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한국어 지원 중단?: 게임법의 문제

일단 스팀에서 ‘한국어: 지원하지 않음’으로 표기되는 문제는 일시적인 오류인지 이후 차단을 위한 변경 중 발생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일단 현재 상황을 중심으로 요약을 해보자.

이 논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21조(등급분류)에서 규정한 내용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1조(등급분류) 1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하게 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고자 하는 자는 당해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기 전에 등급위원회로부터 당해 게임물의 내용에 관하여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1. 위 조항의 대상 지역 범위는 ‘대한민국 영토 내’인가, ‘한국인 이용자’인가.
  2. 온라인 쇼핑몰이 한국어를 지원하면 ‘한국 내 유통’인가.
    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는 해외 사이트인 아이허브365머슬, 비타마당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가. 한국인 사용자가 많다 적다는 이 논란에서 전혀 다른 문제다. 한국어(Korean, 정확히는 조선어)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중국의 최대 한글 신문’ 인 흑룡강 신문은 한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인가.
  3. ‘한국 내 유통’의 판단 조건은 언어 뿐인가?
    내용을 뒤집어서, ‘한국어’가 국내 서비스의 기준이라면 한국 내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으면 한국 법을 적용받지 않는가?
  4. (스팀이 하려는 것으로 추정되는) 스팀에서 판매하고 있더라도 한국어 지원만 하지 않으면 ‘모든 문제 해결!’이 되나?
  5. 오픈 마켓의 등급 분류 예외가 왜 온라인 쇼핑몰에는 적용되지 않는가.
    애플과 구글의 오픈마켓이 자체 심의(에 준하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고, 협의가 되면, 이 결과를 국내에도 동일하게 적용하여 등급 분류를 면제하고 있다. (21조 9항, 2011년 4월 5일 신설) 그러면 미국의 ESRB, 유럽의 PEGI, 일본의 CERO와 제휴를 해서 심의를 면제받게 하는 것은 왜 불가능한가?
  6. 이미 한국에서 오프라인 유통을 위해 등급 분류를 받았던 게임은 스팀 유통에서 등급 분류를 다시 받아야 하나?
  7. 만약 해외 게임사가 한국어를 지원하고 등급 분류를 받겠다고 하면, 해줄 준비가 되어 있나?
    하지만 오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에 대해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8. 스팀의 한국인 사용자는 얼마나 되나?
    스팀 통계에 따르면 한국어 사용자는 1.75%이고, 지난 9월 23일 공식 발표로 AU 1억 명을 돌파했다. 러프하게 추정하면 175만 명 정도.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조선어 사용자가 포함된 숫자겠지? 하지만 중국은 스팀 상점을 차단하고 있다고 함. Defender’s Quest의 개발사가 공개한 수치에도 한국은 1.6%라고 하니 대충 스팀에서는 이 정도 추정치가 적당한듯.
  9.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은 얼마나 되나?
    한 커뮤니티에서 정리한 한국어 지원 게임 목록인데, 게임사에서 지원하는 ‘공식 지원’과 게이머들이 파일을 변조해서 만든 ‘유저 한국어화’가 혼재. 꽤 많다.
  10. 게임개발자들은 이 문제에 관심이 없나?
    게임개발자들도 게이머인데? 어지간해서는 평균치보다 게임을 많이 구매하고 많이 플레이할 걸?
  11. 이 문제의 해결은 누구를 까야하나?
    박주선 의원을 압박해서 게임법 개정을 직접 하시라고 하는게 좋겠다. 처음에는 그냥 슬쩍 언급하는 것으로 ‘나도 게임에 관심 있는 의원임’을 어필하려고 하셨던 걸로 보이지만, 꽉 물리셨다. 직접 개정하셔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12. (추가) 한 인디 개발팀와의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여기서 추가되는 내용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

등급 분류 제도 논란의 새로운 국면

그제 글을 썼던 것에 이어, 박주선 의원의 주장으로 재점화된 스팀 서비스 내 게임의 등급 분류 문제가, 오늘 밝은해님의 글문제 삼으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 반박 내용에서 사실 문제는 박주선 의원의 이 부분이 되겠다. (강조는 내가 했음)

이에 대해 박주선 의원은 “규제는 기업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입법을 통해 한국 정부가 정하는 것으로, 중요한 것은 ‘스팀’의 운영정책이 아닌 한국의 법체계”라면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에서는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하게 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고자 하는 자는 등급분류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같은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을 유통시킨 자는 동법 제32조에 의해 처벌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규제는 한국 정부가 정하는 것’이고 ‘한국의 법체계’이므로 ‘스팀은 따라야 한다’는 말이 되겠다. 맞는 말씀이다, 하지만 있는 법은 따라야 하고 이건 원래 사법부의 입장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밝은해님의 의견은 ‘기업이 법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아니었다.

현재 게임산업진흥법은

제32조(불법게임물 등의 유통금지 등)  1 누구든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4호의 경우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에 따라 사행행위영업을 하는 자를 제외한다.

1. 제2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등급을 받지 아니한 게임물을 유통 또는 이용에 제공하거나 이를 위하여 진열ᆞ보 관하는 행위
2. 제2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등급을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유통 또는 이용에 제공하거나 이를 위 하여 진열ᆞ보관하는 행위

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이야기하는 21조는

제21조(등급분류) 1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하게 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고자 하는 자는 당해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기 전에 등급위원회로부터 당해 게임물의 내용에 관하여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게임물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는 부분이다. 이 조항에는 등급분류의 내용과 등급분류에서 면제를 받는 게임의 종류를 정하고 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아주 극히 적은 예외를 제외하고 ‘등급 분류를 안 받은 모든 게임은 불법’이라는 말이다. 인디 게임이고 동인 게임이고  취미고 연습으로 만든 게임이고 상관 없이 막론하고, 다른 사람에게 플레이하게 할려면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 법은 2006년에 제정되던 시절, 인터넷을 통한 게임 배급에 대해서 전혀 염두를 두고있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게임에 대한 부분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법 어디에도 ‘한국어로 서비스하는 게임’과 ‘한국에 판매하는 게임’, 박주선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 신용카드를 받는 서비스’면 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걸로 본다는 언급이 없는, 자의적인 해석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게관위도 같은 논지를 가지고 있다)

현재 이 법이 낙후되어 있다는 것에는 어느 누구도 이견을 가질 수 없는 부분이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스팀 서비스(외 온라인 유통)에 대한 태클은 사실상 법외 상태인 것을 억지로 끼워 넣으려는 작태이다.

낙후된 법을 개선하는 법안을 입안하셔야할 당사자께서 심지어는 “규제는 기업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입법을 통해 한국 정부가 정하는 것으로, 중요한 것은 ‘스팀’의 운영정책이 아닌 한국의 법체계”라는 헛소리를 하고 계시니 이게 말인가 소인가. 심지어는 3선이나 하신 의원께서 입법, 사법, 행정을 헷갈리시고, ‘한국 정부가 정한다’느니 하는 부분에선 웃었다.

요약한다.

  • 게임산업진흥법이 낙후되어 온라인 유통에 대한 부분이 없음
  • 게임산업진흥법에 법의 대상 범위가 없으므로, 외국 서비스에 억지쓰지 마라
  • 법이 잘못된 부분은 박주선 의원이 직접 입법해라
  • 가능하면 여전히 심의 기관의 역할을 하는 게관위와 등급분류 시스템 전체를 손봐야 한다

이 문제에 적극 관여하시기로 하신 모양인데, 끝까지 가자.

페이스북 게임 차단의 문제점

2009년에 게임물등급위원회는 부족전쟁이라는 게임을 차단한 전례가 있었다. 이 사례에 대해 나는 진작 우려를 표한바 있는데, 결국 2014년에 유사한 사례가 다시 발생했다.

내달부터 페이스북 게임 서비스 전면 중단…아이템 구입은 이미 불가능
페이스북, 9월부터 등급분류 받은 게임만 서비스

전언에 따르면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도 따로 분리하는 루틴이 없어 일괄 차단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결제만이 아니라 게임 접속 전체가 이미 차단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핵심은 이전 부족전쟁 사건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글로벌 플랫폼(페이스북)에서 서비스하는 게임(페이스북 게임)의 국내 이용자 접속을 차단하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제32조(불법게임물 등의 유통금지 등)  1항 누구든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4호의 경우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에 따라 사행행위영업을 하는 자를 제외한다.

1. 제2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등급을 받지 아니한 게임물을 유통 또는 이용에 제공하거나 이를 위하여 진열ᆞ보 관하는 행위

2. 제2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등급을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유통 또는 이용에 제공하거나 이를 위 하여 진열ᆞ보관하는 행위

3. 등급을 받은 게임물을 제21조제2항 각 호의 등급구분을 위반하여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페이스북의 게임들이 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32조 1항 1의 ‘등급을 받지 아니한 게임물 유통 또는 이용에 제공’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 것인데, 해석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부분이다.

생각해봐야할 부분들:

  • 인터넷 상의 게임이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유통되는 게임인가
  • 소재 서버의 위치를 기준으로 한다고 했을 때 클라우드에 올라 있는 서버의 소재 위치는 어디인가
  • 언어를 기준으로 한국어면 한국 서비스를 하는 게임이라고 해석해야 하는가
    • 부족전쟁의 경우는 한국어로 서비스를 하고 한국인 운영자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