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면접에 대한 단상

좋은 사람을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 프로그래머가 외국계 초초일류 회사의 면접을 봤다며 소감을 이야기했는데, 그 면접 과정이 굉장히 복잡했다. 이력서와 추천을 받고, 미국에서 화상으로 인터뷰를 한 뒤, 한국에 와서 (혹은 비행기 표를 주고 불러서) 면접을 또 본다. 이 과정에서 과제를 내고 풀이 과정을 관찰하며 정말 원하는 사람이 맞는지를 본다.

한국은 어떤가. 이력서를 받고 실무자가 한 시간 정도 문답을 한다. 이 문답이 실제 업무에 관련이 있는지, 이런 질문으로 업무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지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무슨 게임 좋아하냐’,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냐’ 같은 질문이 업무 능력을 검증할 수 있나? 한 시간 남짓 잡담이나 하는 수준이 아닌가?

업무 능력에 대해서 보기로 했다면, 퀴즈를 내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내 분야인) 기획 직군이라고 하면, 시스템 디자인 문제를 내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묻거나,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를 가정하고 문제 상황을 설명한 뒤 어떻게 해결할지 의견을 내라는 것도 있겠다. 프로그래머라면, 가장 기본적인 알고리즘 문제 같은 것을 내고 풀이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트 직군이라면 손그림이나 모델링을 직접 해보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 물론, 이렇게 직무 퀴즈를 요구하기 전에 이력서를 검토하는 과정을 단계로 나눠야 한다. 희망자 중에서 마음에 드는 이력서를 추리고, 그 사람들의 레퍼런스를 일일이 체크해야 한다. 대체로는 레퍼런스를 체크하는 단계를 ‘거의 결정한 단계’에서 하고는 하는데, 더 일찍 해야한다고 본다. 그리고나서 직무 면접을 요구하고 퀴즈를 내는 거다.

직무 면접에 두 시간, 세 시간이 걸려도 괜찮다. 오히려 시간을 들일수록 더 검증하기 쉬워지는 것일테니까. 다만 이렇게 오랜 과정을 거쳐서 면접을 요구했으면, 면접을 요구해서 시험을 보게 했으면, 면접비를 주는 것이 옳다.

소정의 면접비를 주는 것으로 면접 과정의 온갖 요구들을 ‘합리화’할 수도 있고, 또 반대로 회사가 구직자 개인에게 신경을 충분히 써준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면접 과정에서 더 많은 요구와 복잡한 검증을 거칠수록 더 많은 면접비를 주면 된다. 그리고 이는 회사의 이미지에도 나쁘지 않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요는 면접을 신중하게 봐야한다는 거다.

택도 없는 한 시간의 면접으로 사람의 면면을 다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보다 낫고, 면접관에게 면접 실패의 책임을 묻기도 애매한 그런 상황보다 낫다. 특히나 작은 회사의 경우, 한 사람 한 사람이 회사나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생각하면 면접 과정은 훨씬 더 길고 복잡한 노력을 들이는 쪽이 낫다.

대충 뽑은 직원이 우리 회사와 잘 맞을까, 일을 잘 할까, 이력서가 거짓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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