼬리를 쳤겠지 같은 말로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의심한다.

올바른 처리 방법은 어떤 것이었나 생각해보자.

일단 기업의 경우,

  • 가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으므로, 가해자를 징계 해고 했어야 함
  • 이후 다른 회사의 가해자에 대한 레퍼런스 체킹에서 이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함
  • 피해자의 재계약 심사가 (사건과 관련 없이) 공정했음을 당사자에게 확인해야  함
  • 사건이 공론화되는 걸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공정하게 처리되는 것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쌓았어야 함: 이건 명백히 기업의 실책임

그리고 이후 저 면접관의 경우,

  • (사건을 인지했더라도) 이에 대해서 언급하지 말아야 함, 채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
  • (언급된 경우라도) 2차 가해에 대해서 주의했어야 함

또한, 피해자의 경우는,

  • 이런 면접 과정상의 부당함이 발생하면, 즉시 녹음을 시도하고 면접관에 항의해야 함
  • 이 면접관의 책임을 물어 회사를 고발해야 함
  • 이 과정상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게임개발자연대 등 관련 단체들에 문의해야 함

통상적으로 이런 가해자를 두둔하는 말종들은 바로바로 대가리를 쳐 내고 사회에서 격리해야 하는데, 기업 자본은 언제나 이들이 벌어다 줄 이익이 우선이지 그들의 삶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계속 사례로 쌓인다.

능력이 있으면 성폭력 사건 따위는 그저 ‘한 순간의 실수’ 같은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사회 구조 자체가 문제다. 이 사회 구조에 침묵 방관하는 다수도 결국은 이 구조를 공고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라는 자각을 해야 한다.

(엔씨소프트의 감사팀, 이후 처리 등 전부 삽질이고, 저 면접관 개새끼는 생매장을 당해야 하는데.)

엔씨소프트 사내 성폭력 사건 외

부당한 일을 당할수록 끝까지 버텨라

“부당한 일을 당하고 왜 그 회사를 다니고 있냐, 얼른 나오지!”

자주 듣는 말이다. 며칠 전 한 유명 출판사의 이사가 직원을 성희롱한 사건이 있어 트위터가 떠들썩한 와중에, 한 번역가가 예의 논지로 트위터에 글을 썼다가 사람들에게 욕을 먹으니 길게 쓰면 달라질 줄 알고 블로그에 장황하게 풀어놨다,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부당한 일을 당하면 오히려 회사에서 악착같이 버티고 싸워서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널 어떻게든 자르고 싶었는데, 욕 좀 몇 마디 했더니 더럽다고 때려치고 나간다. 감사하다. 엉덩이 좀 두들기면서 “엉덩이가 탱글탱글하구만!” 했더니 “이런 성추행하는 회사 못 다니겠어요!”라면서 나간다, 감사하다. 야근 좀 시켰더니 회사 못 다니겠다고 나간다, 감사하다.

요즘, 취업하기 어렵다. 그냥 어려운게 아니라 ‘존나’ 어렵다.

회사 옮기는게 “나 오늘부터 구직함”이라고 선언했다고 널 모셔갈 회사에서 “내일부터 출근하시오”라고 연락오는 거 아니다. 네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저쪽 회사에서 구인을 할 상황이어야하고, 네가 받을 월급을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본인들이야 ‘능력만 있으면 회사가 날 모셔가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네 생각이고. 네가 잡스면 모를까, 네가 그만두는 타이밍에 딱 맞춰서 데려갈 회사는 별로 없다. 요즘처럼 특히나 게임 업계 전체가 휘청이는 상황에는 더더욱.

회사가 부당하게 노동 시키면 야근비 다 받아내고, 성희롱을 하면 사내 성희롱으로 고발을 해서 합의금을 받아내고,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해고를 하면 부당해고로 고발해서 적어도 몇 달치 월급이라도 챙겨라. 그리고 거기에 추가로 실업급여도 받을 수 있다. 오, 잘만 하면 창업할 수 있는 돈도 나온다.

그러니까, 부당한 일을 당하면, 그냥 악착 같이 버티고 앉아서 싸워야 한다. “꼬우면 정당하게 해고해라”라고 말하고, 합당한 징계 절차 밟아서 해고하라고 하면 된다. 널 해고할 마땅한 사유가 없어서 지방 발령을 내고, 근무 시간을 옮기고 악랄하게 나오면 나올수록 악랄하게 버텨야 된다. 그렇게 부당하게 개지랄을 하는 회사면 오히려 끝까지 개겨서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된다.

위의 ‘감사하게도’ 먼저 나가주는 직원을 우리는 뭐라고 한다?

“호구님, 감사감사.”

부당한 일을 당할수록 끝까지 버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