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성 혐오 남성은 루저인가

2015-07-25 15.38.232015-07-25 15.38.25
(YTN은 기사로 인해 논란이 커지자 위의 짤을 만들어서 배포했다.)

지난 주 게임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글은 바로 온라인 여성혐오 남성, 실생활에선 ‘패배자’라는 기사였다. 기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국제학술지 PLOS에 올라온 논문(Kasumovic, M. M., & Kuznekoff, J. H. (2015))을 인용하면서 “온라인 게임에서 기술이 부족하거나 남들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남성일수록 여성을 비하하거나 괴롭히는 언행을 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게임을 잘하는 남성은 대체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친절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아마도 사실 여기까지만 가지고는 별로 크게 논란이 될 것이 아니었는데, 기사 하단에 워싱턴포스트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다시 말해, 성차별주의자들은 말 그대로 루저(패배자)“라고 쓴 부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사 제목도 “Men who harass women online are quite literally losers, new study finds(온라인에서 여성을 괴롭히는 남성들은 말 그대로 루저)”이다.

문제는 이 ‘루저’라는 첨언이 가능하냐는 부분인데, 그래서 직접 논문을 봤다. 그리고 결론 부분(discussion)에는 흥미로운 문장들이 참 많았다.

Males behaved in the opposite manner when playing with a female-voiced teammate.(남성들은 여성 목소리의 팀원과 플레이할 때 나쁜 매너를 보였다.)

Taken together, these results suggest that it is lower-skilled poorer-performing males that are significantly more hostile towards females, and higher-skilled focal players are more supportive.(성적이 나쁜 남성 플레이어는 명백히 더 여성 플레이어에게 적대적이었고, 성적이 좋은 플레이어들은 더 용기를 북돋는 말을 했다.)

Our results support an evolutionary argument for why low-status, low-performing males are hostile towards female competitors.(이 연구는 왜 낮은 계급이고 성과가 저조한 남성이 여성 경쟁자에게 더 적대적인지에 대한 진화론적 논쟁을 보강한다.)

Low-status and low- performing males have the most to lose as a consequence of the hierarchical reconfiguration due to the entry of a competitive woman. As men often rely on aggression to maintain their dominant social status, the increase in hostility towards a woman by lower-status males may be an attempt to disregard a female’s performance and suppress her disturbance on the hierarchy to retain their social rank. (낮은 계급이고 성과가 저조한 남성은 경쟁 여성의 등장으로 인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위협받으면, 여성에게 적대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이야기인데, 밑줄의 부분은 1999년에 나온 Hawley의 논문을 인용하고 있다.)

Our study demonstrates that video games offer a unique opportunity to examine variation in sexist behaviours and the situations that result in changes in sexist attitudes.(이 연구는 성차별주의자의 성차별적 행동이나 상황에 따른 태도 변화를 게임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걸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논문에 ‘루저’라는 표현은 없지만 ‘low-status male’이나 ‘low-performing male’을 루저라고 볼 수 있는 표현이기는 하다. 워싱턴포스트의 케이틀린 듀이 기자가 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 논문의 주된 내용, ‘낮은 계급의 남성이 여성에 의해 사회적 계급을 잃을 위협을 느끼고, 그래서 여성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이야기는 이 논문이 처음 주장하고 있는 ‘참신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논문은 기존의 연구를 게임을 통해서 검증하고 보강하는 것이라는 거다. 온라인에서 여성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현실에서 여성에게 못되게 구는 놈들이 그러는 이유와 다를게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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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남성들은 그런 찌질이들에 대해서 관대하게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지만, 여성의 경우는 (본인이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위 연구에서도 나오듯이, 남성들은 이미 명백한 계층, 계급 인식이 있어서 ‘내가 너보다 잘났음/못났음’의 구분을 가지고 있지만, 여성의 경우는 평소 ‘(여성은 원래) 나보다 낮은 계급’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가 이를 위협받기 때문에 위협하는 것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온라인에서 찌질대는 애들은 루저라는 표현이 틀리지 않다.

이 논문과 관련 논문들을 보면서, 일부 게임들에서 플레이어의 행태에 따라서 트롤은 트롤끼리 매칭을 시켜주는 기능이 있는데, 이를 다른 게임들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들의 상호 평가 기능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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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여성 혐오 남성은 루저인가”에 대한 1개의 생각

  1. […] 여성 게이머는 원래 게임 안에서 잘해도 욕을 먹고 못 해도 욕을 먹는다. 아니 플레이를 잘한다 잘 못 한다를 논하기 이전에 여성 게이머는 ‘보호의 대상’이거나 ‘뒤에서 힐이나 해’야하는 존재이고, 또 게임 플레이와 관계없이 ‘누가 봤다는데 존나 예쁘더라’로 소비되는 대상일 뿐이다. 원래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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