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와 부분유료화의 관계

많은 게이머들이 부분유료화를 싫어한다. 나도 싫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유료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되고 있고, 이미 콘솔 게임도 이런 분위기에 동승하기 시작했다. 최근 전쟁의 그림자(쉐도우오브워, Shadow of War)라든지 스타워즈:배틀프론트2(Star Wars: Battlefront 2)가 랜덤박스를 도입한 것을 가지고도 여기저기 말이 많고, 찬반이 격론이다. 그리고 ESRB에서 랜범박스는 도박이 아니라고 입장을 내서 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게임인더스트리에서는 개발비의 증가와 판매량의 관계를 가지고 이런 (부분유료화가 확산되는) 분위기에 대해서 설명하는 조의 글이 올라왔다.

Making games is expensive. Let me rephrase that: making games is really, really expensive.

게임 개발에는 돈이 정말 정말 많이 든다.

Development costs on AAA titles have continued to rise; not quite at the exponential levels they did in the early 2000s but still pretty rapidly. Meanwhile, the growth in the audience for those games has been far less impressive, having rounded off significantly after the massive boom of the PlayStation and PlayStation 2 eras. The maths isn’t complex; the cost of developing a game is rising faster than its potential sales numbers.

2천년대 플레이스테이션1과 2의 시대에 비해서, 게임 개발 비용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판매량의 증가는 이를 따르지 못 하고 있다면서,

Hence: DLC, Season Passes, Games As A Service offerings, episodic titles, micro-transactions, free-to-play models, and all the rest of it. Each of these has attracted its own controversy and anger; sometimes that’s been justified, but for the most part the industry and its consumers have settled into an uneasy truce over these monetisation models.

그래서 이 갭을 메우기 위해서, 다운로드 콘텐츠(DLC)라든지 시즌패스, 서비스로써의 게임(GaaS), 에피소드로 잘라서 판매하기, 소액 결제(micro-transactions), 부분유료화(free-to-play) 같은 것들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더 간단하게 말하면, 10년 전에도 패키지 가격은 $50~60이었고 지금도 같은 가격이고, 개발비는 거의 두 배, 세 배 이상 증가한데 반해 판매량은 그렇게 늘지 않았다는 거다. 결국 고객 1인당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AAA 게임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는 뜻이다. 즉 이제 AAA 게임이 왜 자꾸 부가 요소들을 판매하는지 이걸로 설명이 된다.

게임은 정보재(information goods)이고, 초기 버전을 만들고 나면 이후의 추가 콘텐츠들(add-on이라든지 DLC라든지 아이템 판매라든지)은 원판의 개발보다 원가(개발비)를 상당히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초기 버전이 히트를 하면 추가 콘텐츠를 계속 붙여서 (팔아서) 매출을 더 만들어 내거나, 애초에 AAA 타이틀들은 ‘확정 추가 콘텐츠’를 보장하고 시즌권을 파는 형태로 추가의 매출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

결국 이 불균형은 게임 자체의 가격이 올라가면 해결이 될 문제이지만, 이건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이 자명하다. 어느 게임 소비자도 $60 이상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고, 이 심리적 저항선을 극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게임 본편 기본판은 앞으로도 $60을 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여기에 ‘뭔가의 보너스’를 덧붙여서, $60 이상을 쓰게 하는 방법을 계속 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랜덤박스는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최소의 비용 투자로 추가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바일에서 이런 랜덤박스의 활용이 아주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 특히 모바일은 개발비에 비해서 플레이어 개인당 지출(ARPU, 객단가)도 구매 의사도 매우 낮기 때문에 더더욱 이 방법 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 고도화되고 있고 – 이 방법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확장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VR은 이 불균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VR은 특히 플레이어들은 현실적인 그래픽을 원하는 데에 비해서 게임들은 (그 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니) 수준 낮은 그래픽으로 경험에 치중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 갭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플랫폼의 대중적 보급은 불가능할 거라고 본다.

정리하면, 이 개발비의 증가와 매출 증가의 상이한 기울기 그래프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개발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건비가 싼 나라를 착취하는 방향으로 가든지(이미 이렇게 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을 보면 이것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계속 개발도상국들을 전전하고 있다, 동유럽에서 중국으로 다음은 베트남으로, 다음은 인도로, 아마도 다음은 아프리카로..), 게임을 비싸게 팔든지(이건 불가능하고), 객단가(ARPU)를 끌어 올리든지.

그래픽 기술이 발전할수록 비용은 증가하고, 소비자의 눈이 높아지는 걸 맞추면, 그 매출을 뽑아내기가 힘들어진다. 어느 선에서는 멈춰야 하는데, ‘현실적인 그래픽’의 기준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가고 있어서 언제 멈출지 그걸 예상할 수 없다. 자동화와 인공지능이 이 갭을 줄일 수 있을까.

우연히 발견한 부분유료화

지금은 비공개가 된 한 블로그의 대형 피트니스 체인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가 아래의 부분을 발견했다.

이런 ‘무료에 가까운 이용료(평생회원권) + 추가결제유도(PT)’ 영업방식은 오늘날 게임업계의 과금모델 ‘가챠(뽑기)’를 연상시킨다. 리니지시절 유료서비스 게임들의 과금방식은 매월 일정한 금액의 이용료 (29,700)를 납부하는 유저만 접속(입장)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모바일 게임들은 게임 이용자체는 무료로 풀어놓아 접근성을 높여놓는다. 그러나 접속해보면 무료유저가 할 수 있는 것은 몹시 제한적이다. 게임의 원활한 진행과 비교우위를 접하기 위해선 때마다 추가금을 결제하고 유료 아이템을 뽑는 ‘가챠’ 방식의 과금으로 다들 돈을 벌고 있다. 회원수에 따라 수익이 비례하는게 아니라 몇몇 헤비유저(과금러)들에게서 무한정 돈을 뽑아내는 방식, 이로인한 수익의 극대화. 대형 체인들의 비정상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8년씩이나 영업을 해올 수 있었던 비결이다.”

대형피트니스 체인들의 몰락과 변화(2)

게임에서 흔히 말하는 부분유료화(Freemium)는 ‘일단 모객부터 한 후 나중에 수익화’하는 방식이라고 말하면 쉬운데, 피트니스 사업을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상당히 비슷하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방식은 사실 어디에나 적용된다.

이를테면, 대형 마트의 전단지도 같은 방식으로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 저가 한정 이벤트 같은 미끼 상품으로 모객을 하고, 준비한 아주 소량의 미끼가 떨어지고 난 고객은 매장을 배회하면서 높은 확률로 (정가에 판매하는) 다른 물건들을 산다. 일단 마트에 들어온 순간 (온 김에) 뭐든 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무료에 가까운 이용료 + 추가 결제유도를 통한, ‘일단 모객 후 유료화’라는 방식은 고객의 구매 의지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는 것이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기본 모델인 ‘고객에게 필요(need)를 만들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이건 그냥 당연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광고를 통해서 게임에 접속하게 하고, 또 게임 플레이 과정을 통해서 구매 필요를 느끼게 해서, 욕구를 발동시키고, 그걸 다시 행동으로 연결시키는 일련의 복잡한 과정이 수익화라는 한 단어로 정리 된다.

그리고 이런 수익화의 방식을 연구해서 정형화하고 그걸 노하우로 만드는 것이 요즘 게임 비즈니스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모델은 ‘많이 모아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전체 사용자가 백만 명이라고 해도, 그 중에 구매 사용자는 약 2~3%이고, 그 중에서 소위 ‘고래(whale)’라고 부르는 큰 손(big spender)들은 거기서 다시 10% 이하의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전체 매출의 반 쯤을 이 큰 손들이 유지하는데, 이건 백만 명을 모았을 때, 천 명 정도의 큰 손들이 월 수천만 원을 쓰면서 매출을 유지해주는 것이라는 말이다.

즉, 이 모델을 축소하면, 사용자가 십만 정도 모였을 때는 백 명 쯤 되거나 할 거라는 소리고, 그 사람들이 구매 의지를 가질지는 미지수가 된다. 일단 십만도 안 모였다면, 그렇게 쓸 능력을 가진 사람을 못 찾는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게다가 이것도 정교한 수익 모델을 구축해서 이런 경쟁적 소비 구조를 만들어 냈을 때의 이야기이다.

보통의 작은 회사들이나 소기업들은 이 분야에 대한 경험이나 전문적인 노하우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그저 남들이 구축해 놓은 시스템을 보고 흉내내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만 중에 하나 확률로 대박을 쳐 수백만 사용자가 모였다고 해도 이런 매출을 만들어 내는게 쉽지 않다. 그제서야 뒤늦게 전문가를 영입해 설계를 적용해도 이미 LTV(Life Time Value)는 뚝 떨어져 있게 마련이고, 이제부터라도 매출을 만들어 내는 것은 더 쉽지 않다.

그러니, 작은 회사들은 작은 회사에 맞는 사업 모델을 만드는 쪽이 낫다고 본다. 물론 대충 본 흉내로 가챠를 도입하고 수익 모델을 설계하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쪽에 공을 들이는 공력으로 차라리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쪽이 더 가치 있지 않나, 난 그런 생각을 한다.

게임성을 확보해서 확실하게 구매 매력이 있는 모델 하나를 판매하는 쪽이, 객단가(ARPU)가 더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이다.

가성비가 좋은 게임

  • 경고: 이 글은 꼰대이즘으로 보일 수 있음.

게임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거기엔 ‘재미있는 게임과 재미없는 게임’만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던 것이 ‘게임이 노동이 되는 시대’를 거치며 이제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됐고, 이제는 ‘가성비가 좋은 게임’이라는 개념이 형성되기 시작한듯 하다. (사실 게임 만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 해당하고 있다.)

‘가성비가 좋은 게임’의 정의는 대체로 이렇게 파악된다. 투입하는 돈/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그에 비해서 재미가 있거나 돈이 회수가 되는 게임이다. ‘상대적으로’라는 말은 알다시피 비교우위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의 수가 ‘최신 게임’이라는 카테고리를 한다고해도 수백 개는 될테니, 그 중에 돈이 적게 들고 (무료가 가장 우선순위가 높겠지) 오랫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이 된다.

덕분에 최근 3~4년 동안 게임(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업계의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가 ‘Freemium’이 됐다. 앱을 다운로드하는데는 무료고, 게임을 하면 할수록 돈을 쓸 필요를 느끼게 하는 ‘기법’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기 시작했고, 관련해서 국내외 게임개발 커뮤니티에 많은 정보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실 물건이라는 것은 구매욕구(사고 싶다/사기 싫다)에 의해서 구매하는 것이고, 여기에 지불 능력과 ‘구매희망자가 가지는 가치 > 가격’이면 구매 행위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가격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지불 능력이 충분하다고 가정할 때는 가격보다 가치가 더 비중이 높게 되는 법이다. 하지만 이건 이상적인 과정이겠고, 현실의 문제라면,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제 선택이 두 가지로 좁혀지고 있다. 1) 구매력이 약한 소비자에게 구매 자극을 촉진시켜서 구매하게 한다는 것과 2) 구매력이 약한 소비자는 버리고 큰손(일반 용어로는 VIP, 업계 용어로 ‘고래’)들만 상대하는 것이다. 사게 만들지 못할 바에는 아예 3) 플레이어 자체를 상품으로 만드는 방법을 써버린다.

결국 이제 게임은 공짜인 것이 되었는데, 이게 게임회사가 이렇게 만들었느냐 하면 그건 전적으로 게임회사의 잘못 만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내가 인터뷰에도 이야기를 했지만, 장기적인 불황의 여파로 이제 불황이 아니라 저소득+고실업률인 상태가 일상인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10년 전, 20년 전에 비해서 현저하게 줄어 들었고 게임에 돈 쓸 여유자체가 없어져버린 거다. 잘 나가다가 불황이 닥쳤을 때는 게임이 잘 됐지만, 어제도 불황이고 오늘도 불황이고 원래 불황인데 게임할 돈이 나도 너도 부모님도 없는 상태니까, 아무리 불황산업이라도 안 되는 거 아닐까 그렇다.

결국 게임을 소비하는 소비층은 더 이상 재밌어서 돈을 쓰지 않게 됐다. 주변을 돌아보면 ‘게임에 절대로 돈을 쓰지 않는다’는 계층이나 무과금을 일종의 자존심 혹은 게임회사와의 싸움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마치 게임에 돈을 쓰면 지는 것이 됐다. 그래서 결국 한국의 게임들은 ‘고래 위주의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는 어쩌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현대 자본주의의 구조 자체가 필요에 의한 구매에 기대서는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게 만들어야 산다. 어느 지점에 어떻게 사게 만들 것인지를 정교하게 연구하고, 플레이어의 심리를 조종하고 압박을 가해서 구매 저항에 승리하는 수 밖에 없다. (고전 산업들에서는 이를 ‘마케팅’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할 지점이 발생한다.

많은 게임들이 ‘소비자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고,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이게 과연 옳은가? 이런 분위기가 게임 회사(자본)와 종사자(노동자)의 이해가 합치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가, 의사에는 반하지만 그렇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태인가?

흔히 이야기되는 것처럼 ‘윤리적 소비’나 ‘윤리적 경영’에 빗대어서, ‘윤리적 게임 개발’이라는 것은 단언코 불가능한 일인가?

스팀의 MOD 판매에 대한 생각

MOD는 수정(modification)의 줄임(abbreviation)으로, 기본적으로 개발사가 MOD를 허용하는 기능을 넣은 합법 영역과 게이머가 임의로 개조(수정)하는 불법 영역이 중첩되어 있는 기능이다. 대체로는 개발하면서 사용한 툴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이런 ‘수정 기능’을 공식적으로 넣어서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자유롭게 수정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도 일종의 마케팅 툴이 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스팀에서도 이런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워크샵(workshop)’이라는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서 FPS 게임들의 경우는 새로운 맵을 쉽게 배포하거나 스카이림 같은 RPG류는 캐릭터 모델, 스킨, 아이템, 이벤트 등을 직접 만들어 교류하는 쪽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제작자가 원한다면) 유료로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공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모드 제작자가 스팀 규정에 동의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콘텐츠를 올리기만 하면, 곧바로 해당 모드가 유료로 워크샵에 등재된다. 구입 방법도 스팀에서 판매하는 여느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하는 유료 모드를 선택한 뒤 결제 정보를 입력하고 구매를 확정하면 끝이다. 모드 유료 판매를 통한 총 수익 중 25%가 제작자에게 돌아가며, 나머지는 벨브와 게임 개발사가 나눠 갖는다.

고 한다. 즉, 제작자가 25%, 스팀+게임 개발사가 75%를 (아마도 기존의 개별 게임마다 스팀과 계약한 개별 판매 수수료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이 되는 것 같다. 더 쉽게 말하면, MOD 커뮤니티를 통해서 추가의 매출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긍정적인 측면이라면, 순수하게 돈 안 되는 MOD 제작이 단순 열정으로만 진행되었던 것에 유료화 모델을 붙임으로써 MOD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고, MOD 제작을 전업으로 하는 직업을 만들 수도 있으며, 이를 통해서 개발사들이 MOD 기능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또한 MOD를 통해서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고, 커뮤니티가 원하는 게임 개조가 더 활발해질 수도 있다.

부정적인 측면이라면, 보수적인 소비자 계층에서 게임의 기능마다 이렇게 계속 유료 모델들이 추가됨으로써 저항감이 쌓인다는 것인데.

하지만 고전적인 관념에서 게임을 한 번 구매하면 100%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깨진지는 오래 됐다. ‘부분유료화’가 라는 새로운 판매 방식은 사실이미 모든 비즈니스에 적용되어 있고, 게임도 2000년대 초반에 도입된 이후로 다양한 형태로 계속 변형되고 있는 상황이다.

패키지+확장팩(expansion)의 개념이 온라인 다운로드를 통해서 패키지+다운로드확장팩(DLC, DownLoadable Contents)이 됐고, 요즘은 (거의 모든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온라인을 통해 패키지 외에 DLC, 아이템, 캐릭터, 코인 등을 판매하는 것은 아주 일반적으로 되어 있기도 하다. 최근 나온 <드래곤에이지: 인퀴지션>은 (가장 고전적인 패키지 게임으로 유명하지만) 멀티플레이 기능을 통해서 코인과 카드 팩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자잘한 것까지 전부 판매하는 방식’은 아마도 장기적으로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원하는 매력적인 것은 원래 판매하는 것이 맞는 것이고, 이걸 어떻게 합리적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납득하며 저항 없이) 거래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일 뿐이다.

노동은 무료가 아니니까.

게임 개발의 비용은 컴퓨터의 사양이 올라갈수록 함께 증가하고 있고, 이를 고전적인 판매 방식(패키지 판매)으로는 웬만해서는 감당할 수가 없다. 결국 콘텐츠의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이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방식이 될 수 밖에 없으며,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서 (새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는 제작 단가가 적게 들기 때문에) 일부만 추가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다. 또한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제품의 수명을 더 늘릴 것인가가 또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고.

시대가 감에 따라서 게임의 모양이 계속 변하는 것은 필연이다. 그리고 또한 ‘상업’의 발전과 ‘컴퓨팅’의 발전은 서로 또아리를 틀고 계속 변화하며 흘러가게 될 것이다.

이건 싫어한다고 막을 수 있는 그런 흐름이 아니다.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시도와 실패

유창석 교수가 오늘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정확한 멘션은 아니고, 기억나는대로 요약하면,

“중국의 샨다는 만렙 캐릭터를 300만 원에 파는 실험도 했는데, 불티나게 팔렸다. 어떤 비즈니스모델은 소비자들이 싫어할 것이고 어떤 것들은 좋아하는데 그 것들을 계속 연구하고 찾은 거다. 이런 실험들이 계속 쌓여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낸 것이, 우리나라보다 5년은 앞서 있다고 본다.”

뭐 이런 뉘앙스였는데, 저 이야기를 듣고, 한국은 왜 이런 ‘실험’을 하지 못하고 가챠에만 매달리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사실 뭐 가챠만인가, 그 전의 하트 판매도 외국에서 만든 것을 배운 것이고, 또 그 이전에 유행했던 팜(farm)류 같은 ‘소셜 경영 게임들’의 비즈니스모델은 어디 한국에서 처음 시작한게 있었나, 다 줏어다 썼지.

그러고보면 우리가 ‘부분유료화’라는 걸 개발했던 2000년대 초반은 말하자면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던 황금기였던 거다. 온라인 게임으로 꽤 넉넉하게 자금이 흘러 들어왔고, 여러 대기업들이 시도와 실패(trial and error)를 할 수 있었던 때였던 거다.

지금은 그게 안 된다. 실패하면 그 즉시 주저앉아 버리니까.

심지어 어떤 퍼블리셔는 첫 주 다운로드만 검토하고 게임을 바로 버려버리는 짓도 서슴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 개발사는 한두 달 뒤에 폐업을 하게 되고, 사장은 빚더미에 개발자들은 길거리로.

다양성도 없고 시도도 불가능한 시장이 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확률형 아이템(가챠) 논란에 대한 생각들

  1. 확률형 아이템(가챠)에 대한 통제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뽑기의 확률이 과도하고, 게임 회사들이 여기에 매출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서 갈수록 악독하게 운영되고 있다.

  2. 그렇다면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넘어가는데, 내가 보는 방향은 세 가지 정도가 가능할 것 같다. 국가가 법률로 규제하거나, 업계가 합의해서 자율 규제하거나 소비자 단체의 압력 또는 요구가 있거나.

  3. 사실 확률 공개는 ‘가챠 통제’에서 가장 약한 수단이다. 일본의 자율규제는 확률의 일정 이하로는 할 수 없게 되어 있고, 난 게임에서 가챠의 상태에 따라서는 금지까지도 해야할 수 있다고 본다.

  4. 디스이즈게임에 확률을 가지고 기사가 났는데, 뽑기 확률이 0%인 경우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가챠의 뽑기라는 것은 사실 ‘부러움’과 ‘기대감(욕망)’을 노리고 돈을 투입하게 만드는 것인데, 0%로 놓고 뽑지 못 하게 해 놓으면 ‘부러움’이 발생하지 않고, 따라서 가챠라는 기능에 논리적으로 모순되게 된다. 아마도 저 0%는 기사의 내용처럼 ‘게임 밸런스를 위해 일부러 설정한 것’이거나 더이상 내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던게 아닌가 싶다. 즉 데이터에는 존재하지만 뽑지 않도록 폐기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5. 그리고 이 ‘극악의 확률’ + ‘확률 조정’이라는 포인트에서 보자면, 이게 MMORPG 개발에서 나왔던 것처럼, 플레이어 수에 따라서 숫자를 조절해야 한다는 멍청한 설계에서 출발한다. 10만 명이 한 번씩 돌릴 경우, 1% 확률이면 산술적으로 1,000개가 깔리게 되는 것이니까, 1%보다 훨씬 낮게 조절하고는 했다. 즉 모바일 게임의 가챠는 ‘시도 회수’를 추정하고 그에 따라서 개수를 조절하겠다고 의지를 가진 것인데… 출발점이 잘못된 거다. 어차피 거래가 안 되는 게임이 대부분인데 왜 이걸 1% 이하로 놓나. 정말 멍청한 거다.

  6. 게임 요소에서 가챠라는 것은 원래 한국에서 만든 부분유료화라는 탱자가 물 건너가 오렌지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종주국에서는 자율규제를 합의해냈고, 한국에선 그게 안 되고 있어서 문제다.

  7. 규제론 쪽에서는 이 가챠 규제를 8년 전부터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8년 전에 나온 이야기가 사실 가챠는 아니었고 랜덤박스 이야기가 가챠까지 연장이된 것으로 보이는데, 본질적으로 둘 다 확률에 의한 뽑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모델이 좀 다른 것이다. 사실 저 8년이나 미적미적했다는 주장은 좀 무리지만, 잘 먹히는 수사.

  8. 가챠라는 것은 게으른 디자이너와 자본의 탐욕이 합체해서 만든 괴물이다. 처음 등장에서는 정교한 설계와 멋진 수익 모델(BM)이었지만, 갈수록 확산되면서 + 가챠를 가지고 흥행한 게임들이 많아지면서, 대부분의 게임들이 카드 방식의 캐릭터 + 뽑기 일변도로 되어 버렸다. 사실 이건 소위 말하는 ‘생태계’ 차원에서도 매우 나쁜 상황이다. 플레이어들도 질리고 개발자들도 발전이 없고.

  9. 이런 가챠 기능의 난립은 결국 자본의 탐욕에 의한 거다. 기업은 분기마다 전년도 분기의 매출보다 높은 매출이 나와야 한다고 직원들을 압박하고, 직원들은 ‘가장 손쉬운 매출 뽑아내기’로 확률형 이벤트를 기획해 넣는다. 한 회사가 이에 완전히 특화된 느낌으로 계속 언급되며 까이는데, 왜 이런가 하면 저래서다.

  10. 가챠의 확률을 공개하면 가챠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확률 공개를 꾸준히 검증할 방법도 필요하고, 어디까지가 가챠이고 어디까지는 아닌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만약 1회용 칼을 팔고 그 칼로만 잡을 수 있는 몬스터를 잡으면 (지금 가챠와 같은 확률로) 아이템이 드랍된다고 하자. 이건 가챠인가 아닌가. 이런 기능이 확산되면 이제 기획서를 까서 모든 확률 드랍을 공개해야할 수도 있다.

  11. 하나의 규제 법안을 만드는데는 수 개 ~ 수십 개의 단체들이 달려든다. 중독법만 생각해도 대표적으로 중독학회 + 여성가족부 + 보건복지부 + 셧다운제를 추진했던 그 규제론자들 등 추진에 관여한 단체들만 십여 개다. 이번 법안은 뒷 배경이 뭔가 살펴봐야 한다.

  12. 결국 (게이머들이 믿는 것처럼) 저 의원이 게이머들의 의견을 듣고 가챠로 막나가는 게임 업계를 규제해야 한다!고 십자군 원정을 떠난 게 아니다. 이 과정에서 게이머들의 의사는 반영되었을리가 없다, 그런 걸 할만한 단체가 없으니까. 아마도 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조금씩 범위를 늘리고, 게임은 사행산업이며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논리로 추가 규제를 계속 덧붙일 가능성이 높다.

  13. 사실 이런 ‘막나가는 산업’에 대해서는 소비자 단체가 나서서 싸다구를 날리는게 가장 강력하다. 회비를 내는 회원이 한 천~만 쯤 있는 게이머 단체 하나가 있으면 게임 회사들이 폭주하는 걸 통제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는 ECA 라는 비디오 게이머들이 모인 단체가 있다.

  14. 게임업계에서는 고래(한국에서는 VIP 고객, 미국에서는 whale)라는 계층의 소비자가 있는데, 어떤 게임의 기준에서 고래는 매월 천만 원 이상을 사용하는 고객을 고래라고 따로 관리한다고 한다. 이런 고래가 게임을 그만둔다느니 뽑기 확률이 더럽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면 게임 시스템을 바꾸고 전화도 해서 매출 관리를 한다. 웬만한 소비자는 이 상황에서 고객 대우를 받지도 못한다. 소비자 단체가 있다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소비자들은 먼지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한 것인데, 와전되어 난리가 났던 것이다.

  15. 가챠는 다시 말하지만 게으르고 무능한 디자이너가 만든 요소다. 가챠는 게임 요소가 결코 아니다. 게임이 오죽 줄 수 있는 재미가 없으면 가챠 뽑기로 스릴을 만들겠나. 기본적인 전투 방법을 하나 설계하고 그것만 존나 반복시키다가 난이도를 극복하려면 새 캐릭터를 뽑게 하고, 또 더 어렵게 해놓고 새 캐릭터를 뽑게 해놓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려면 같은 걸 또 뽑아서 합성하거나 갈아 넣게 하고… 이게 어디가 게임인가.

  16.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가챠를 어느 정도 통제하려면, 자율 규제로는 답이 없다. 게임 회사들은 이미 개발비(마케팅비 포함)가 천문학적으로 소모되고 있고, 한국 내수 시장만 보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산 사람한테 또 팔 수 밖에 없게 된다. 가챠는 거기에 가장 좋은 모델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즉 외부의 영향력이 미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 그래서 소비자 단체가 감시하는게 가장 좋다.

  17. 하지만 게임계에 소비자(게이머) 단체라는 것은 현재 없는 상황이고, 당장 유일한 방법은 국가 통제 뿐이다. 요는 11과 12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뒤에 게임을 계속 압력할 것이고 결국 이어지는 규제를 당하게 된다. 이렇게 규제 대상이 되면 요즘은 많이 사라진 게임 때문에 살인을 했다느니, 게임 중독으로 애들이 죽는다느니 하는 ‘몰이’가 명분을 얻게 되고, 게이머들은 집에서 게임하다가 “게임 중독되면 머리가 스폰지가 된대!”라면서 등짝을 맞게 되는데까지 연결될 것이다.

  18. 사실 더 좋은 방법은 개발자들이 각성을 하는 것이겠지만, 이건 시간이 걸린다. 이 요소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든 아니면 가챠를 악독하게 활용하는 게임들이 망하든 어쨌든 오래 걸린다. 지금처럼 가챠가 꾸준히 매출이 감소하지 않고 유지되면 사실상 이런 구도도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안 팔려야 이 요소가 없어지는데, 계속 잘 팔리고 있는 요소를 없앨리가 있나.

  19. 결국 이 규제 법안은 받아내는 수 밖에 없다.

  20. 문제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부분인데, 난 없다고 보는 쪽이다. 그리고 자율규제는 대충 미적미적 엉망인채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몇 달 가고 여론이 사그라들면 또 지지부진 유야무야 자율규제 합의도 없어질 거다. 그래 왔으니까. 자율규제를 몇 달 뒤에 하겠다는 건 이런 노림수일 가능성이 높다.

  21. 정리하자면, 어쨌거나 가챠는 계속될 거다. 그리고 똥 같은 게임들은 계속 나와서 가챠로 게이머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 거다. 계속 게이머와 회사는 사이가 벌어진 채로 있을 것이고, 게임 개발자들은 그 사이에서 계속 욕을 먹을 거다. 답은 없다.

  22. 나나 이런 거 안 만들면 된다. 누군가는 가챠 없이 성공을 해서 가챠보다 높은 매출을 만들어내야 사라질 것이다. 혹은 가챠보다 더 악독한 모델이 나와서 훨씬 더 효율적으로 뽑아내든가.

  23. 게이머들은 가챠가 그냥 뽑기 확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뒤에 있는 ‘개인화’가 더 무서운 요소임에도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어떻게 동작하는지 모른다.

  24. 어쩌면 더 확실한 방법은 이 글이 퍼져서 가챠에 아무도 돈을 안 쓰는 것이지만… 온라인에서 게임 관련한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은 전체 게임 소비자의 10% 남짓일 뿐이라…

애플, IAP가 없는 게임 프로모션

Photo-2015-02-12-20-21-yFQf35blckRix2B3u5ck2kDEKxsbuKzP94

애플이 “IAP가 없는 훌륭한 게임”이라는 항목을 앱스토어 첫 화면에 프로모션 한다(Apple Promoting “Great Games with No In-App Purchases” on App Store Front Page)는 뉴스가 나왔다. (윤지만님의 트윗), (설명을 위해 사진을 퍼옴 via MacStories)

이는 영국 마켓의 상황으로, 좌측 상단의 메인 피쳐드에 “Pay once & play”라는 것이 있고, 이를 누르면 우측으로 연결되어서 IAP가 없는 게임들을 따로 선별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윤지만님의 기대와는 달리 이게 꾸준히 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1~2주 정도 노출되는 일시적인 이벤트로 보인다.

사실 IAP에 대한 다양한 반응 중에는 무료라서 좋다는 쪽도 있겠지만, 일단 쓰기 시작하면 지출이 부담되는 경우나 IAP에 의해서 게임의 내용이 변질된다는 식의 우려가 있고, 이런 부정적인 반응의 소비자들을 위한 별도 선별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특히) 한국과 같은, 구매 저항이 높고 경쟁이 심해 생존 비용이 높은 시장에서는 IAP가 없이 자국내에서 경쟁하기는 매우 힘들다는게 내 생각.

이런 프로모션이 장기화 되거나 실제 카테고리에 반영될 경우를 고려해 본다면, IAP 없는 게임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할 수 있겠지만, 당연히 이런 경우 애플의 매출도 일회성이 될테니 저쪽도 별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할게다.

  • ‘Great Games with No In-App Purchases’는 ‘훌륭한 게임’ + ‘IAP 없는’이라는 뜻으로 읽는게 맞지, ‘IAP가 없기 때문에 훌륭한 게임’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유료 모델 아이디어

요즘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유료 모델:

  • 게임 머니 직접 판매 – 아이템 현금 거래의 초기 우려와는 다르게 부분 유료 방식이 완전히 정착을 한 상태이고, 플레이어들도 구매 내역에 대해서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면 사라진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학습했다고 본다. 이제는 개발사가 게임머니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도 될 상황이 됐다고 봄.
  • 게임 머니 대출 및 분납 상환 개념 – 플레이어에게 게임 머니를 판매하는 방식을 좀 더 확장해서, 예를 들어 1만 원에 1만 골드 정도를 판매한다. 이후 매 획득하는 소득의 5% 정도를 차감하는 디버프를 걸고 1만 원이 되면 해제해주는 거다. 5만 원을 내고 5만 골드를 사면 5만 골드가 될 때까지 5% 디버프 또는 25% 디버프로 시간을 1/5로 단축하는 개념. 플레이어는 선금을 땡기는 개념으로 수수료(현금)를 내는 것이고,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형평에도 큰 문제가 없음. 신규 캐릭터를 만들어서 디버프를 안 받고 하는 경우는 계정 전체에 디버프를 건다거나 할 수 있을 것이고, 새 계정을 파는 방법도 뭐 별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
  • 레벨링 서비스 – 몇몇 게임들에서 레벨링 서비스를 하고 있고, WOW의 경우는 기존 확장팩들을 다 무시하고 새 확장팩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도입했지만, 리니지류의 게임들도 이젠 평균 레벨 정도까지를 저가에, 평균의 상위 30% 정도 레벨까지를 고가에 판매하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을까.
  • 텔레포트가 없는 게임에서 텔레포트 – 사실 이게 게임에 크게 위해가 되는 기능이지는 않아서.
  • 길드 소개 – 일반적으로 MMORPG에서 길드 가입 전 정보가 상당히 제한되는 편인데, 나한테 맞는 길드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추천해주는 기능 정도도 판매 가능하지 않을까. 플레이어들의 플레이 패턴을 분석해서 가지고 있고, 이 기능을 구매하면 길드의 평균적인 성향과 내 성향을 맞춰서 소개해주는 것.
  • 우선 로그인 – 대기표가 있는 일부 게임, 일부 서버의 경우에는 대기표를 건너 뛰는 급행료? 개념의 부분 유료 아이템이 가능하지 않을까. 형평의 문제도 사실 누가 돈 내고 우선 로그인을 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PC방에 기능을 제공하면 메리트도 될 것. 가격은 대충 1회 당 100~500원 정도 선이면 합리적일듯 하다.

기본적으로 게임 플레이 자체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편의의 개념으로 접근한다고 하면 Pay to Win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난 이런 걸 팔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계획이 없으므로 대충 흘려들어 주시길.

계산된 불편함

항공사나 경제학자는 수수료 구조가 여행자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든 비용을 절약하고 싶은 여행자는 더 긴 줄을 서고 비좁은 좌석에 본인 음식을 가지고 탈 수 있다는 거죠.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수수료 프로그램이 “당신의 선택” 을 통해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여기 얼른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적 변화가 있습니다. 고객이 수수료를 내게 만들려면 돈으로 피하고 싶을 만큼 불편한 먼가가 있어야 하는 거죠. 여기서 “계산된 불편함”이 탄생합니다. 기본 서비스는 돈을 내서라도 피하고 싶게 질이 떨어지는 겁니다. 여기서 고통이 시작됩니다.

– 왜 항공사는 당신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싶어하는가, 뉴스페퍼민트

이 기사를 인용하면서, 김기웅은

(잘못 실행된) DLC나 부분 유료화에 대한 불만과 일치하는 듯

이라고 했는데, 그의 말대로 이 지점이 현재 부분유료화가 진행된 부분이고 또 플레이어들이 불만을 가지는 딱 그 지점이라는데 동의한다.

원래 이상적인 부분유료화의 의도(혹은 플레이어들의 기대)는 ‘돈을 내지 않아도 80은 되고 돈을 내면 +20이 되는 정도’라고 보거나, 또 DLC의 경우는 ‘돈을 내지 않아도 100이고, 돈을 내면 +20이 되는 정도’인데,

실제로는 ‘돈을 내고 DLC를 사야만 100이 완성되고, 돈을 내지 않으면 -20인 상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는 같은 80이라도, ‘추가로 돈을 내지 않아도 80은 보장받는 쪽’이냐 아니면 ‘원래 100이어야 하는 것에 20이 빠져있는 쪽’이냐하는 부분에서 분명히 (특히 심리적으로) 다른 것이고, 게임의 설계 방법에 있어서도 다르게 접근한다, 있는 기능에서 빼서 접근하는 것과 없는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니까.

좀 전에 한 원로와 대화하다가 깨달았다. F2P가 유료화의 미래라고 10년 전에 주장했던 것을 이제 철회한다. F2P는 앱의 가치를 떨궈 결국 앱이 삭제될 시간을 앞당긴다.

이는 MMORPG가 오픈베타를 하던 그 시절의 상태와 완전히 같다. 오픈베타가 서로 대체제가 되어 서로를 죽였던 것처럼 F2P는 앱 마켓 전체를 죽인다.

– 2014년 6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