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트렌드 2017 보고서

인터넷 트렌드 2017 보고서(Mary Meeker’s 2017 Internet Trends Report)가 공개됐다. 80~150p에 게임 관련 리포트가 있는데, 웬만한 게임 관련 자료들보다 낫다, 잘 정리되어 있다.

아래는 내가 인상적으로 본 내용들이다.

1) 게임 시장에서 여성 플레이어의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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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게이밍 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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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동적 난이도 조정, 퍼즐, 플래닝 플로우(시간 관리 + 자원 관리), 수행 완료 추적(경험치), 레벨링, 경쟁, 탐사, 규칙, 협력, 관찰(방송 시청을 통한 학습), 데이터 관리, 자원 최적화, 스토리텔링으로 정리가 되어 있고,

이 뒤는 인터넷 서비스로 확장된 게이미피게이션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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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전체를 한 번 훑어 보는 것이 요즘 게임 디자인 트렌드를 주욱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인터넷 트렌드 2017 보고서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오해

지난 3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센트 게임즈(Incent Games Inc.)라는 회사를 인수했다는 뉴스가 나왔고, 이 뉴스를 인용해 각종 IT 언론들이 보도를 했다. 가장 올바른 해석은 ‘MS가 게이미피케이션을 CRM에 도입한다’인데, 어떤 언론들은 이를 ‘게임 회사를 인수했다’는 식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요즘 여기저기 많은 곳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게임의 미래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게이미피케이션이란게 무엇인가. 게임이 아닌 것을 게임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말이다. 쇼핑을 게임처럼 느끼게 해서 더 많은 걸 사게 만들고 사이트에 충성도를 높이거나, 커뮤니티 활동을 게임처럼 느껴서 더 자주 접속하고 더 많은 게시물을 쓰게 하고 사이트의 트래픽을 높이거나 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위에 인센트 게임즈를 인수함으로써 MS는 고객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를 게임처럼 해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경우에서, ‘A처럼’이라는 말은 본질이 A와 다른 것인데 A를 흉내낸다는 말이다. ‘게임처럼’이라는 말은 그래서, 게임이 아닌 것을 게임 흉내를 낸다는 말이다.

놀이같은 공부, 게임같은 직장생활 같은 말이 ‘게임화’라는 개념을 통해 성립할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전자는 공부고 후자는 직장생활이다. 아무리 놀이같고 게임같게 만든다고 해도 그 본질을 변경할 수는 없고, 이를 도입함으로써 체감을 다르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본질의 부정적인 특성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공부는 원래 재미가 없다.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서 공부를 재미있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학습 효과는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임같은 직장생활을 해서 즐거울 수는 있겠지만, 노동력을 판다는 개념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이를 노동자가 재미있게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노동자는 임금을 깎이거나 해고당한다는 면에서 변하지 않는다.

결국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렌즈로 현실의 부조리한 면을 가리려는 시늉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기 싫어하는 것들의 부정적인 면을 가려서 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은 하기 싫은 걸 하게하는게 아니라, 기왕 하는 걸 좀 더 재미있게 하는 수준에나 적당하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 아니다. 만약 어떤 이가 게이미피케이션이 만약 게임의 미래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게임이기를 포기하고 다른 본질로 바꾸라는 말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게임 업계의 미래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아니라, 게임 자체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오해

뉴스를 주제로 한 게임들

지난 1월 ‘미디어다음’은 중앙일보, 한겨레와 함께 ‘도전 뉴스왕’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두 언론사가 하루의 이슈를 10문제의 퀴즈로 만들면 이용자들이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출시 초기 하루 평균 1만4000명까지 이용했으나,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출시 7개월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경성(하드)뉴스 중심이라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 도전왕’은 전자의 경우고, 뉴욕타임스의 ‘스팟 더 볼(Spot the Ball)’은 후자의 사례다. 영국종이신문이 하던 프로모션을 온라인으로 옮긴 뉴욕타임스의 스팟 더 볼은 재미있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내용면에서 저널리즘과는 연관성이 크게 없다. 정진영 디렉터는 “게이미피케이션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며 “특히나 보수적인 뉴스 미디어 분야에서는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와 게임을 적절하게 배합하는 건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크게 게임스럽지 않으면서도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은 이미 실험되고 있다. 최근 부산일보가 만든 인터랙티브 뉴스 ‘석면쇼크’는 이용자가 자신의 거주지를 입력함으로써 뉴스에 참여하게 했다. 단순히 콘텐트를 수용하는 독자에서, 능동적으로 ‘플레이’하는 게이머 쪽으로 한 발 가까이 간 것이다.

– 뉴스와 ‘게이미피케이션’은 상극인가, 미디어오늘

치열한 자본주의(Cutthroat Capitalism). 2007년 WIRED 작품. 플레이어는 소말리아 해적이 되어 열심히 번성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은 것이, 인력과 화기 수급은 제한되어 있고 연료는 많이 들고 성공적 인질협상은 시간이 걸린다(그동안 비용이 계속 나간다). 현대의 해적질 행위가 완연히 사업화되어 있고 그렇기에 해적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규제의 논리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직접 그 메커니즘을 체험시켜 인식시킨다.

예산 퍼즐(Budget Puzzle). 2010년 뉴욕타임즈 작품. 국가 부채 누적을 경계하면서도 필요한 사업은 다 하는 균형잡힌 예산 편성이라는 것이 과연 강경파들의 표어처럼 간단한 것인가. 보수 공화당이 벼랑끝 작전으로 나오며 미국(을 위시한 세계)경제를 말아먹을뻔했던 시기, 예산 들어가는 여러 정부사업에 대해 한번 그러면 독자가 직접 편성해보도록 만든 게임. 줄이면 무조건 좋거나 무작정 다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관을 조율해야 하는 사안임을 제대로 전달한다.

프리 컬쳐 게임(Free Culture Game): 카피레프트로 지칭되는 ‘프리’ 문화를 강력한 저작권 체계 속에서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수동적으로 시장 영역에 만족하려는 시민들을 공유지로 이끌어내고, 공유된 지식을 사유화하려는 시장 세력을 방어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끝없이 하고 또 해야 한다. 그렇다고 시장 영역을 뿌리뽑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이 바로 주어진 조건이다. 뉴스기관이 만든 게임은 아니지만 뉴스게임으로서의 효과 사례로 꼽기에는 나쁘지 않다.

– 뉴스와 게임의 접목에 관하여, capcold

뉴스를 소재로 게임을 만드는 것은 이미 게이미피케이션의 형태나 시리어스 게임의 형태로 북미 쪽에서는 꽤 오래된 것이다. 게임이 미디어로써의 역할이나 사회적인 기능을 통해 현실과 사회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부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행동들이다.

이는 아직도 미개척인 분야이고, 시사성을 재미와 어떻게 엮을 것이냐에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지만, 미디어오늘의 기사 마지막 부분은 참 가슴에 와 닿는다.

블로터가 시도하는 ‘퀴즈뉴스’ 등 형식적인 실험도 사례가 쌓이다 보면 적절한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지만 언론사 입장에서도 뉴스를 재미있게 전달하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갈 것이다. 정 디렉터는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작은 실험은 무엇이겠느냐”는 말로 발표를 끝내며, 게임 전문가인 제시 셸(Jesse Schell) 카네기 멜론 대학 교수의 말을 전했다.

“Words are crap. We should all shut up and make stuff.”
쓰레기 같은 말(논쟁)은 그만하고, 일단 뭐라도 만들어보자.

뉴스를 주제로 한 게임들

이전 글에 이어서, 게임화(게이미피케이션, gamification)도 생각해볼 수 있을듯하다.

기본적으로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 진중권은 “비게임 분야에 관한 지식 전달, 행동 및 관심 유도, 마케팅 등에 게임의 메커니즘과 사고방식 등을 접목시키는 것”이라고 했고, 내가 봐온 바로는 게임이 아닌 것을 게임화해서 행동을 재미있게 하고 지속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해외는 아마존이 있고, 한국의 경우는 게임 웹진들이 댓글, 글 쓰기 등에 점수-레벨을 표시하거나 점수를 아이콘 등을 구입하도록 하는 것을 게임화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운동 기록이나다이어트, 독서 기록 같은 것을 게임화하고 지속적으로 유도해서 사용자의 삶을 좀 더 낫게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최근 3~4년 사이에 크게 유행 중이다.

이전 글에서 고민을 ‘RPG라면’에 한정했다면, 이제 게임화의 관점으로 보자면 보상을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잘게 쪼개 주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사용자의 행동을 보상으로 유도하고 반복 행동의 성취를 만들겠다는 의도에서는 이게 충분히 필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문제는, 게임으로 다시 돌아와서, 플레이어에게 반복 행동이 필요한 부분(특히 콘텐츠 기근에 시달리는 MMO 게임에서 엔드게임)이라면 시도, 행동 자체, 성취를 각각 잘라서 보상을 줌으로써 반복 행동을 꾸준히 유도하는 의도에서는 필요할 수 있겠지만, 게임 안에서 선택과 스토리 진행 등 행위 과정의 성취를 보상으로 처리하는 것이 옳은 접근이냐 하는 것은 여전히 고민되는 부분.

어쨌든 이게 게임화와 게임 사이를 가르는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