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일반 식문화

베트남 사람들은 보통 아침과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저녁은 친구들을 만나서 좀 거하게 먹는 그런 스타일을 선호하는 걸로 보인다.

이 ‘간단’이라는 선이 어느 정도냐면 정말 간단하게, 밥에 반찬 하나나 두 개 정도를 놓고 먹는 식이고, 길거리에서 껌떰(cơm tấm)이라고 써 붙여 놓은 노점 밥집에서는 밥에 돼지갈비 하나 정도를 올려 놓고 먹는 식이다. 가게마다 약간의 야채를 더해 주는데, 주로 얇게 썬 오이나 채썬 무와 당근 초절임, 배추 초절임을 곁들인다. 혼자 사는 경우는 이걸 스티로폼 도시락에 넣어서 집에 가져가(mang) 먹는다.

지붕이 없는 노점들보다 지붕이 있는 실내는 가격이 약 2배 정도 비싸진다. 길거리의 밥집이 20~30K 정도라고 하면, 지붕이 있는 곳은 최소 30~50K 정도 한다. 물론 음식 수준도 조금 더 나아지고, 곁들여 먹는 반찬의 선택 폭도 많아진다, 당연히 반찬 개수마다 돈을 더 받는다.

친구들의 경우를 보면, 생선 조림 한 토막(15K)이나 개구리 볶음(20K), 두부 미트볼 조림(15~20K), 돼지갈비(20K), 15호는 족히 넘어 보이는 사이즈의 닭다리(20~25K) 같은 메뉴가 대중적이고, 반찬 조절을 실패하면 조림 국물을 부어 간을 맞춰 먹거나 생선 소스(느억맘: nước mắm)를 살살 뿌려 먹는다. 말하자면 반찬은 밥을 더 먹기 위해서 간을 맞춰주는 느낌이다. (나는 두부 미트볼 조림(đậu hũ xíu mại)을 너무 좋아해서, 항상 계란 후라이(옵라: ốp la: omelet)나 삶은 계란을 하나 더해 먹는데 보통 35~40K 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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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미트볼 조림과 계란 후라이(Cơm đậu hũ xíu mại và ốp la)

저녁 쯤 되면 친구들을 만나는데, 보통은 요리 몇 개를 시켜서 먹고 마무리는 항상 러우(lẩu)라고 부르는, 한국에서 사부사부나 훠궈라고 하는 핫팟(hot pot) 요리를 먹는다. 해산물 요리집에를 가면 오징어, 게, 새우, 조개 같은 요리들을 몇 개 주문해서 먹고 마지막에는 해산물 핫팟으로 야채를 듬뿍 넣어 마무리를 하는 식이다. 그리고 계산은 전체를 그냥 1/n로 나눠서 하는데 보통 요리들이 한 접시에 60~80K 정도 하고 핫팟이 200K 정도 해서, 보통 각자 150K 정도를 나눠 내면 된다.

그런데 이런 베트남의 식사 문화를 보면, 결국 대체로 크게 두 부류가 되는 걸로 보인다. 앞의 언급처럼 먹는 것은 주로 젊은 세대들이 혼자 집에서 밥을 먹거나 서민 식당(껌빈전: cơm bình dân)에서 먹기 때문이고, 이것은 아마도 베트남의 인구와 경제 구조상 지방의 젊은이들이 독립해 도시(호치민)로 와 있는 것이 주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원래 호치민에서 부모와 함께 살던 계층이나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 집에서 여럿이 먹는 경우는 고기 조림, 국, 야채 볶음 등으로 반찬을 보통 서너 개는 해서 먹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젊은 혼자 사는 세대를 위해서 카레라이스 스타일의 덮밥도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해서, 알아보니, 카레 블럭이나 카레 가루라는 것을 파는 곳은 없어 보이고, 심지어 이마트(emart Go Vâp)에도 카레 가루는 없는 것 같다. 일본식이나 일본에서 넘어온 한국식 카레라이스가 여기까지는 전파가 안 되었기 때문인 것 같고, 이런게 있는지 모르니 안 먹고 안 먹으니 제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일단은 요즘 한국식 카레가 너무 먹고 싶었기에, 이마트에 간 김에 오뚜기 3분 카레를 몇 개 사 왔다.

베트남에 카레와 비슷한 류의 음식이 있나 찾아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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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스튜와 후띠우(bò kho hủ tiếu)

일단 보코(bò kho)가 있다. 보코는 아마도 프랑스 식민 시절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소고기 스튜(beef stew)를 말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이 소고기 스튜에 바게트 빵(반미: bánh mì)을 곁들여서 찍어 먹거나, 면(hủ tiếu)을 말아서 먹는 것으로 한 끼 식사를 한다. 밥을 말아 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까리가(cà ri gà)도 있다. 보코와 비슷한 닭고기(gà) 카레(cà ri)인데, 이름은 카레지만 베트남식 닭고기 카레는 한국식 카레와는 다르게 묽은 편이고 모양도 건더기(감자, 당근, 고기)를 큼직하게 잘라 넣은 스튜에 더 가깝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밥에다가 얹어 카레라이스로 먹는다는 느낌보다는 스튜의 걸죽한 국물에 말아 먹는 느낌이다.

보코는 꽤 저렴한 음식이라 대략 15~20K VND에 반미 개당 10K 정도 해서, 30K 정도면 밥을 먹을 수 있고, 서민 식당은 밥 15~20K, 반찬 개당 10~20K 정도로 되어 있으니, 만약 한국식 카레라이스를 만들어서 판다면 대략 30~40K 정도가 적정선일 것 같다. 한국식이라는 프리미엄을 붙여도 50K를 넘어가는 건 좀 무리로 보인다.

헛소리는 그만 하고 카레라이스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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