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협동 플레이는 4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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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의 5인이 모이면 쓰레기가 한 명씩 있기 때문에 라는 드립

초창기의 RPG는 파티플레이에 인원 제한을 제각각 두고 있었다. 던전 RPG들은 후대에 레이아웃 배치 등으로 4인이 되기도 했지만 대체로 6인이었고, 울티마의 경우도 4명이었다가 6명으로 늘어났다. 사실 판타지 세계관의 원류인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에서 반지 원정대는 처음 9명이었다.

싱글플레이 RPG에서 파티의 인원은 말 그대로 ‘정하기 나름’이었고, TRPG 쪽의 영향으로 대체로 3~6인 이내의 마스터를 제외한 참여 인원에서 참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멀티플레이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대전형인 Quake와 Dune 2, Warcraft가 25핀 병렬 케이블을 통한 2인 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DOOM이 본격적인 IPX 네트워크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의 참가 인원 수는 4인이 되었다.

이후 네트워크의 참가 인원은 8, 16, 32, 64…(2의 n승)로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어떤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당대의 네트워크 전송 속도(패킷 크기에 민감해진다)와 계산 속도(서버가 클라이언트들의 데이터를 받아 처리해야 한다)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마도 당시 네트워크를 전공했던 분들께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보강해주시겠고.)

이런 과정 안에서, 협동 게임의 파티플레이의 인원이 4인으로 굳어지는 것은 당시 네트워크의 한계에 의한 것이었을 뿐이다. 4인 플레이냐 5~8인 플레이냐의 선택에서 5~8인 플레이를 선택한다면 게임이 요구할 컴퓨터의 사양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 될테니까, 최대값인 4를 정한 거다. 마찬가지 이유로, FPS의 팀이 8명으로 굳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MMORPG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파티 구성원의 숫자에는 제약이 없어졌다. 4인인 게임도 있고, 5인인 게임도 있고, 6인인 게임도 있다. 레이드의 경우는 4인 x 2파티, 4×4, 4×8, 5×4, 5×6, 6×4, 6×8의 형태로 구성되기도 한다. 최근의 데스티니는 3×2로 레이드를 진행한다.

멀티플레이에서 파티의 구성은 게임의 클래스에 의해 설정되는 경우도 있다. 탱커-딜러-힐러, 탱커-딜러-딜러-힐러, 탱커-딜러-딜러-힐러-버퍼 등 게임이 몇 종류의 클래스를 가지고 있고, 어떤 형태의 파티플레이를 요구하며, 또 클래스가 서버에 랜덤하게 분포되어있을 때 인구를 적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숫자를 고려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레포데(Left 4 Dead) 등의 협동 게임에서 파티원의 숫자가 4로 고정된 것은 관습적으로 굳어졌을 뿐이지 어떤 명확한 이유는 없다.

왜 협동 플레이는 4인일까?

고전 게임 공부하기

게임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게임 관련 글을 쓰다 보면 어떤 과거의 게임을 인용하거나 참고해야할 때가 있다. 가장 유용하게 쓰던 곳은 모비게임즈인데, 모바일이 등장하기 이전 시대의 게임들이 상당히 충실하게 정리되어 있다. 대충 제목이 떠오르면 검색을 하기도 쉽고.

오늘 인터넷 아카이브에서 클래식 PC 게임을 공개했다고 한다. 대부분 웹에서 도스박스를 구현해서 바로 실행해볼 수 있게 하고 있고, 일부는 데모를, 일부는 다운로드를 제공하고 있다.

난 게임 디자이너의 기본 소양으로 게임 플레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것이 분명히 자산이 되는 부분이 있다는 걸 믿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태도랄까 자세랄까 하는 부분에서는 플레이어로서가 아니라 개발자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해야한다고 보는 쪽이다.

그래서 처음엔 플레이어로 한 번 플레이를 하고, 중간에 멈춰서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같은 생각을 하기를 권한다. 같은 관점으로 이 목록에 있는 게임들을 해보면서 현대의 게임들이 가진 요소들을 비교하면서 분석하는 식의 공부를 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학습법을 한 5~6년 전에는 마메라든지 그런 콘솔 에뮬레이터를 가지고 하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마메의 경우는 저작권 문제로 좀 애매했지만, 인터넷 아카이브는 전혀 그런 문제가 없으니 안심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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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마로의 게임생활백서

최근의 게임에 대한 공격들, 게임 과몰입, 게임 중독, 폭력성 등의 이야기들은 피상적으로는 구세대의 뉴미디어에 대한 공격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공격’이라기 보다는 ‘공포’라고 보는 쪽이 옳다. 구세대들의 시각에서 최근의 컴퓨팅이나 모바일 & 스마트 기기들은 ‘기존에 없었던’ 개념의 새로운 것들이고,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현상들에 대해 막연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그런 현상이다.

결국 이런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세대들에게 이런 ‘환경’을 익숙하게 만들거나 신세대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이해시키는 방법이 매우 중요하고, 이걸 ‘리터러시’라는 방법으로 교육하는 방법들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게임 리터러시는 올바른 게임 이용 방법과 게임에 대한 이해를 ‘계몽’하는 교육이나 캠페인, 활동들을 말하는 것이다. 최근 이와 관련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에서 후원을 해서 만든 걸로 보이는 만화가 다음에 공개 됐다.

계마로의 게임생활백서는 댓글들을 보면 알다시피 반대로 게임에 대한 공격의 한 방법이 아니냐고 해석되고 있는 부분이 보여 조금 안타깝다. 이런 해석들은 게이머나 우호적인 계층에서 이미 구세대의 ‘공격’에 노이로제가 걸려있는 상태라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문화부나 콘진에서는 나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해와 인식을 줄여보고자 노력을 하고 있는데 대중은 이 ‘솥뚜껑’ 마저도 ‘자라’로 보고 놀라버리고 있는 현상이 안타깝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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