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I소프트, PC 게이머는 신경 안씀”??????

레딧에 UBI의 이브 길레모트(Yves Guillemot)에 대해서 폭로가 있었고, 국내 게이머들이 ‘또’ 엄한 부분만 찝어서 폭발하고 있는 중이다. 제발 대충 요약 번역된 내용만 보고 내용을 판단하지 마라.

I was in a meeting personally with yves guillemot, who said that he doesn’t care about PC gamers because, and i quote “90% are pirates anyway”, that’s after a direct question from a well respected, well paid programmer back in the late 2000s asking “why are our pc ports fucking shit?”, so we outsourced it all to eastern europe, they’ve never even seen it on a console, so pc master race guys, that’s why.

‘버튼’이 된 문단은 이 부분인데, 기글하드웨어에선 이 부분을 빨간 색으로 강조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본문은 ‘90%가 불법복제라PC 게이머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던 길레모트에게 한 개발자가 “PC 이식 버전은 왜 거지 같냐”고 물었는데 이는 동유럽 외주로 하면서 거지같이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부분이다. PC 게이머는 좆같다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라.

  • 이 글의 작성자는, 길레모트가 이전에 했던 발언을 인용하면서 다시 내용을 축약해 오해가 만들어지는 부분으로 보인다.
  • 인용한 내용에서 길레모트는 “It’s a way to get closer to your customers, to make sure you have a revenue. On PC it’s only around five to seven per cent of the players who pay for F2P, but normally on PC it’s only about five to seven per cent who pay anyway, the rest is pirated. It’s around a 93-95 per cent piracy rate, so it ends up at about the same percentage. The revenue we get from the people who play is more long term, so we can continue to bring content.”이라고 하고 있고, ‘care’의 c도 말하지 않았다.

‘PC 게이머’ 관련 발언이 나온 저 자리에서(2012년 발표인데) 유비는 이미 PC버전에서 93~95%의 불법복제 시달리고 있는 중이었고, “(이 숫자로 볼 때) F2P가 효율적”이라고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5~7%면 모바일 부분유료 게임의 결제율이나 차이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차라리 F2P로 만드는 방법이나 (유비의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로부터) 장기적인 전략으로 가겠다 뭐 그런 내용인 거였다.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앞 문단의, “주 50~70시간을 일 하고, 37시간 이상은 초과 수당도 못 받는다”는 내용, ‘매년 게임을 출시하겠다는 계획’ 때문에 개발자들이 (노동 시간을 고려할 때) 실질 임금을 최저임금 수준도 못 받으면서 일하고 있고, 5시 이전에 퇴근하는게 미안해할 정도로 노동 상황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고. 이 부분이 이 글의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은 그래서, 회사 경영을 엿 같이 하고 있는 사장에 대한 항의이자 이런 노동 상황에 대한 폭로인데, (항상 그러하듯) 대충 번역된 내용의 일차 요약, 그걸 또 다시 오독한 멍청이들이 “UBI 사장이 PC 게이머들은 개새끼라고 했다더라!”는 설레발이 뭉쳐서 난장판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거참 답 없다. 난독이 문제인지 읽기 귀찮아함이 문제인지도 모르겠고.

  • 게이머게이트 사건이나 이 건이나, 원문은 안보고 죄다 번역된 내용만 가지고 인용하고 재인용하고 오독하고 다시 인용하고 증폭되고… 하는 과정이 넌덜머리가 난다.
  • [16:07] 해석 오류 수정 및 문장 일부 추가.

 

“UBI소프트, PC 게이머는 신경 안씀”??????

불법복제율과 소득의 상관 관계에 대한 글을 얼마 전에 썼는데, 이를 인용 보강해서 블로터의 오원석 기자께서 기사를 쓰셨다.

일단은 이 불법복제율과 소득은 ‘상관관계’이므로, 이 결과를 놓고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고 본다. 소득이 올라서 불법복제율이 낮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SW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선순환을 통해 소득이 증대되는 것인지. 이에 대해서는 학계 쪽에서 연구 자료가 있지 않을까 싶다만.

결국 나 같은 좌파의 입장에서는 소득이 문제라고 보는 것이고 또 자본, 우파의 관점에서는 인식 변화를 먼저 요구하는 쪽이 되지 않을까.

SW 불법복제율과 1인당 GDP의 관계

국가별 불법복제율과 1인당 GDP

요즘 해외 진출을 하는 개발사들이 ‘앱을 출시하자마자 불법 .apk가 돈다’는 하소연을 하기도 하고,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 불법복제에 대한 성토가 많은 편인데.

2012년에 트위터에 이야기가 나와서 불법복제율 통계를 참고해서 1인당 GDP와 묶어 그래프를 만들어본 적이 있다. 처음 이걸 해볼 이유가 됐던 원본은 몇 개 나라 뿐이라 ‘정말 그런가?’ 싶어서 해봤는데, 경향성이 뚜렸했다. (대충 만들어서 어느 점이 어느 나라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러프하게 참고로 보시라.)

불법복제율은 소득과 관계가 있다.

SW 불법복제율과 1인당 GDP의 관계

불법복제, 법으로 막을 수 있을까

불법 복제는 기본적으로 해적판(piracy)이라기도 하지만 불법 복제(illegal copy)라고 하기도 한다.

먼저 소프트웨어를 구매한다는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 소프트웨어를 구매한다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권리를 구매’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집을 살 때 전세를 사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사용자가 WinRAR 같은 유틸리티 프로그램을 구매했다고 하면, 이 프로그램은 ‘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회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프로그램의 사용권을 사서 직원에게 깔아줘야만 한다.

그래서, 왜 불법 복제냐면,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사용자는 디스크의 손상을 대비해서 합법적으로 백업 복제(back up copy, legal copy)를 만들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 정품 CD를 산 사람은 자신의 디스크가 파괴되는 걸 예방하는 차원에서 디스크를 한 장 복사해둘 수 있고, 이걸로 실행할 수 있다. 또한 하드에 설치한 프로그램이 정품 CD 인증을 요구하는 것에 귀찮을 경우 CD 인증을 우회하는 실행파일(소위 크랙된 EXE 파일)을 사용하는 것도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이게 프로그램을 덤프하고 해킹해서 릴리즈하는 그룹들에게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는 정품 사용자가 백업 복제를 만들어 실행하는데 불편한 것을 편하도록 돕는 것이지, 이것을 불법으로 사용하라고 만든 것은 아닙니다”라는 논리.

최근 수입/유통을 불법이라고 결정한 R4 같은 도구는 (덤프는 자체가 불법이다) 멀티미디어나 MP3를 실행하는 기능을 닌텐도 게임기를 가진 사용자가 확장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주로 놓고 있고, 거기에 부차적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실행할 수도 있는 것라고 말하고 있고, 덤프된 불법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서 설치하는 것은 사용자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 도구의 유통/판매/사용 자체를 불법으로 놓을 수는 없다. 즉, DS용 덤프된 게임 프로그램들을 퍼뜨리는 사이트들은 불법이라고 막을 수 있어도, R4 자체는 막을 수가 없는 거다. 이건 마치 CDRW가 처음 나왔던 당시에 CDRW를 판매하는게 불법 복제로 사용되기 때문에 CDRW의 유통은 불법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병신 짓이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면,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 자체를 막기에는 현실의 법이 너무 낙후되어 있다는 말이다. 불법 복제를 하는 측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이 법을 피할 구멍이 무궁무진하게 뚫려있고 각각이 들보만해서 ‘불법 복제 금지’라고 법적인 논리만을 가지고 도구를 판매하는 걸 금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소리다. 왜? OS에서 복제 기능을 아예 없애 버리지?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하는 걸 막을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제조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덤프하거나 크랙하거나 혹은 R4 같은 도구를 만들어 파는 걸 막는 것인데, 이걸 막기는 가장 쉬워 보이지만, 오히려 가장 피해가기도 쉽기도 하다. “우리는 불법 복제를 만들라고 만든 게 아닙니다.” 하나면 충분하니까. 또한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사람이 EURA(최종 사용자 동의서)를 동의한 사람만 상자를 뜯는다’는 식의 문구로도 완벽하게는 막을 수 없다.

두 번째 방법은 이것들을 유통하도록 하는 인터넷 사이트나 직접 유통을 한 사람을 막는 건데, 불법 복제가 주로 일어나는 인터넷 프로그램 공유 사이트들도 예의 논리, “우리는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를 권장하고 있지 않으며, 나름의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면 된다. 그래서 이 방법의 극약 처방 중 하나로 이런 사이트에서 직접 파일을 업로드하고 다운받을 수 있게 해둔 사용자들을 고발해서 벌금을 챙기는 짓들이 생기게 됐는데,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꽤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단지 미성년자들을 이런 방법으로 혼내주는게 좋은 방법인지, 수천 수만 명을 이 방법으로 막는게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듯 하다.

세 번째 방법은 다운로드해서 실행하는 사람들을 잡아내는 건데, 주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을 뿐 개인 사용자를 잡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개인의 집에 가서 컴퓨터를 열어보려면 혐의를 확실하게 잡고 나서 영장을 들고 와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판매하는 쪽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막긴 해야겠는데 막기는 너무 힘들다.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이게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에서 좀 더 고민해서 온라인 다운로드 컨텐츠들을 활용하면 100%는 아니지만 상당 수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불법복제, 법으로 막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