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roversial Star Wars: Battlefront II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전작은 스타워즈를 배경으로 한 리얼리스틱 전장에서 스톰트루퍼나 저항군 병사가 되어 총싸움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내가 대찬사를 보냈던 적이 있다. 처음 공개되는 맵의 개수가 몇 개든,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든 아니든, 유료 게임이면서 부분유료를 팔든 말든 스타워즈라는 것 만으로 난 이미 열광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속편이 나오기에 임박해서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단 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데는 최근 몇 달 동안 진행됐던 ‘랜덤 박스 논란’이 있었는데, 이건 좀 천천히 다시 정리를 해 보기로 하고,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도 그 여파에서 ‘랜덤 박스가 과도하다!’는 논란이 이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랜덤 박스가 있는게 불만이기는 했지만 분위기 상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은 정도였는데, 랜덤 박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계속 이어지자 EA는 출시 보름 전 급하게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카드를 구입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10월 31일).

EA CEO Andrew Wilson talked at length about the Star Wars Battlefront 2 loot crate/box controversy during a financial earnings call last night.

“As we think about players playing the game for many years post-launch and the digital ecosystem and the event-driven live services they participate in … does the digital ecosystem offer the opportunity for an individual player in the community to pay to win?”

EA announces Star Wars Battlefront 2 loot crate and progression changes (11월 1일)

하지만 이 공개된 내용을 가지고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레이에서 획득할 수 있는 크레딧과 영웅 가격을 비교 추산했더니, 아이든(Iden)이 5,000 크레딧, 츄바카/레이아/팔파틴 10,000 크레딧이고, 다스베이더와 루크 스카이워커는 15,000 크레딧이라는 것. 그리고 한 판당 평균 250~300 정도를 평균 분당 25.39 크레딧 정도씩 벌어서 590분을 해야 15,000 크레딧을 벌 수 있다는 추정 계산을 내어 놓는다. (11월 13일)

그러니까, 대략 3시간을 플레이하면 아이든을 살 수 있고, 6시간 정도를 하면 플레이 해야 레이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영웅들을 전부 해금하는데는 대략 42시간 정도가 걸린다는 계산이 덧붙여 졌고, 나머지 (영웅 아닌 일반 장비, 업그레이드 등) 카드들을 전부 해금하는데는 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는 식의 내용으로 흘렀다.

EA는 진화를 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잘 안 되었던 모양이고, 긴급하게 영웅들의 구매 가격을 1/4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는데,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소득도 1/4로 낮춰졌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게임플레이의 획득 크레딧이 아니라 캠페인을 통한 보상만 감소한 것으로, 처음 캠페인을 통해서 아이든을 해금할 정도의 크레딧을 제공하려던 의도였으므로, 영웅 구매 가격이 1/4로 감소하면서 함께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오늘(15일) 한 곳에선 ‘아케이드 모드에 쿨타임이 있다’는 뉴스‘Pay 2 Win’이라는 주장의 리뷰가 함께 올라왔다. 하지만 다른 모드보다 소득이 과도하게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게임 모드에 쿨타임이나 소득 제한을 거는게 왜 문제인지, 게임에서 선택의 다양성을 확보하는게 왜 P2W인지 잘 모르겠다. 게임에 포함된 모든 콘텐츠를 패키지 구매로 다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좀 시대착오적이지 않은가.

레딧에 올라온 프로듀서 존 바실크직(John Wasilczyk)

We’ve seen the speculation about how long it takes players to earn things – but our averages based on the Play First trial are much faster than what’s out there. But as more players come in, that could change. We’re committed to making progression a fun experience for all of our players. Nothing should feel unattainable and if it does, we’ll do what it takes to make sure it’s both fun and achievable. As we update and expand Arcade mode, we’ll be working towards making sure that players can continue to progress without daily limits.

라는 이야기도 사실 상당히 납득할만한 내용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소득이 어떻게 될지 추정하고 이를 통해서 게임 플레이 시간이나 그런 것을 추산하는게 아주 일반적인 게임 디자인 방법이고, 달성 못할 것을 만들지 않는다. 만약 플레이어들이 달성을 못 하게 된다면 우리가 조정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대체로 플레이어들은 개발팀의 생각보다 (과도하게) 빨리 돌파하는 경향이 있다. 대략 반 년은 걸리겠지 라고 생각한 컨텐츠를 한 달 이내에 돌파하는 경우도 상당하고, 일주일 내에 깨버리는 일도 흔하다. 과거 MMORPG들의 레이드 보스들이 대표적인 예이겠고, 웬만한 RPG 게임에서 구간 돌파 시간도 추정의 절반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게 만들어도 플레이어는 ‘생각보다 빨리‘ 돌파해버린다.

해서 개발팀은 ‘평균적인 플레이 시간’을 가지고 이런 것들을 추정하는데, 일단 이 평균의 모집단이 오픈 베타 테스트 기간 중의 플레이 시간으로 추정을 한 것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체로 2~3일 정도의 오픈 베타 기간은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작정하고 장시간 플레이를 하겠다고 달려들기 때문에, 사실상 보편적인 플레이 시간보다 훨씬 길게 마련이다. 이를 기준으로 숫자를 설계했으면 통상보다 높게 설정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외의 과정은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레딧에서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 평점을 기록한 EA 커뮤니티팀의 글은 도저히 이 반응이 납득되지 않을 정도의 상식적인 글이다.

The intent is to provide players with a sense of pride and accomplishment for unlocking different heroes.

As for cost, we selected initial values based upon data from the Open Beta and other adjustments made to milestone rewards before launch. Among other things, we’re looking at average per-player credit earn rates on a daily basis, and we’ll be making constant adjustments to ensure that players have challenges that are compelling, rewarding, and of course attainable via gameplay.

We appreciate the candid feedback, and the passion the community has put forth around the current topics here on Reddit, our forums and across numerous social media outlets.

Our team will continue to make changes and monitor community feedback and update everyone as soon and as often as we can.

영웅들을 해금하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자부심과 성취감을 주기 위한 장치‘라는 말은 정말 정상적인 의도와 설계에 대한 이야기다. 기본 제공 영웅들이 있는 상태에서 게임 플레이로 모은 크레딧을 써서 영웅을 기껏 해금했는데 그 보람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다만 (앞에서 살짝 언급을 했지만) 오픈 베타를 통해서 이를 조정한 부분이 좀 아쉬운 부분이지만, 아주 정상적인 커뮤니티팀의 글이다.

난 처음 이 논란을 접하고선 기본 제공 영웅이 없이 랜덤 박스를 돌려서 뽑아야 한다거나 혹은 노가다(grinding)을 통해서만 영웅을 플레이할 수 있는가보다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본 제공 영웅이 있고, 구매하는 영웅은 별개로 보인다. 게다가 그 구매 영웅도 플레이 타임으로 3~6시간 마다 영웅을 해금할 수 있게 한 것이 과도한 수준인가… 글쎄.

물론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해금하는게 불가능할 거라고 여겨지겠지만, 게임이라는 것이 본래 ‘자원의 전략적 분배’인 만큼, 획득한 크레딧을 각 플레이어 개인의 우선 순위에 따라 영웅을 먼저 사든, 무기를 먼저 업그레이드를 하든 하는 방식으로 진행도록 설계하는게 무슨 문제가 있나. 그리고 루크 스카이워커를 해금하는데 10시간을 플레이하는게 많다고 생각하는게 더 이상하지 않나? 모든 영웅을 해금하는 42시간이 42시간을 투자해야만 모든 영웅이 동시에 뿅 하고 열리는게 아니지않나. 게이머들의 이 광기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그러면 이 논란의 원인은 무엇인가. 처음 랜덤 박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확산되면서 (마치 게이머게이트 사건 때 그랬던 것처럼) 온갖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카더라, 루머에 대한 추정과 추정에 대한 망상과 그에 대한 확신이 꼬리를 물면서 확증 편향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중의 이런 무한으로 뻗어 나가는 네거티브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건 기업에게 큰 리스크 상황이 될 것 같다.

여름부터 이어진 랜덤 박스 논란의 여파를 홀로 감당하게 된 EA와 Dice의 직원들이 안쓰러울 뿐이다.

Mech Commander

전략 게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혹은 스타크래프트나 웨스트우드의 커맨드&컨쿼 시리즈를 꼽거나 아니면 비교적 근래에 나온 인상적인 던오브워 시리즈나 컴퍼니오브히어로즈 같은 게임들을 꼽겠지만, 나는 단연 99년에 나온 멕커맨더(Mech Commander)를 꼽는다.

멕커맨더는 FASA의 배틀테크(Battletech) 세계관을 기반으로 해서 자신의 메크 분대를 지위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대개의 전략 게임들이 자원 수집~생산~전투의 흐름을 가지는데 비해서, 자원 수집이나 생산 그런 것은 없고, 그저 자기 분대를 끌고 미션 목표만 달성하면 되는 게임이다. 각 파일럿들의 성장 요소도 있고, 메크가 장착한 무기에 따라서 전술 운용에도 다양성이 꽤 많았다. 심지어는 멀티플레이도 아주 훌륭해서 즐겁게 했던 기억이 깊이 남아 있다.

사실은 이 게임이 왜 생각났냐면, 오늘 넥슨의 타이탄폴 모바일 게임(Titanfall: Assault)이 소프트런치한 영상을 봤기 때문이다.

스쿼드 편집도 있고, 분대 운용도 그럴듯하고… 해서 보니 이건 클래쉬로얄(Clash Royale)에서 유행이 시작된 다이나믹 배틀 CCG 정도의 게임이다. (LOL이 만든 유행에 편승하려고 이 게임들도 MOBA라고 부르는 모양이지만.) 클래쉬로얄을 흉내내서 넷마블에서 스타워즈 포스 아레나(Star Wars™: Force Arena)를 만들었지만, 스타워즈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성공하지는 못 한 모양이던데 (일단 내가 보기엔 그래픽 퀄이 별로였다), 넥슨은 또 타이탄폴 IP를 가지고 포스 아레나를 흉내냈다. 그런데 IP 파워로 보자면 타이탄폴이 스타워즈를 따라가겠나. 스타워즈는 똥이 나와도 스타워즈빨을 받아서 연명하겠지만. 난 좀 회의적이다.

그리고 요즘 이런 식으로 모든 대형 회사의 게임들이 카드 방식으로 수렴하는 것이 상당히 못마땅한 것도 있다. 나도 보드 게임이나 카드 게임을 정말 좋아하기는 하지만, 벌써 수 년째 카드 RPG, 카드 대전, 카드 스포츠… 하는 식으로 블랙홀처럼 빨아 들이더니, 이제는 MOBA도 카드 방식으로 빨려들어가서는 이렇게 되고 있다.

수집이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라는 건 인정한다. 카드로 표현하는 방식이 그 수집에 (현재까지 검증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도 안다. 그리고 대기업들이 개발비도 많이 투입하고, 자신들 체급 유지하는데 돈이 많이 드는 것이야 익히 알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모바일에서 매출 뽑는 방법이 이렇게 (검증된) 카드 방식 밖에 없어서 되겠나 싶은 생각도 들고.

  • 아마 이 멕커맨더는 어밴던웨어가 되어서 저작권이 풀려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99년작이니까 아마 저 때 윈도즈95 아니면 윈도즈98에서 돌렸던 것 같은데, 지금 PC에서 돌아가나 모르겠다.
  • MOBA는 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잖아, MObile Battle Arena 정도라고 생각한 걸까?

What about ‘permadeath’?

퍼머데스(permadeath)는 게임에서 어떤 행동을 했을 때의 실패가 영구적으로 남는 기능을 말한다. 실패로 인해서 캐릭터가 사망한다면 되돌릴 수 없다(부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보통은 매 선택마다 강제 세이브를 하게 해서 플레이어가 되돌릴 수 없게 만든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 기능은 처음 로그가 시도한 이후로 넷핵 등 로그류 게임들(rogue-like games) 위주로 적용되다가 다른 게임들로도 퍼졌고, 스타워즈 갤럭시즈(Starwars Galaxies)에서 제다이 캐릭터에 처음 적용되었다가 이후 삭제됐던 일도 있다. 코타쿠에서 처음 로그에 퍼머데스를 넣은 의도에 대해서 인터뷰를 했다.

Some people find the ongoing debate over the definition of “roguelike” tiresome, but it provides opportunity to talk about which gameplay elements matter most to us. Does a roguelike need to be turn-based? Should you be limited to just one character, or can you control a party? Do the environments need to be randomized? What about “permadeath?”

“We need a different name from ‘permadeath,’” Rogue co-creator Glenn Wichman said. “When people talk about permadeath, they talk about us three being mean. ‘Oh, they wanted to make it extra hard, so they threw in permadeath.’ [But] permadeath is [just] an example of ‘consequence persistence.’ Do I read this scroll, do I drink this potion? I don’t know. It might be good. It might be bad. If I can save the game and then drink the potion and—oh, it’s bad—then I restore the game and I don’t drink the potion. That entire game mechanic just completely goes away. So that was a whole reason why, once you have taken an action and a consequence has happened, there’s no way to undo it. Permadeath is not the right name for that, so that’s my homework to all of you: come up with a better name.

“We were trying to make it more immersive by making things matter, but not to make it more painful,” added Toy. “It was really meant to make it more fun: ‘This thing matters, so I’m going to think about this.’”

“The good stuff is just as permanent as the bad stuff,” said Wichman.

– Rogue Creator Says We Need A Better Word For Permadeath, Kotaku

이 ‘영구적 사망(퍼머데스)’는 플레이어가 실패에 대해서 부담감을 가지게 만들어서 선택을 신중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인 싱글 플레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세이브와 로드를 반복함으로 게임의 난이도를 뭉개고 ‘진행’ 자체에 의미를 갖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성취감을 제공할지는 몰라도 게임의 난이도나 경험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래서 세이브와 로드를 애초에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면 플레이어는 한 번의 선택 자체에 부담을 느끼게 되고 신중하게 된다. 반대로 부정적 효과라면 이 부담이 너무 커서 어떤 플레이어들에게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멀티플레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퍼머데스에 가까운 방식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유지되기는 하지만, 선택의 실패가 죽음으로 연결되고 일정한 시간/경험적 손실을 플레이어에게 부담지운다는 면에서 퍼머데스의 의도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전통적인 ‘싱글플레이 선호 게이머들’이 MMORPG나 멀티플레이 게임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게임들은 플레이어에게 ‘돌파의 경험’이나 ‘학살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플레이어에게 ‘쉽게’ 접근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게임들은 플레이어게 게임 공간 안에서 신중하게 자신의 행동의 결과(consequence)를 받아들이면서 ‘선택’ 자체를 즐기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퍼머데스는 아주 흥미로운 기능이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가치가 있다.

포케몬 GO

  • 포케몬(Pokémon)은 포켓몬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나는 영문 표기 위주로 쓰겠다.
  • 포케몬이 위치기반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에 최적화되어 있는 IP(Intellectual Property)라는 것은 틀림 없다. 높은 인지도와 지역 탐색이 잘 어우러져, 그 동안의 위치기반 서비스들이 이뤄내지 못했던 플레이어들이 직접 이동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 그 동안의 위치기반 서비스들은 ‘게임 아이템을 얻으러 직접 이동을 하게 할 수 있나’라는 난제가 있었지만, 포케몬 IP가 결합하면서 ‘속초까지 휴가를 내고 가서 게임을 하게’ 만들었다.
  • 플레이어간 거래, 경쟁(결투), 지역 챔피언, 레이드 같은 기능들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매출과 수명은 쭉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최종적으로 아시아 서비스까지 열렸으므로(인도, 한국 제외), 서버 안정화는 최종 단계에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그러면 컨텐츠 1차 추가는 빠르면 8월 말에서 9월 초에 가능하려나.
  • 일단 LBS 게임이 극복해야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소셜이다. 옆에 있는 플레이어를 게임 안에서 보고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야 게임의 수명을 길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거래나 결투가 들어가면서 이 문제도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제 서비스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넘었고(7월 6일 출시), 전세계 서비스도 이제 아시아를 마지막으로 뚫렸으니, 초반에 오픈한 지역들은 슬슬 완만한 하향세가 되기 시작하겠다. 곧이어 8월 말이면 유럽까지도 같은 흐름이 될테니, 뭐라도 컨텐츠를 추가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 포케몬 IP는 반면 단점이 있다. LBS라고 하면 플레이어들의 오프라인 삶과 온라인 삶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이걸 통해서 현실의 상점 등이 마케팅에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다. 포케몬도 유인기를 뿌리는 방식으로 일부 상점들이 이미 하고 있긴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상점 주인들이 원한다면 상점에서 직접 설치를 하거나, 주변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우리 가게 번개 할인합니다’라고 공지를 날리거나, 근처에 온 사용자들에게 쿠폰을 뿌려서 유인하거나 등의 확장이 가능해야 하는데… 포케몬 IP는 불가능하다. 닌텐도가 허락할리가 없다. 결국 저런 활용이나 확장 없이 그냥 ‘포케몬 게임’으로 계속 가게 될 것이다.
  • 그래서 아마 예상되는 뻔한 기능들 외의 컨텐츠 확장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닌텐도는 IP에 굉장히 깐깐한 회사 중의 하나이고, ‘이런 기능은 세계관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커트당하는 일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결국 예상되는 기능들만 오픈하고 내년 초반~중반께 적당히 사그라드는 코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지역 한정 몬스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 보인다. 북미, 유럽, 일본, 호주(아시아)로 넓게 나눠져 있다. 좀 더 공격적으로, 해외 여행의 기념품으로 포케몬을 잡아다가 친구들에게 주거나 팔 수 있는 식의 활용을 만드는게 좋지 않았을까도 생각하지만, 역시나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 나이안틱도 그냥 인그레스 위에 덮어 씌워서 하면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지지고 볶고 놀겠지 하는 정도까지만 생각했지, 이걸 LBS로서 어떻게 확장해야겠다 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그레스를 보면 애초에 LBS라는 기능의 활용은 관심이 없던 것 같다.
  • 포케몬 GO로 불이 붙은 한국의 지도 서비스 문제는 어쨌거나 결국 네이버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포케몬 한국 서비스는 모르겠다, 관심 없다.) 그리고 네이버가 해외 진출을 하지 않는 한 한국인들은 외국에서 구글맵을 쓰고 한국에서는 네이버 지도를 계속 써야할 것이다. 반대로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들은 구글맵이 왜 이렇냐며 황당해할 것이고. 그런데 구글맵에 자기 나라를 공개한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안보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게임에서 규칙의 의미

아날로그 게임에서 규칙은 ‘할 수 없는 것의 리스트’를 뜻한다. 이 공식적인 규칙 외의 것들은 플레이어들끼리 합의를 하거나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바둑은 플레이어끼리 반상에 돌을 놓는 것만 할 수 있고, 어떻게 놓인 돌은 어떤 효과를 갖는다는 것에 대한 규칙이다. 플레이어들은 이 외에 정해지지 않은 ‘사소한’ 바둑 돌을 손에 쥐고 딸깍거리거나 뭉쳐 흔들며 소리를 내거나 하는 행동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만약 플레이 상대가 상대의 행동이 불편하거나 자신의 플레이에 방해된다고 느낀다면 이에 불만을 표시할 수 있고, 두 플레이어가 합의해서 ‘돌 굴리는 소리를 내지 말자’고 임시적인 금지 규칙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이 규칙은 임시적인 것이고, 상대가 바뀌거나 새로운 게임에서는 다시 이전의 규칙을 계승하는 합의를 해야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축구 같은 구기 종목도 (현대에 와서는 매우 상세해졌지만) 기본적으로는 상대의 골에 공을 넣는 것만 규정이 되어 있었다. 플레이어들은 경기장 안에서 상대를 때리거나 꼬집거나 옷을 붙잡고 늘어진다거나 하는 ‘사소한’ 방해 행위들을 할 수 있다. 상대 팀의 선수들이 이를 불편하게 여기고 불만을 제기하면 플레이어들은 경기를 잠시 중지하고 이를 금지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뒤 경기를 속행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규칙들을 현대의 공식적인 경기들 – 학교 대항전이나 프로팀, 국가대표의 경기 등 – 에서는 세부적인 내용까지 합의된 규칙이 존재한다. 물론 그럼에도 사소한 ‘창의적인’ 반칙들은 규칙 외에 존재하고 이것들은 새로운 국제적 표준 합의에 의해서 정리되기 전까지는 암묵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인 상태이다.

흔히 TRPG라고 말하는 종이 RPG(pen and paper RPG)게임에서 규칙은 아날로그 게임과 같은 맥락을 갖는다. 플레이어들은 어떤 것을 하기 위해서 규칙책에 규정된 내용은 반드시 해야하지만, 이 외의 것들은 플레이어와 마스터,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합의로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 ‘창의적인’ 플레이는 마스터를 당황하게 하기도 하고 파티원(동료 플레이어들)의 환호성을 끌어내기도 하지만, 이 내용은 규칙 사이의 빈틈을 노리는 것이거나 마스터(P&PRPG에서 마스터는 규칙과 동일시된다)의 동의를 이끌어내어 합의되고 가능한 행동이 된다.

반면,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게임에서 규칙은 반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의 리스트’이다. 디지털 게임의 구현 과정이 ‘할 수 있는 기능의 구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프로그래밍된 행동만 할 수 있다. 즉, 구현된 기능은 할 수 있는 기능이고, 이것은 규칙에 포함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오픈월드 형태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구현된 내용은 게임 플레이의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위배되는 내용들은 애초에 구현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게임이 의도하지 않은 버그를 이용해서 플레이하거나 헛점(glitch)을 이용한 플레이는 디지털 게임의 구조상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플레이어들은 이런 규칙 위반이 플레이어들에게 이익이 되고 그 (관리자나 개발자에게 들킬) 위험이 충분히 낮다면 이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태어나기 전의 게임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어제 인문학협동조합에서 주최한 ‘이것은 게임이 아니다(관련 기사)’라는 게임사회학 콜로키움(Colloquium)에 게임개발자연대에서도 두 세션(각 30분, +토론 1시간)을 발표했다. (강연료는 연대 재정으로 넣기로 했다.) 나는 업계 상황 이야기를 했고, 오영욱 이사는 작가주의 게임이 가능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 중에, 세대 간의 학습량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왔었는데, 말하자면 우리 세대는 살면서 자라면서 게임의 고전 시대와 현대 시대를 다 체험하고 그 문법이나 진화 과정을 봤지만, 지금 젊은 후배들은 고전 시대를 직접 겪지를 않았으니 어떻게 학습해야(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뭐 그런 이야기였다.

마침 오늘 박권일 선생도 비슷한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썼다. 요즘 대학생 대상 강의에서 마돈나도 모르는데 김수영을 알리가 있겠느냐 뭐 그런 이야기다. 마침 이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 쪽에서는 매트릭스(영화 <Matrix>, 1999)나 PCS(이동통신 단말기의 한 종류, 1996)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이야기를 해봤는데 뭔 소리인지 모더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렇다, 나도 게임 문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갤러그(게임 <Galaga>, 1981)나 제비우스(게임 <Xevious>, 1982) 같은 이야기를 예로 들고는 하는데 이젠 이 게임들이 너무 오래되어서 학생들이(혹은 독자들이) 알아들을 확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대학생들이 대체로 95년생 ~ 90년생 정도일 테니까…

그래서 학교에서 1학년 강의를 할 때는 기초 소양으로 러셀 드마리아의 <게임의 역사>라는 책을 읽게 했고, 절판된 이후에는 내가 가진 책으로 과 학생 전체에게 돌려보도록 하기도 했다. (덕분에 책이 완전 너덜너덜해졌지만.)

이런 책이 이젠 필요한 상황이다. 게임의 문법들이 과거에서 현재까지 어떻게 진화했고 변화되었고 서로 영향을 주었는지, 그게 게임 개발의 작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하는 책이 거의 없다. 개별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분석하고 이야기하는 책으로는 좀 있지만, 디자인을 직접 해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게임 디자인 참고 서적들을 만들어대니 이런 문제는 더 심해지는 듯 하다.

확률형 아이템(가챠) 논란에 대한 생각들

  1. 확률형 아이템(가챠)에 대한 통제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뽑기의 확률이 과도하고, 게임 회사들이 여기에 매출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서 갈수록 악독하게 운영되고 있다.

  2. 그렇다면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넘어가는데, 내가 보는 방향은 세 가지 정도가 가능할 것 같다. 국가가 법률로 규제하거나, 업계가 합의해서 자율 규제하거나 소비자 단체의 압력 또는 요구가 있거나.

  3. 사실 확률 공개는 ‘가챠 통제’에서 가장 약한 수단이다. 일본의 자율규제는 확률의 일정 이하로는 할 수 없게 되어 있고, 난 게임에서 가챠의 상태에 따라서는 금지까지도 해야할 수 있다고 본다.

  4. 디스이즈게임에 확률을 가지고 기사가 났는데, 뽑기 확률이 0%인 경우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가챠의 뽑기라는 것은 사실 ‘부러움’과 ‘기대감(욕망)’을 노리고 돈을 투입하게 만드는 것인데, 0%로 놓고 뽑지 못 하게 해 놓으면 ‘부러움’이 발생하지 않고, 따라서 가챠라는 기능에 논리적으로 모순되게 된다. 아마도 저 0%는 기사의 내용처럼 ‘게임 밸런스를 위해 일부러 설정한 것’이거나 더이상 내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던게 아닌가 싶다. 즉 데이터에는 존재하지만 뽑지 않도록 폐기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5. 그리고 이 ‘극악의 확률’ + ‘확률 조정’이라는 포인트에서 보자면, 이게 MMORPG 개발에서 나왔던 것처럼, 플레이어 수에 따라서 숫자를 조절해야 한다는 멍청한 설계에서 출발한다. 10만 명이 한 번씩 돌릴 경우, 1% 확률이면 산술적으로 1,000개가 깔리게 되는 것이니까, 1%보다 훨씬 낮게 조절하고는 했다. 즉 모바일 게임의 가챠는 ‘시도 회수’를 추정하고 그에 따라서 개수를 조절하겠다고 의지를 가진 것인데… 출발점이 잘못된 거다. 어차피 거래가 안 되는 게임이 대부분인데 왜 이걸 1% 이하로 놓나. 정말 멍청한 거다.

  6. 게임 요소에서 가챠라는 것은 원래 한국에서 만든 부분유료화라는 탱자가 물 건너가 오렌지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종주국에서는 자율규제를 합의해냈고, 한국에선 그게 안 되고 있어서 문제다.

  7. 규제론 쪽에서는 이 가챠 규제를 8년 전부터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8년 전에 나온 이야기가 사실 가챠는 아니었고 랜덤박스 이야기가 가챠까지 연장이된 것으로 보이는데, 본질적으로 둘 다 확률에 의한 뽑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모델이 좀 다른 것이다. 사실 저 8년이나 미적미적했다는 주장은 좀 무리지만, 잘 먹히는 수사.

  8. 가챠라는 것은 게으른 디자이너와 자본의 탐욕이 합체해서 만든 괴물이다. 처음 등장에서는 정교한 설계와 멋진 수익 모델(BM)이었지만, 갈수록 확산되면서 + 가챠를 가지고 흥행한 게임들이 많아지면서, 대부분의 게임들이 카드 방식의 캐릭터 + 뽑기 일변도로 되어 버렸다. 사실 이건 소위 말하는 ‘생태계’ 차원에서도 매우 나쁜 상황이다. 플레이어들도 질리고 개발자들도 발전이 없고.

  9. 이런 가챠 기능의 난립은 결국 자본의 탐욕에 의한 거다. 기업은 분기마다 전년도 분기의 매출보다 높은 매출이 나와야 한다고 직원들을 압박하고, 직원들은 ‘가장 손쉬운 매출 뽑아내기’로 확률형 이벤트를 기획해 넣는다. 한 회사가 이에 완전히 특화된 느낌으로 계속 언급되며 까이는데, 왜 이런가 하면 저래서다.

  10. 가챠의 확률을 공개하면 가챠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확률 공개를 꾸준히 검증할 방법도 필요하고, 어디까지가 가챠이고 어디까지는 아닌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만약 1회용 칼을 팔고 그 칼로만 잡을 수 있는 몬스터를 잡으면 (지금 가챠와 같은 확률로) 아이템이 드랍된다고 하자. 이건 가챠인가 아닌가. 이런 기능이 확산되면 이제 기획서를 까서 모든 확률 드랍을 공개해야할 수도 있다.

  11. 하나의 규제 법안을 만드는데는 수 개 ~ 수십 개의 단체들이 달려든다. 중독법만 생각해도 대표적으로 중독학회 + 여성가족부 + 보건복지부 + 셧다운제를 추진했던 그 규제론자들 등 추진에 관여한 단체들만 십여 개다. 이번 법안은 뒷 배경이 뭔가 살펴봐야 한다.

  12. 결국 (게이머들이 믿는 것처럼) 저 의원이 게이머들의 의견을 듣고 가챠로 막나가는 게임 업계를 규제해야 한다!고 십자군 원정을 떠난 게 아니다. 이 과정에서 게이머들의 의사는 반영되었을리가 없다, 그런 걸 할만한 단체가 없으니까. 아마도 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조금씩 범위를 늘리고, 게임은 사행산업이며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논리로 추가 규제를 계속 덧붙일 가능성이 높다.

  13. 사실 이런 ‘막나가는 산업’에 대해서는 소비자 단체가 나서서 싸다구를 날리는게 가장 강력하다. 회비를 내는 회원이 한 천~만 쯤 있는 게이머 단체 하나가 있으면 게임 회사들이 폭주하는 걸 통제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는 ECA 라는 비디오 게이머들이 모인 단체가 있다.

  14. 게임업계에서는 고래(한국에서는 VIP 고객, 미국에서는 whale)라는 계층의 소비자가 있는데, 어떤 게임의 기준에서 고래는 매월 천만 원 이상을 사용하는 고객을 고래라고 따로 관리한다고 한다. 이런 고래가 게임을 그만둔다느니 뽑기 확률이 더럽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면 게임 시스템을 바꾸고 전화도 해서 매출 관리를 한다. 웬만한 소비자는 이 상황에서 고객 대우를 받지도 못한다. 소비자 단체가 있다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소비자들은 먼지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한 것인데, 와전되어 난리가 났던 것이다.

  15. 가챠는 다시 말하지만 게으르고 무능한 디자이너가 만든 요소다. 가챠는 게임 요소가 결코 아니다. 게임이 오죽 줄 수 있는 재미가 없으면 가챠 뽑기로 스릴을 만들겠나. 기본적인 전투 방법을 하나 설계하고 그것만 존나 반복시키다가 난이도를 극복하려면 새 캐릭터를 뽑게 하고, 또 더 어렵게 해놓고 새 캐릭터를 뽑게 해놓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려면 같은 걸 또 뽑아서 합성하거나 갈아 넣게 하고… 이게 어디가 게임인가.

  16.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가챠를 어느 정도 통제하려면, 자율 규제로는 답이 없다. 게임 회사들은 이미 개발비(마케팅비 포함)가 천문학적으로 소모되고 있고, 한국 내수 시장만 보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산 사람한테 또 팔 수 밖에 없게 된다. 가챠는 거기에 가장 좋은 모델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즉 외부의 영향력이 미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 그래서 소비자 단체가 감시하는게 가장 좋다.

  17. 하지만 게임계에 소비자(게이머) 단체라는 것은 현재 없는 상황이고, 당장 유일한 방법은 국가 통제 뿐이다. 요는 11과 12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뒤에 게임을 계속 압력할 것이고 결국 이어지는 규제를 당하게 된다. 이렇게 규제 대상이 되면 요즘은 많이 사라진 게임 때문에 살인을 했다느니, 게임 중독으로 애들이 죽는다느니 하는 ‘몰이’가 명분을 얻게 되고, 게이머들은 집에서 게임하다가 “게임 중독되면 머리가 스폰지가 된대!”라면서 등짝을 맞게 되는데까지 연결될 것이다.

  18. 사실 더 좋은 방법은 개발자들이 각성을 하는 것이겠지만, 이건 시간이 걸린다. 이 요소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든 아니면 가챠를 악독하게 활용하는 게임들이 망하든 어쨌든 오래 걸린다. 지금처럼 가챠가 꾸준히 매출이 감소하지 않고 유지되면 사실상 이런 구도도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안 팔려야 이 요소가 없어지는데, 계속 잘 팔리고 있는 요소를 없앨리가 있나.

  19. 결국 이 규제 법안은 받아내는 수 밖에 없다.

  20. 문제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부분인데, 난 없다고 보는 쪽이다. 그리고 자율규제는 대충 미적미적 엉망인채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몇 달 가고 여론이 사그라들면 또 지지부진 유야무야 자율규제 합의도 없어질 거다. 그래 왔으니까. 자율규제를 몇 달 뒤에 하겠다는 건 이런 노림수일 가능성이 높다.

  21. 정리하자면, 어쨌거나 가챠는 계속될 거다. 그리고 똥 같은 게임들은 계속 나와서 가챠로 게이머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 거다. 계속 게이머와 회사는 사이가 벌어진 채로 있을 것이고, 게임 개발자들은 그 사이에서 계속 욕을 먹을 거다. 답은 없다.

  22. 나나 이런 거 안 만들면 된다. 누군가는 가챠 없이 성공을 해서 가챠보다 높은 매출을 만들어내야 사라질 것이다. 혹은 가챠보다 더 악독한 모델이 나와서 훨씬 더 효율적으로 뽑아내든가.

  23. 게이머들은 가챠가 그냥 뽑기 확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뒤에 있는 ‘개인화’가 더 무서운 요소임에도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어떻게 동작하는지 모른다.

  24. 어쩌면 더 확실한 방법은 이 글이 퍼져서 가챠에 아무도 돈을 안 쓰는 것이지만… 온라인에서 게임 관련한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은 전체 게임 소비자의 10% 남짓일 뿐이라…

People don’t play it for its mechanics

Popular games are like this. Complain all you want about the mechanics of Monopoly. That game works. People don’t play it for its mechanics. They play it because it’s familiar, easy, and because they want to pretend to be rich. People don’t play charades to show off their knoledge of movies, books, and celebrities. They do it because they like watching their friends embarrass themselves. People don’t play Dungeons and Dragons because they love adventure. They do it because they believe their social group will fall apart without some kind of structure.

Now ask yourself, why do I like the games I like? And what kind of emotions do I want to create in my players? Forget about starting with your favorite game mechanic, or your favorite theme. Start with a concise expression of how you want your players to feel.

– Kobold Guide to Board Game Design, James Ernest

아마존에서 메일(낚시 또는 스팸)이 와서 우연히 발견한 책. 리처드 가필드, 스티브 잭슨 등 유명한 게임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책이라고 해서 일단 킨들로 사서 보기 시작.

왜 협동 플레이는 4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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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의 5인이 모이면 쓰레기가 한 명씩 있기 때문에 라는 드립

초창기의 RPG는 파티플레이에 인원 제한을 제각각 두고 있었다. 던전 RPG들은 후대에 레이아웃 배치 등으로 4인이 되기도 했지만 대체로 6인이었고, 울티마의 경우도 4명이었다가 6명으로 늘어났다. 사실 판타지 세계관의 원류인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에서 반지 원정대는 처음 9명이었다.

싱글플레이 RPG에서 파티의 인원은 말 그대로 ‘정하기 나름’이었고, TRPG 쪽의 영향으로 대체로 3~6인 이내의 마스터를 제외한 참여 인원에서 참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멀티플레이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대전형인 Quake와 Dune 2, Warcraft가 25핀 병렬 케이블을 통한 2인 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DOOM이 본격적인 IPX 네트워크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의 참가 인원 수는 4인이 되었다.

이후 네트워크의 참가 인원은 8, 16, 32, 64…(2의 n승)로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어떤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당대의 네트워크 전송 속도(패킷 크기에 민감해진다)와 계산 속도(서버가 클라이언트들의 데이터를 받아 처리해야 한다)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마도 당시 네트워크를 전공했던 분들께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보강해주시겠고.)

이런 과정 안에서, 협동 게임의 파티플레이의 인원이 4인으로 굳어지는 것은 당시 네트워크의 한계에 의한 것이었을 뿐이다. 4인 플레이냐 5~8인 플레이냐의 선택에서 5~8인 플레이를 선택한다면 게임이 요구할 컴퓨터의 사양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 될테니까, 최대값인 4를 정한 거다. 마찬가지 이유로, FPS의 팀이 8명으로 굳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MMORPG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파티 구성원의 숫자에는 제약이 없어졌다. 4인인 게임도 있고, 5인인 게임도 있고, 6인인 게임도 있다. 레이드의 경우는 4인 x 2파티, 4×4, 4×8, 5×4, 5×6, 6×4, 6×8의 형태로 구성되기도 한다. 최근의 데스티니는 3×2로 레이드를 진행한다.

멀티플레이에서 파티의 구성은 게임의 클래스에 의해 설정되는 경우도 있다. 탱커-딜러-힐러, 탱커-딜러-딜러-힐러, 탱커-딜러-딜러-힐러-버퍼 등 게임이 몇 종류의 클래스를 가지고 있고, 어떤 형태의 파티플레이를 요구하며, 또 클래스가 서버에 랜덤하게 분포되어있을 때 인구를 적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숫자를 고려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레포데(Left 4 Dead) 등의 협동 게임에서 파티원의 숫자가 4로 고정된 것은 관습적으로 굳어졌을 뿐이지 어떤 명확한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