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화에 대한 단상

한국에서 기업 문화라는 것은 참 애매하다. 오래된 업종들, 예를 들자면 제조업이나 언론 출판 같은 업종은 여전히 ‘(좋게 말해서) 고전적인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런 회사들은 회사가 굴러가는 방법이나 회사 안에서 계층 계급 사이에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현대 조직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문제들을 가지고 있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반면 요즘 스타트업으로 대표하는 신 기업 문화는 이에 반동해서 개선의 노력들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정해진 업무 시간만 일 하고, 가능한한 회식을 하지 않으며, 기업내 직급의 차등이 적고 심지어는 호칭의 차등도 거의 갖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회사의 행사는 (금요일 저녁은 가족과 보내라는 뜻으로) 웬만하면 목요일에 하고, 토요일-일요일에 등산이나 이사 같은 짓을 하면 직원들이 크게 반발한다.

오늘 레딧에 한 외국인 여성, 아니 한국 남성과 결혼을 해서 국적을 얻은 모양이니 곧 한국인, 이 한국의 기업 문화에 대한 글을 쓴 것을 봤다.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고전적인 산업’에 속하는 번역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전근대적이고 꼰대스러운 기업 문화의 전형이다.

일이 없는데도 직원들은 상시적인 초과 근무를 하고, 주말에도 출근을 하도록 묵시적으로 강요하며 ‘눈치(noonchi)’를 준다. 나이와 직급을 기본으로 하는 수직적인 계층 구조로 되어 있고, 시발 회식까지. 그리고 글의 마지막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하지 마! 영어 교사를 하고 있으면, 그냥 영어 교사만 계속 해! 한국 회사는 좆 같아.”

물론 젊은 사람들이 만드는 회사들은 (앞에 말한 것처럼) 상당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예의 회식은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날을 잡아 함께 영화를 보거나 점심 식사를 같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기가 주로 하는 저녁을 먹는 경우라면 술이 곁들여지게 마련이고 한 순배 두 순배 돌게 마련이다. 이 와중에 꽐라가 되는 사람이 나오고… 그러면 여지 없이 이전의 기업 문화에 진배 없는 모양새가 되고는 한다.

언제 이런 문화가 완전히 바뀌겠나 하면 꽤나 오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조직의 ‘상층부’를 점유하고 있는 50~60년대 출생자들이 은퇴를 하고, 그에 물든 70년대 출생자들이 물러날 앞으로 20년 뒤에나 가능할려나.

하지만 점점 옅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미국에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함몰된 것처럼, 사회 구조나 조직 구조에 대한 인식도 그렇게 어느 순간을 넘어서면 빠르게 함몰되어 변화하는 날이 오기는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문화를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계속 고통을 받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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