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roversial Star Wars: Battlefront II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전작은 스타워즈를 배경으로 한 리얼리스틱 전장에서 스톰트루퍼나 저항군 병사가 되어 총싸움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내가 대찬사를 보냈던 적이 있다. 처음 공개되는 맵의 개수가 몇 개든,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든 아니든, 유료 게임이면서 부분유료를 팔든 말든 스타워즈라는 것 만으로 난 이미 열광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속편이 나오기에 임박해서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단 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데는 최근 몇 달 동안 진행됐던 ‘랜덤 박스 논란’이 있었는데, 이건 좀 천천히 다시 정리를 해 보기로 하고,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도 그 여파에서 ‘랜덤 박스가 과도하다!’는 논란이 이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랜덤 박스가 있는게 불만이기는 했지만 분위기 상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은 정도였는데, 랜덤 박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계속 이어지자 EA는 출시 보름 전 급하게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카드를 구입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10월 31일).

EA CEO Andrew Wilson talked at length about the Star Wars Battlefront 2 loot crate/box controversy during a financial earnings call last night.

“As we think about players playing the game for many years post-launch and the digital ecosystem and the event-driven live services they participate in … does the digital ecosystem offer the opportunity for an individual player in the community to pay to win?”

EA announces Star Wars Battlefront 2 loot crate and progression changes (11월 1일)

하지만 이 공개된 내용을 가지고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레이에서 획득할 수 있는 크레딧과 영웅 가격을 비교 추산했더니, 아이든(Iden)이 5,000 크레딧, 츄바카/레이아/팔파틴 10,000 크레딧이고, 다스베이더와 루크 스카이워커는 15,000 크레딧이라는 것. 그리고 한 판당 평균 250~300 정도를 평균 분당 25.39 크레딧 정도씩 벌어서 590분을 해야 15,000 크레딧을 벌 수 있다는 추정 계산을 내어 놓는다. (11월 13일)

그러니까, 대략 3시간을 플레이하면 아이든을 살 수 있고, 6시간 정도를 하면 플레이 해야 레이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영웅들을 전부 해금하는데는 대략 42시간 정도가 걸린다는 계산이 덧붙여 졌고, 나머지 (영웅 아닌 일반 장비, 업그레이드 등) 카드들을 전부 해금하는데는 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는 식의 내용으로 흘렀다.

EA는 진화를 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잘 안 되었던 모양이고, 긴급하게 영웅들의 구매 가격을 1/4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는데,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소득도 1/4로 낮춰졌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게임플레이의 획득 크레딧이 아니라 캠페인을 통한 보상만 감소한 것으로, 처음 캠페인을 통해서 아이든을 해금할 정도의 크레딧을 제공하려던 의도였으므로, 영웅 구매 가격이 1/4로 감소하면서 함께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오늘(15일) 한 곳에선 ‘아케이드 모드에 쿨타임이 있다’는 뉴스‘Pay 2 Win’이라는 주장의 리뷰가 함께 올라왔다. 하지만 다른 모드보다 소득이 과도하게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게임 모드에 쿨타임이나 소득 제한을 거는게 왜 문제인지, 게임에서 선택의 다양성을 확보하는게 왜 P2W인지 잘 모르겠다. 게임에 포함된 모든 콘텐츠를 패키지 구매로 다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좀 시대착오적이지 않은가.

레딧에 올라온 프로듀서 존 바실크직(John Wasilczyk)

We’ve seen the speculation about how long it takes players to earn things – but our averages based on the Play First trial are much faster than what’s out there. But as more players come in, that could change. We’re committed to making progression a fun experience for all of our players. Nothing should feel unattainable and if it does, we’ll do what it takes to make sure it’s both fun and achievable. As we update and expand Arcade mode, we’ll be working towards making sure that players can continue to progress without daily limits.

라는 이야기도 사실 상당히 납득할만한 내용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소득이 어떻게 될지 추정하고 이를 통해서 게임 플레이 시간이나 그런 것을 추산하는게 아주 일반적인 게임 디자인 방법이고, 달성 못할 것을 만들지 않는다. 만약 플레이어들이 달성을 못 하게 된다면 우리가 조정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대체로 플레이어들은 개발팀의 생각보다 (과도하게) 빨리 돌파하는 경향이 있다. 대략 반 년은 걸리겠지 라고 생각한 컨텐츠를 한 달 이내에 돌파하는 경우도 상당하고, 일주일 내에 깨버리는 일도 흔하다. 과거 MMORPG들의 레이드 보스들이 대표적인 예이겠고, 웬만한 RPG 게임에서 구간 돌파 시간도 추정의 절반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게 만들어도 플레이어는 ‘생각보다 빨리‘ 돌파해버린다.

해서 개발팀은 ‘평균적인 플레이 시간’을 가지고 이런 것들을 추정하는데, 일단 이 평균의 모집단이 오픈 베타 테스트 기간 중의 플레이 시간으로 추정을 한 것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체로 2~3일 정도의 오픈 베타 기간은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작정하고 장시간 플레이를 하겠다고 달려들기 때문에, 사실상 보편적인 플레이 시간보다 훨씬 길게 마련이다. 이를 기준으로 숫자를 설계했으면 통상보다 높게 설정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외의 과정은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레딧에서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 평점을 기록한 EA 커뮤니티팀의 글은 도저히 이 반응이 납득되지 않을 정도의 상식적인 글이다.

The intent is to provide players with a sense of pride and accomplishment for unlocking different heroes.

As for cost, we selected initial values based upon data from the Open Beta and other adjustments made to milestone rewards before launch. Among other things, we’re looking at average per-player credit earn rates on a daily basis, and we’ll be making constant adjustments to ensure that players have challenges that are compelling, rewarding, and of course attainable via gameplay.

We appreciate the candid feedback, and the passion the community has put forth around the current topics here on Reddit, our forums and across numerous social media outlets.

Our team will continue to make changes and monitor community feedback and update everyone as soon and as often as we can.

영웅들을 해금하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자부심과 성취감을 주기 위한 장치‘라는 말은 정말 정상적인 의도와 설계에 대한 이야기다. 기본 제공 영웅들이 있는 상태에서 게임 플레이로 모은 크레딧을 써서 영웅을 기껏 해금했는데 그 보람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다만 (앞에서 살짝 언급을 했지만) 오픈 베타를 통해서 이를 조정한 부분이 좀 아쉬운 부분이지만, 아주 정상적인 커뮤니티팀의 글이다.

난 처음 이 논란을 접하고선 기본 제공 영웅이 없이 랜덤 박스를 돌려서 뽑아야 한다거나 혹은 노가다(grinding)을 통해서만 영웅을 플레이할 수 있는가보다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본 제공 영웅이 있고, 구매하는 영웅은 별개로 보인다. 게다가 그 구매 영웅도 플레이 타임으로 3~6시간 마다 영웅을 해금할 수 있게 한 것이 과도한 수준인가… 글쎄.

물론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해금하는게 불가능할 거라고 여겨지겠지만, 게임이라는 것이 본래 ‘자원의 전략적 분배’인 만큼, 획득한 크레딧을 각 플레이어 개인의 우선 순위에 따라 영웅을 먼저 사든, 무기를 먼저 업그레이드를 하든 하는 방식으로 진행도록 설계하는게 무슨 문제가 있나. 그리고 루크 스카이워커를 해금하는데 10시간을 플레이하는게 많다고 생각하는게 더 이상하지 않나? 모든 영웅을 해금하는 42시간이 42시간을 투자해야만 모든 영웅이 동시에 뿅 하고 열리는게 아니지않나. 게이머들의 이 광기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그러면 이 논란의 원인은 무엇인가. 처음 랜덤 박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확산되면서 (마치 게이머게이트 사건 때 그랬던 것처럼) 온갖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카더라, 루머에 대한 추정과 추정에 대한 망상과 그에 대한 확신이 꼬리를 물면서 확증 편향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중의 이런 무한으로 뻗어 나가는 네거티브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건 기업에게 큰 리스크 상황이 될 것 같다.

여름부터 이어진 랜덤 박스 논란의 여파를 홀로 감당하게 된 EA와 Dice의 직원들이 안쓰러울 뿐이다.

독일의 게임 박물관

독일에 세계 최대 게임 아카이브가 생긴다.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여러 곳의 소장물들을 한데 모아 총 5만개 이상의 게임 타이틀로 구성된 거대 게임 아카이브를 만들게 된 것이다.

게임 아카이브 보존의 아방가르드, Goethe Institut

게임 아카이빙은 국내에도 여러 사람들이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고, 게임개발자연대 오영욱 이사님도 그 중 한 분이라 관심있는 부분인데, 독일의 이야기가 나와서 흥미롭게 읽다 몇 문장이 걸렸다.

게임 아카이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뫼링: 미디어문화학자로서 나는 게임의 가치가 영화, 문학, 음악보다 낮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 많은 청소년들이 게임을 즐기며 성장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가 원하건 원치 않건 상관없이 게임과 함께 한 경험은 청소년들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이 게임이라는 미디어를 다루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장래에 우리 문화가 어떻게 기능하게 될지에 대해 게임이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체르네: 독일인 두 명 중 한 명이 게임을 한다는 사실만 봐도 게임이라는 미디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랑에: 우리는 바로 얼마 전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확산됨에 따라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게임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컴퓨터를 다루는 것이 허용된 최초의 응용 소프트웨어이다. 앞으로도 모든 아이들이 컴퓨터와의 첫 만남을 게임 형식을 통해 갖게 될 것이다.

게임의 미디어로써 가지는 위상이라든지, 장기적인 비전에 대해서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비용은 얼마인가?

체르네: 연방의회로부터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비용 14만 유로(약 1억8천만 원)를 약속 받았다. 이 작업은 약 1년 정도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2018년에는 아카이브 통합을 준비하는 비용 25만 유로(약 3억 2천만 원)를 추가로 지원받기로 했다. 아카이브의 물리적인 통합에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2019년부터 이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그렇게 많은 공적자금이 들어간다는 것은 게임의 가치가 그만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가?

랑에: 물론이다. 내가 아는 한 세계적으로 이러한 지원 사례는 없었다.

체르네: 물론 이번 지원은 분명한 신호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폴란드에서는 2천만 유로(약 260억 원)가 게임산업 분야 지원을 위해 쓰이고 있으며 그 결정과정에서 어떠한 잡음도 없었다. 독일에서는 아직 그 정도의 지원이 없었다. 영국, 프랑스, 폴란드,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이번 프로젝트의 지원규모가 그리 큰 것은 아니다.

뫼링: 게임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봐도 게임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레츠플레이(Let’s Play)’ 영상들은 거대한 사회현상이 되어 버렸다. 이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올리고 플레이에 대한 코멘트를 단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 주제를 통해 서로 교류하는 것이다. 이는 정책적인 인정과는 또 다른 형태의 사회적 인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끝 부분을 보다가 조금 우울해졌다.

독일은 공적 자금 투입해서 게임 박물관으로 만들고 이런 것들이 국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모습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이 게임 산업을 왜 국가가 진흥해야 하냐느니 바퀴벌레떼라느니 하는 발언을 했다. 정치적 진보가 일어난 이면에는 문화적 퇴보가 일어나고 있달까. 아쉬운 부분이 많다. 

다양성과 게임

어떤 게임들은 게임 속의 인간들이 길거리에서 언젠가 봤을법한, 이웃집에 살고 있을법한 인물의 얼굴과 몸매와 피부색을 묘사하고 있다. 근육질의 역삼각 어깨를 가진 전사도 있지만, 그 체형이 실제 인간 같고, 가슴과 엉덩이를 강조했지만 그 체형이 실제 인간 같은 그런 캐릭터를 그린다.

또 어떤 게임들은 게임 속의 인간들이 실제로는 없는, 없을 수 밖에 없는, 완벽한 피부와 뾰족한 턱, 커다란 눈, 가슴 둘레는 3~4미터 쯤 될 것 같은데 허리는 25인치도 안 될 것 같은 그런 근육질 몸매, 가슴과 엉덩이가 두드러지는데 허리는 20인치가 될까 말까하고 거기에 또 허벅지는 매끈하고 섹시하게 그려진 그런 인간 캐릭터를 그린다.

요즘 게임이 묘사하는 인간들의 다양성이 이슈다.

혹자들은 PC하면 게임이 재미가 없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지만, 전자의 캐릭터들이 나오는 게임들로 난 재미있게 했고 하고 있고, 반면에 한중일로 대표되는 후자의 판타지 캐릭터들이 나오는 RPG 게임들도 재미있게 했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트렌드는 이미 전자가 옳은 방향이라고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선진국의 백인들’ 위주로 만들어진 세계의 게임들에서 이제 동북 아시아와 동남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같은 곳의 인간들을 게임의 캐릭터로 적극적으로 끌어 올리려 하고 있다. 물론 그 가장 첫 단계 수혜자는 대체로 ‘백인 여성’이기는 하지만.

이미 패션계는 깡마른 몸매의 모델을 금지했고, 판타지 체형으로 유명했던 바비 인형도 이젠 체형과 피부색을 다양하게 확대했다. 이런 움직임은 이제 게임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고 또 확산될 것이다. 전세계의 모든 인간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고, 그 게임 공간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친숙한 인간의 이미지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게임 안에서 크게 두 가지의 유형으로 캐릭터를 인식한다. 자신이 될 수 없지만 되고 싶은 이미지(판타지)와 자신과 동질감을 느끼고 자신이라고 받아들이는 이미지다. 전자는 어떤 가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될 때도 있지만 또 플레이어가 가지고 노는 가상의 인형일 때도 있고, 후자는 그 캐릭터를 자기 자신이라고 만들어서 감정을 이입하는 방식이다. 똑같이 처음 캐릭터를 생성하면서 ‘캐릭터를 취향대로 꾸밀 수 있게’ 만들어 주면, 플레이어들은 양쪽으로 갈라져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다. 소위 ‘게임 하면서 남자 엉덩이를 보면서 플레이하고 싶지 않아!’라고 외치는 부류는 전자에 속한다.

한국은 특히 이런 구분에서 전자가 우세하다. 이건 일본에서 만든 게임들이 묘사하는 여성의 이미지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고, 이건 다시 중국으로 영향을 줬다. 160cm에 45kg라는 판타지 체형에 F컵 가슴과 풍성하고 매끈한 엉덩이-허벅지 라인, 그리고 이런 몸매를 아주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비키니 스타일의 갑옷이 여성 전사의 이미지로 굳은 것은, 애초에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 미디어들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거기에 어울려서 일본의 독자적인 갈라파고스화 된 게임 스타일, 거기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갈라파고스를 만들고 있는 한국의 게임 스타일, 또 한국과 일본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국가 정책과 함께 자신들만의 섬을 만든 중국의 게임 스타일이 제각각 독립적인 스타일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세 국가의 특징이라면, 모두들 자신들 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고, 인종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민족주의적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하나의 중국 정책’도 그 연장선이라고 본다.) 다른 인종, 다른 성별, 다른 문화에 대해서 고려를 할 필요가 없고, 받아들이거나 포용할 필요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 모든 차별적 묘사의 출발점인 것 같다.

그리고 미디어는 이런 차별적 이미지를 계속 강화한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성형 여성을 비웃고 조롱하면서도 그렇게 생긴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그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익숙해지는 만큼 그게 예쁘다고 인식하게 되고, 다시 이를 강화해서 그렇게 생긴 것이 예쁘기 때문에 그렇게 되고 싶어 한다. 하나의 비현실적인 획일적인 이미지를 미디어가 만들어내고 퍼뜨리고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성(diversity) 이슈는 갈수록 더 강해질 것이다. 이것은 단지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때문’이 아니라, 게임은 현실을 모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더 국가간 민족간 왕래를 쉽게 하게 될 것이고, 게임의 개발비가 증가하고 손익분기선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매출을 위해 더 넓은 시장을 타겟으로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자국민만 타겟으로 하던 게임에서, 주류 구미 백인만 타겟으로 하던 게임에서, 이웃 나라의 사람들도 대상으로 하게 될 것이고, 자국의 소수 민족들도 타겟으로 하게 될 것이고, 같은 언어를 쓰는 다른 나라들도 타겟으로 하게 될 것이며, 종국에는 가능한 많은 언어를 지원해서 전세계의 모든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각 다양한 인간들은 그 자신들을 닮은 인물이 주역으로 나오는 그런 내용을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성 이슈에 대해서 거부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감각이다, 이미 그 움직임은 시작됐고, 점점 거대해질 것이고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일부의 반동으로 멍청이들은 인종 차별적인 정책을 주장하는 대통령을 뽑기도 하고, 이주자 탄압을 내세우는 정치인에게 표를 주기도 하겠지만, 그건 결국엔 극복될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언젠가는, 그런 다양한 인종과 성별들이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동질성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인종이 단지 백인과 흑인과 동양인만 있는 것이 아니고, 피부 색이 단지 몇 가지 뿐이 아니라는 것자연적 생물학적 성별이 단지 두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과학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계속 찾아내고 있고, 이런 생각은 사실을 근거로 점점 더 널리 퍼질 것이다. 

게임은 그리고 이것들을 그대로 게임 안에 묘사하게 될 것이다. 인종과 성별과 장애와 모든 차별을 무너뜨리고, 모두가 동등한 인간으로 게임 안에서 그려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더 정치적인 게임들을 만들어, 그 날을 더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개발비와 부분유료화의 관계

많은 게이머들이 부분유료화를 싫어한다. 나도 싫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유료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되고 있고, 이미 콘솔 게임도 이런 분위기에 동승하기 시작했다. 최근 전쟁의 그림자(쉐도우오브워, Shadow of War)라든지 스타워즈:배틀프론트2(Star Wars: Battlefront 2)가 랜덤박스를 도입한 것을 가지고도 여기저기 말이 많고, 찬반이 격론이다. 그리고 ESRB에서 랜범박스는 도박이 아니라고 입장을 내서 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게임인더스트리에서는 개발비의 증가와 판매량의 관계를 가지고 이런 (부분유료화가 확산되는) 분위기에 대해서 설명하는 조의 글이 올라왔다.

Making games is expensive. Let me rephrase that: making games is really, really expensive.

게임 개발에는 돈이 정말 정말 많이 든다.

Development costs on AAA titles have continued to rise; not quite at the exponential levels they did in the early 2000s but still pretty rapidly. Meanwhile, the growth in the audience for those games has been far less impressive, having rounded off significantly after the massive boom of the PlayStation and PlayStation 2 eras. The maths isn’t complex; the cost of developing a game is rising faster than its potential sales numbers.

2천년대 플레이스테이션1과 2의 시대에 비해서, 게임 개발 비용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판매량의 증가는 이를 따르지 못 하고 있다면서,

Hence: DLC, Season Passes, Games As A Service offerings, episodic titles, micro-transactions, free-to-play models, and all the rest of it. Each of these has attracted its own controversy and anger; sometimes that’s been justified, but for the most part the industry and its consumers have settled into an uneasy truce over these monetisation models.

그래서 이 갭을 메우기 위해서, 다운로드 콘텐츠(DLC)라든지 시즌패스, 서비스로써의 게임(GaaS), 에피소드로 잘라서 판매하기, 소액 결제(micro-transactions), 부분유료화(free-to-play) 같은 것들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더 간단하게 말하면, 10년 전에도 패키지 가격은 $50~60이었고 지금도 같은 가격이고, 개발비는 거의 두 배, 세 배 이상 증가한데 반해 판매량은 그렇게 늘지 않았다는 거다. 결국 고객 1인당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AAA 게임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는 뜻이다. 즉 이제 AAA 게임이 왜 자꾸 부가 요소들을 판매하는지 이걸로 설명이 된다.

게임은 정보재(information goods)이고, 초기 버전을 만들고 나면 이후의 추가 콘텐츠들(add-on이라든지 DLC라든지 아이템 판매라든지)은 원판의 개발보다 원가(개발비)를 상당히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초기 버전이 히트를 하면 추가 콘텐츠를 계속 붙여서 (팔아서) 매출을 더 만들어 내거나, 애초에 AAA 타이틀들은 ‘확정 추가 콘텐츠’를 보장하고 시즌권을 파는 형태로 추가의 매출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

결국 이 불균형은 게임 자체의 가격이 올라가면 해결이 될 문제이지만, 이건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이 자명하다. 어느 게임 소비자도 $60 이상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고, 이 심리적 저항선을 극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게임 본편 기본판은 앞으로도 $60을 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여기에 ‘뭔가의 보너스’를 덧붙여서, $60 이상을 쓰게 하는 방법을 계속 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랜덤박스는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최소의 비용 투자로 추가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바일에서 이런 랜덤박스의 활용이 아주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 특히 모바일은 개발비에 비해서 플레이어 개인당 지출(ARPU, 객단가)도 구매 의사도 매우 낮기 때문에 더더욱 이 방법 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 고도화되고 있고 – 이 방법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확장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VR은 이 불균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VR은 특히 플레이어들은 현실적인 그래픽을 원하는 데에 비해서 게임들은 (그 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니) 수준 낮은 그래픽으로 경험에 치중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 갭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플랫폼의 대중적 보급은 불가능할 거라고 본다.

정리하면, 이 개발비의 증가와 매출 증가의 상이한 기울기 그래프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개발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건비가 싼 나라를 착취하는 방향으로 가든지(이미 이렇게 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을 보면 이것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계속 개발도상국들을 전전하고 있다, 동유럽에서 중국으로 다음은 베트남으로, 다음은 인도로, 아마도 다음은 아프리카로..), 게임을 비싸게 팔든지(이건 불가능하고), 객단가(ARPU)를 끌어 올리든지.

그래픽 기술이 발전할수록 비용은 증가하고, 소비자의 눈이 높아지는 걸 맞추면, 그 매출을 뽑아내기가 힘들어진다. 어느 선에서는 멈춰야 하는데, ‘현실적인 그래픽’의 기준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가고 있어서 언제 멈출지 그걸 예상할 수 없다. 자동화와 인공지능이 이 갭을 줄일 수 있을까.

Exploring toxic behaviors in LOL

LOL의 트리뷰날 기록 146만 건을 가지고 쓴 논문을 우연히 보게 됐다. (Exploring cyberbullying and other toxic behavior in team competition online games., Kwak, H., Blackburn, J., & Han, S. (2015))

“Using a dataset of over 10 million player reports on 1.46 million toxic players along with corresponding crowdsourced decisions, we test several hypotheses drawn from theories explaining toxic behavior.”

저자들은 게임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독소 행위(toxic behavior)’라고 정의하고, 이 안에 사이버불링(cyberbullying), 그리핑(griefing), 장난(mischief), 치팅(cheating)을 넣었다. 일반적으로 게임 안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는 행위들을 그리핑(griefing)이라고 해 왔는데, 이걸 LOL의 신고 기준에 맞게 좀 더 크게 분류를 잡고 부적절한 아이디(inappropriate name)나 도배(spamming) 같은 것들을 포함했다.

일단 크게 네 개의 가설을 잡고 검증했는데,

  1. 독소 행위를 하는 플레이어를 신고하도록 요청을 하면, 신고가 증가한다. 아군 진영에 독소 플레이어가 있고, 신고 요청을 하는 경우, (요청이 없는 경우보다) 상대 진영의 신고가 16.37배 증가한다고 한다. 보통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라고 해서, 도움 요청이 없을 경우, ‘나 말고 저 사람이 도와주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신고 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경우 다른 플레이어들도 적극적으로 신고를 한다는 것이다.
  2. 이런 신고는 양쪽 모두가 피해자일 경우, 말하자면 부적절한 아이디라든지 욕설이라든지 양쪽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일 경우에 그 가해자가 아군이면 신고를 덜 한다.
  3. 한국의 경우는 특이한 부분이 좀 나타났는데:
    1. 사이버불링에 대한 신고인 경우, 검토자가 ‘처벌’을 선택하는 비중이 다른 지역 서버(북미, 유럽)보다 낮다. 저자들(셋 중 둘이 한국인임)은 이에 대해서 한국 고유의 왕따 문화에 기인하는게 아닌가 추측했다. 이런 왕따의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에 대해서 더 이입을 하는 걸로 보인다고.
    2. 게임의 결과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독소 행위(의도적인 피딩(intentional feeding)이나 적을 도와주는 행위(assisting enemy))에 대해서 신고 비율이 높다.
    3. 그리고 이런 행위들에 대해서, 다른 지역들보다 처벌 비중이 높다. 
  4. 지는 팀에서 신고하는 비중이 높다. 신고된 사례들을 보면, 승률이 명백하게 낮다. LOL의 매칭이 50%를 가정하고 이뤄지는 것에 비해서, 신고된 사례와 결과를 보면 이적 행위와 피딩의 경우는 10%대 승률, 부정적 태도(negative attitude)나 공격적 발언(offensive language), 욕설의 경우는 25% 수준, 도배와 부적절한 닉네임은 35% 승률을 보였다.
  5. 지는 팀에서 신고된 내용은 (졌으니까) 용서하는 비중이 높을 것이라고 가설을 잡았는데, 실제로 보니 승리팀의 경우에 용서를 하는 비중이 진 팀의 경우보다 높았다. 이겼으니까 용서를 해준다는 걸로 보인다.

이 논문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한국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지게 다른 점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As we previously noted, a likely explanation for this is due to the Wang-tta concept in KR. Particularly invasive in gaming culture, Wang-tta probably leads to reviewers empathizing not with the cyberbullying victim, but rather the alleged toxic player who verbalized his displeasure with the victim’s performance.”

다른 지역에 비해서, 부적절한 이름(inappropriate name), 공격적 발언, 도배 같은 것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관용적이라는 것이고, 반면 결과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처벌을 선택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개인적인 해석을 좀 보태자면, 이건 한국 게임 문화가 성차별적이라든지 인종차별적이라든지 하는 부적절한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웃으며 넘기는 문화가 있는 것, 욕설이라든지 도배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신고를 하기보다는 그냥 차단을 하고 각자 선에서 무시해버리는 빈도가 높지 않느냐 하는 것이 영향을 미쳤지 않나 싶다.

또한 반대로, 승부의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자신에게 게임 이후 기록으로 남는 직접적인 결과 피해이므로, 훨씬 적극적으로 제재를 하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주 게임, 모노폴리, 부루마불, 모두의 마블

BoardGamePatentMagie
엘리자베스 매기의 첫 특허(1904)에 나온 보드 (출처: Wikipedia)

작년에 부루마불을 만든 개발사 아이피플스가 넷마블게임즈를 저작권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을 가지고 고소한 일이 있었는데, 이게 며칠 전 ‘표절 아니’라고 당연한 판결이 나왔다. 요점을 정리한 ‘팩트체크’는 디스이즈게임의 시몬님이 정리한 글을 보면 될 것 같고, 길어서 보기 싫은 분을 위한 간단 요약을 한다.

  1. 부루마불이라고 한국에 알려진 씨앗사의 보드 게임(1982)은 모노폴리(Monopoly, 1933)의 카피 게임이다.
  2. 모노폴리는 엘리자베스 매기가 만든 지주 게임(The Landlord’s Game, 1903)의 카피 게임이다.
  3. 심지어 엘리자베스 매기는 이 보드 판과 규칙을 특허도 냈더랬다.
  4. 모노폴리는 1973년 ‘반독점 게임(Anti-Monopoly)’을 상표권 침해로 고소했다가 졌다.

더 쉽게 (한국식으로) 정리하자면, ‘표절한 게임을 표절했는데 이걸 다시 표절한 놈을 고소함‘인데, 사실 이걸 ‘표절’로 보는 관점에 대해서 나는 적극적인 반대 입장이고, 이건 그냥 자연스러운 문화의 전파와 변용(variation)일 뿐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지나친 자본화와 표절 알러지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근한 보드게임이 있다. 바로 한국에 보드시장이 안 열릴 때인 1982년 첫 소개된 ‘부루마불’이다. 이후 34년간 ‘원조’ 보드게임으로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1982년 5월 5일 첫 판매에 시작해 누적 1600만~1700만 카피(추정)가 팔렸다. 현재도 한해 20만~30만개 팔리고 있다. 보드게임 단일 상품으로 최장 스테디셀러이자 세계적으로 ‘모노폴리’ 못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약 20.3% 로 한국 보드 게임 중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략)

보드 게임을 개발한 이상배 씨앗사 대표는 홍대 미대 출신이다. 1978년 중동 아랍에미리트 건설 현장에 건축디자이너로 근무했다. 당시 묵었던 호텔 로비에서 즐겼던 보드 게임이 ‘모노폴리’다. 이 전세계 보드 게임을 한국식으로 발전시켜 ‘토착화’한 것이 ‘부루마불’이다.

한국 ‘원조’ 보드게임 ‘부루마불’ 모바일게임 납신다, 게임톡

일단 아이피플스라는 회사의 부루마불은 나름대로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부루마불Plus는 2012년 2월 기록을 보면 당시 전체 8위, 게임 3위, 캐주얼 게임 1위를 했고, 이후 꾸준히 5년 동안 캐주얼 게임 순위에 랭크하고 있다. 이 정도 순위면 초반에는 (시장이 작았으니) 수억 단위 매출이 나왔을 거고, 여전히도 천만 원 단위 매출은 찍히고 있을 거다. 2013년 업그레이 버전을 내어 놓은 모양인데, 이건 오히려 전작보다 성적이 좋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위는 AppAnnie의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했던 것인데, 확인 결과 통계가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부루마불Plus는 구글 마켓에서 1~5천 다운로드로 나온다. 양쪽 소스의 신뢰도를 보자면, 구글을 믿어야할 것 같다.

모바일게임 ‘부루마블’은 2013년 출시해 여전히 매출 상위권(9월 28일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4위)이고 태국-대만에서도 인기 폭발인 ‘모두의마블’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의 마블’이 출시된 이후, 매장에서의 ‘부루마불’ 보드게임 판매량이 더 많아지는 기현상도 연출되었다.

하지만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처럼 소셜 피쳐를 넣거나 미친듯이 빠른 게임 플레이를 적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말하자면 ‘원조’ 부루마불의 룰을 고수했고, 요즘 모바일 게임 플레이의 스타일에 맞추지를 않은 거다.

그리고는 처음 모두의 마블이 나왔던 당시가 아니라 뒤늦게 ‘잘 나가는 모두의 마블’의 발목을 잡아본 거다. 그것도 출시한 뒤 한참 뒤에. 마침 넷마블이 라이센스를 제안한 적도 있으니, 이건 빼박 표절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매출을 나눠주지 않을 수 없을 거다,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그렇지 않다, 현대 게임에서 표절은 없다. 이미지를 훔쳐 쓰거나 사운드를 훔쳐 쓰는 등의 ‘도용’은 있어도, 게임 규칙을 표절하는 건 불가능하다, 전세계 어디에도 게임 규칙은 고유의 아이디어로 인정하지 않는다. 독창적인 게임 같은 것도 세상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정말 독창적이라고 인정하는 몇 게임이 있지만, 그것들도 결국 현실의 놀이 방법을 차용하거나 변용한 것이지 100%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게임 개발은 원래 남의 걸 해 보다가 ‘이렇게 만들면 더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게임 개발자들이 다 그렇게 게임 개발을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부도덕한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독창적인 게임이 나오면, 인간은 그걸 거부한다. 싫어한다. 새로운 정치 시스템, 새로운 사업 아이템, 새로운 관념, 새로운 미디어 모든 것이 그렇다. 새로운 미디어만 해도 수십 년을 거부하다가 세대가 바뀌어야 받아들이는데, 새로운 게임 규칙을 만들면 이해를 못 하거나 의도된 재미를 못 느끼거나 심지어 이게 무슨 게임이냐고 내팽겨칠 것이 뻔하고 당연하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것은 거부한다. 그래서 이전에 있던 것처럼 익숙하게 보이면서 그 안에서 살짝 다른 것을 만드는 것이 소위 ‘창작’이라는 것이고, 이 소위 ‘창작’이라는 영역이 과도하면 그냥 거부를 해 버린다. 

그래서 모든 게임은 이전에 존재했던 개념의 변용이다. 순수 창작 같은 건 없다. 사실 게임 뿐만이 아니라 모든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 이전에 존재하는 것의 모방이고 대체일 뿐이다. 표절 논란은 게이머들의 관념 속에나 존재하는 것이고, 게이머들끼리 ‘난 이것과 비슷한 게임을 안다’고 잘난 척을 하려고 하는 댓글 놀이에 왜 개발자들이 놀아나는지 모르겠다.

한심한 노릇이다. ‘원조’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다.

Obejct-Oriented Programming (OOP) a Quick Note from Steve Jobs

요즘 취미 겸 생업 겸 해서 Swift를 공부하고 있는데, 한 강의를 보는 중 OOP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가 설명한 것이 인상적이라 옮겨 왔다.

Obejct-Oriented Programming (OOP) a Quick Note from Steve Jobs

섹션 9, 강의 85

If you’re an Apple fan boy/girl, you might be interested in what Steve Jobs had to say about Object-Oriented Programming. This is an excerpt from a 1994 Rolling Stone interview where Steve (not a programmer) explains OOP in simple terms.


*Jeff Goodell: Would you explain, in simple terms, exactly what object-oriented software is?*

*Steve Jobs: Objects are like people. They’re living, breathing things that have knowledge inside them about how to do things and have memory inside them so they can remember things. And rather than interacting with them at a very low level, you interact with them at a very high level of abstraction, like we’re doing right here.*

Here’s an example: If I’m your laundry object, you can give me your dirty clothes and send me a message that says, “Can you get my clothes laundered, please.” I happen to know where the best laundry place in San Francisco is. And I speak English, and I have dollars in my pockets. So I go out and hail a taxicab and tell the driver to take me to this place in San Francisco. I go get your clothes laundered, I jump back in the cab, I get back here. I give you your clean clothes and say, “Here are your clean clothes.”

You have no idea how I did that. You have no knowledge of the laundry place. Maybe you speak French, and you can’t even hail a taxi. You can’t pay for one, you don’t have dollars in your pocket. Yet, I knew how to do all of that. And you didn’t have to know any of it. All that complexity was hidden inside of me, and we were able to interact at a very high level of abstraction. That’s what objects are. They encapsulate complexity, and the interfaces to that complexity are high level.

자동차 어쩌고 설명을 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간결하고 이해가 쉽다.

어쨌거나, Udemy에서 꽤 많은 강의들을 봤는데, 이 강의가 가장 상세하고 설명도 잘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혐오를 부추기는 게임

“I fear that prejudice against and othering of Asian Americans remains a form of racism that is too frequently brushed off and tacitly accepted. Racism against Asian Americans is just as harmful and pernicious as racism against any other group, and we must call it out when we see it. How we portray people matters. I urge Google, Apple, Android, and any other platform to not carry the game Dirty Chinese Restaurant, or any other game that glorifies in hurting any community.

The game is a restaurant management title in which players can hunt stray animals and search through dumpsters for ingredients, run their employees at “sweatshop” speed, and bribe immigration officers to prevent them taking staff. The studio’s slogan is “Because being politically correct is so… boring” and its official website says it “was founded for one sole purpose: to make the offbeat games we know you want to play, but you didn’t think anyone had the cojones to make!”

US legislator calls for Apple, Google to not carry racist game

애플 및 구글 앱스토어에 출시 예정인 ‘더러운 중국 음식점(Dirty Chinese Restaurant)’이라는 게임을 두고 미국 민주당 소속 그레이스 멩(Grace Meng) 하원 의원이 마켓 출시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요지는 인종 차별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플랫폼에 올리게 둬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인데, 이는 요즘 미국내 극심해지고 있는 인종 차별 표현들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며칠 전 국내에서도 게임, 윤리적 책임 어디까지 져야 할까?라는 기사가 나왔고, 여기서는 주로 음란물, 폭력물 같은 국내에서 주로 논의되는 주제로 한정해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게임이 주제로 다루는 것들이 현실 사회 이슈의 대부분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어서, 성차별, 인종 차별 같은 문제도 매우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이며, 특히 최근 국제 정치적으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인종 차별, 혐오 발언 같은 것들도 게임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본다.

게임의 윤리적 책임이라는 것은 결국 개발자의 윤리적 책임이라는 말과 같다. 게임을 만드는 개개인들이 ‘시민으로서의 의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고,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가 플레이어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자각하는 것은 또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납세와 (노동법, 기업법 등) 법 준수, 표현에 대한 책임, 사회에서 지원 받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보답, 그리고 기업 구성원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 같은 것들도 포함된다.

이런 맥락에서, 마켓에 혐오 표현물을 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은 (아마도 애플은 빠르게 적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혐오 표현은 대체로 당사자가 그것이 혐오 표현이라고 인지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고, 위 인용문에서 처럼 ‘정치적 올바름은 따분하기 때문에’ 혐오 표현물을 만들거나 ‘웃자고 한 일’이라면서 혐오 표현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혐오 표현은 각 국가에서 형사적 처벌을 하느냐 민사적 보상을 하게 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처벌 및 규제하고 있고, 많은 미국내 서비스들은 이에 대해서 사용자 규약(약정)에서 금지를 명기하고 있다. 이건 그냥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유행이 아니라 인류가 가야할 방향이다.

다양한 인종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인터넷이 생긴 이후로) 한 공간에서 어울리는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 이전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았을 표현들이 이제는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야 하는 때가 된 거다.

물론 아직까지도 언어적 문제로 전세계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언어의 장벽도 낮아질 것이고 그러면 이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게임이 가진 혐오와 차별 표현들에 대해서 지금 당장 진지하게 생각을 시작해야 한다.

나쁜 플레이어와 나쁜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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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기사 중 발췌

라이엇게임즈는 좋은 인재를 인채 채용하는 것보다 나쁜 인재를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직원들의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 플레이 기록을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가려냈다는 기사가 났다.

“면담을 한 대부분 직원은 채팅 기록을 보며 자기 스스로도 ‘오싹했다’며 반성했다. 많은 이들이 무의식 중에 폭력에 노출돼 있었던 것이다. 이 직원들은 이후 생산성이 높아졌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좋은 직원, 나쁜 직원을 가려냈다

이 기사를 보면, 라이엇은 “게임에서 악성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실제 사무실에서도 악성 직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가설을 세웠고, 직원을 고용하기 전에 LOL의 채팅 기록을 당사자에게 직접 보여주는 걸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일단, 이건 자사의 게임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개인 정보 문제가 타 서비스의 것을 인용하는 것보다는 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직원이자 서비스 이용자인 사람의 서비스 이용 기록을 열람하고 이를 분석하는게 문제가 없는지는 조금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다만 이 내용을 사전에 고지하고 열람했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만약, ‘악성 플레이어’가 이와 같이 자신의 채팅 기록을 보고 ‘오싹해’하고 반성할 수 있다면, 게임 서비스들은 플레이어에게 ‘오늘의 채팅 기록’을 이메일로 전송해서 보여주는 것으로 악성 이용자를 감쇠할 수 있지 않을까? 플레이어 자신이 한 말만 분리해서 본인의 이메일로 보내 보게 하는 것이라면 법적으로 문제도 없을 것이고, 오늘 내가 무슨 감정으로 게임을 플레이 했는지도 반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

언리얼 엔진을 만든 에픽이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의 스핀오프로 포트나이트: 배틀로얄(Fortnite: Battle Royale)이라는 게임의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Playersunknown’s Battlegrounds, 이하 PUBG)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개발사 블루홀에서는 이게 상도에 거스르는 행위가 아닌가 하며 여러 기사들을 통해서 불편함을 드러냈다.

‘플레이어언노운(PLAYERUNKNOWN)’으로 알려진 배틀 로얄 모드 창시자 이자 ‘배틀그라운드’의 크레에이티브 디렉터인 브랜든 그린 역시 소셜 뉴스플랫폼 ‘레딧(Reddit)’의 질의응답 세션 `AMA(Ask Me Anything)’에서 “다른 게임사에서 충분히 배틀 로얄 게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유사품이 아닌 각자만의 독창성을 가진 게임을 개발했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블루홀, 배틀그라운드 유사 게임 모드에 유감 표시, 디스이즈게임

그리고 마침 나와 같은 생각의 기사가 폴리곤에 나왔다.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의 논쟁이 ‘장르를 소유할 수 있는가?’라는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PUBG and Fortnite’s argument raises the question: Can you own a genre?)“는 제목의 기사다.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는 데이지(DayZ)가 한창 유행일 때 한 사람(위의 브렌던 그린, Brendan Greene)이 시작했고, 이후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계속 이 장르를 발전시켜 왔는데, 블루홀은 그가 이 장르를 만든지 세 번째 회사다. 그는 처음 DayZ의 MOD로 DayZ: Hunger Games를 만들었다가 ARMA 3의 MOD로 다시 Playerunknown’s Battle Royale을 만들었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마니아 게이머들이 끽해봐야 수천 ~ 수만 명 수준에서 유행했다가, 이후 브렌던 그린의 컨셉을 라이센스 계약해 만든 H1Z1이 수십만 사용자와 수만 동접의 대중적인 흥행을 하기 시작하게 됐다.

애초에 이 장르는 DayZ에서 시작된 ‘서바이벌’ 장르의 하위였고, ‘커다란 섬’에서 ‘생존’한다는 기본적인 컨셉을 유지하고 거기에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시작’한다는 규칙을 추가한 것이다. 이 서바이벌 장르의 다른 하위로는 공룡이 있는 원시시대에서 살아남거나 중세 시대에서 살아 남거나 하는 식으로 확장된 것들이 있다. 그래서 이 다른 서바이벌 장르들은 돌도끼를 만들어서 생존을 시작해 집을 짓고 제련을 하는 식으로 재료 수집(scavanging)과 기술 개발을 통해 테크를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종류와 데이지가 그랬던 것처럼 흩어져 있는 무기와 방어구를 줏어 모아서 무장을 하고 생존하는 방식의 종류로 나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지점이 발생한다. 이 서바이벌 방식에서 출발한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는 여전히 브렌던 그린이 만든 하나의 게임인가, 아니다. 그러면 이 게임의 카피 게임이나 혹은 유사 게임을 만들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이미 PUBG가 천만 카피 이상을 판매했고, 이 수준이 되면 이 게임은 이제 단일의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장르가 된다. 모바일로도 PUBG의 컨셉을 차용한 게임이 나오고 있고, 같은 규칙을 채용한 게임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전혀 어렵지 않다.

브렌던이 만든 이 장르를 정리해 보면,

  1. 커다란 하나의 섬(또는 지역)
  2. 버려진 집과 차, 바닥에 떨어져 널려 있는 장비들
  3. 동시에 시작하는 다수의 사람
  4. 마지막 한 명의 승자
  5. 시간에 따라 점점 좁아지는 게임 영역(자기장 압박)

정도가 되겠다. 여기에서 1, 2는 데이지에서 계승되어 온 것이고 3, 4, 5는 브렌던이 추가한 것이다. 따라서 이전에 있었던 최후의 1인이 살아 남는다는 컨셉의 배틀로얄이라는 개념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다.

그래서, 마치, 처음에 로그(Rogue)라는 게임이 나오고 나중에 나오는 이 비슷한 게임들은 다 로그 스타일 게임(Rogue-like game)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이제 뒤에 나오는 게임들은 ‘배틀그라운드 스타일 게임(Battleground-like game)이라고 불리게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폴리곤의 기사를 보면 이미 ‘배틀로얄 게임’이라고 정리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폴리곤은 이 기사에서 배틀로얄 장르의 시작을 1978년작 아머 배틀(Armor Battle)로 보았는데, 컨셉의 존재는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봤을 때 데이지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PUBG에서 시작한 게임을 흉내내든 카피하든 소스코드와 이미지를 직접 만드는 한 저작권 침해는 되지 않는다.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배틀로얄이라는 장르가 되었고 이 장르에 천만 이상의 잠재 사용자가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준 상황이다. 다른 회사에서 더 잘 만들고 이 안에서 상세 취향을 분리해낼 수 있으면, 수십만에서 백만 정도 사용자를 파이에서 떼어 먹는게 가능할 상황인데 이 매력적인 시장에 뛰어드는 걸 막을 수 있겠나. (마치 ‘전기차 그거 충전이 너무 불편하지 않나?’하고 긴가민가하는 상황에 테슬라가 등장해 전기차의 개념을 시장에 확신시키며 시장이 있음을 증명하자 다른 전기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그런 상황이다.)

“Well, we would have to specifically talk about the details with Epic Games but we haven’t been connected to their headquarters yet. So what I want to explain here is that PUBG might have really simple battle royale rules and systems, but we see that as Brendan’s own idea and that game mode in PUBG belongs to Brendan. You know that Daybreak Games actually licensed this idea and worked with him to develop their game mode and [Bluehole] did license his idea as well. Not only [did we bring] him to Korea to hire him as the creative director, we licensed his idea to develop PUBG.

So we’re not just taking someone else’s idea. Bluehole’s stance is that we respect and value the indie developer or modder’s idea and we actually licensed it.

PUBG exec clarifies objection to Fortnite Battle Royale, PCGamer

김창한 PD는 위 PCGamer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이디어를 훔친게 아니라 아이디어의 창시자를 데려와서 만들었다’면서 말하자면 ‘우리는 상도를 지켰다’고 항변하지만, 어디 그게 뭐 대단한 것인가. 애초에 그런 건 필요 없었다. 게임 업계에서 개념을 차용하는데 그런게 필요했던 적은 없었고, 아마도 ‘Playerunknown’s’라는 ‘오리지널’이라는 마케팅 포인트가 필요해서 영입을 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어쨌거나 그래서, 다른 회사들이 제품 홍보 과정에 PUBG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후의 유사 게임들에서 PUBG가 언급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개발사들이 직접 언급할 수 없겠지만, 플레이어들이 언급하는 걸 어쩌겠나. 수퍼셀(Supercell)에서 클래쉬로얄(Clash Royale)이 나온 이후에 이런 종류의 대결 게임들이 나오는 것은 어쩔 것이며, 그 게임들을 소개하면서 (회사가 아닌) 플레이어가 ‘클래쉬로얄과 비슷한 게임’이라고 언급하는 것은 어쩔 것인가. 그냥 그런 거다.

애초에, 장르의 시초로 알려지는 게임은, 창시한 사람이나 창시한 게임이 가져가는게 아니라 가장 알려진 게임이 가져간다. RTS를 창시한 헤르조그 쯔바이(Herzog Zwai)나 듄(Dune) 같은 게임들을 누가 신경이나 쓰나? RTS라고 하면 워크래프트(Warcraft)나 스타크래프트(Starcraft)를 생각하지. 저 게임들을 언급하는 건 잘난 척할 때나 언급하는 거다.

현재 여전히 개발 중인 게임이 천만 장 이상 판매를 했고 동접이 150만 명이 나오는 상황에서, 카피 게임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못 했다면 어쨌거나 그건 좀 문제가 있는 것이고, 나오는 것에 유감을 표하는 것도 좀 웃기는 상황이다.

블루홀은 이제 PUBG로 이 장르의 맹주가 되셨으니, 내심 불편해도, 무림의 잡배들에 관용을 베푸셔야 하는 상황인 거다. 그냥 흐름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는게 답이지, 에픽과 언플을 하는 것은 틀린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