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은 인디 게임을 죽이고 있는가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트윗했다는 내용으로 스팀과 인디게임 번들은 인디게임씬을 어떻게 붕괴시켰는가라는 트윗타래가 올라와서 트위터에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확실히 정리를 할 것이라면, ‘인디’는 게임 업계에서 여전히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음악 쪽에서는 ‘외부의 자본이 투입되지 않(간섭 받지 않)’고 제작된 영화나 음악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의 경우는 인디를 표방하고 있으면서 퍼블리시를 하는 경우도 자주 있고, 투자를 받지 못해 인디(와 같은) 상태로 있는 경우, 애초에 받을 생각이 없는 경우가 혼재해 있다.

트윗타래에서 언급하는 ‘박리다매’ 형태의 스팀 세일이나 험블 번들 이야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진행되던 이야기이다. RPS에서 Interview: Klei’s Anderson Talks Upside Of EA’s “Indies”(한국어 기사 번역)라는 인터뷰가 나왔던 시점에도 이미 번들링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했고 (인터뷰에서 앤더슨은 별로 나쁘게 말하고 있지 않다) 이 문제는 저 때 불이 붙어 계속 지속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는, ‘인디 게임’이라는 개념이 과연 언제부터 이렇게 대중적이 되었느냐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트윗타래의 저 개발자는 “2000년대 초반때만 해도 일반적인 피씨 패키지 게임은 $20에 팔렸다”고 말하고, 사실이지만, 판매량에서 지금 판매량의 1/10은 되었을까. 본문의 이야기처럼 $20이던 시절과 $10이던 시절을 이야기해도, 스팀이 없었다면 ‘인디 게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소비자가 대부분이 아닌가.

스팀이 초창기에 IGF 수상작들을 스팀에 올리던 시절만 해도, 대부분의 게이머는 인디 게임이 뭔지도 몰랐고 흥미로운 게임을 발견해도 어떻게 구매할지를 몰랐던 시절이었다. 스팀은 말하자면 인디 게임의 거의 유일한 제도권 판매 창구였다. GOG나 Gamersgate 같은 사이트에서 인디 게임이 올라왔을지도 모르지만, 아니면 또 어떤 창구들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시장 지배력이 다른데 판매량이 어땠겠나. (올라왔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아오안’이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지금은 아이폰 앱 시장이 열렸던 시절처럼 인디 게임 시장에서 ‘골드러시가 터진 한참 뒤 상황’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인디 게임에 환상을 가지고 달려들었고, 덕분에 새롭고 훌륭한 게임들도 나타났지만 또 반대로 그저 그런 게임들도 쏟아지고 있다.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해서 스팀에 등록이 되기만 하면 대박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달려들고는 있지만, 대형 퍼블리셔들의 AAA 게임들과 동일 선상에서 매대에 올려 있는 상황이면 소규모 개발사의 게임은 무엇으로 경쟁을 해야하는가.

참신한 컨셉 & 아이디어, 퀄리티, 아니면 가격. 처음엔 앞의 것들이 메리트가 되겠지만 결국엔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다. 그리고 논란이 되는 90% 세일 이야기는 특히, 스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75% 세일의 경우 매출이 1470%가 증가한다, 5500%가 증가한다는 이야기는 뭐였을까.

트윗타래의 QC 비용에 대한 부분, 확인할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은 전화와 이메일 문의를 받아야하고 해결해줘야 하는지, 그 비용이 (시간 환산에 따르겠지만) 얼마나 되는지는 추정이 불가능하다. 애초에 인디 게임을 알아도 살 수가 없던 시절의 $20짜리 게임과 매일 400만~700만 명이 플레이하고 구매하는 시장에서 $1짜리 게임의 판매량이 단지 20배만 차이가 날까?

물론 $20에 만 장 팔아서 받는 전화보다는 $1에 20만 장 팔아서 받는 전화가 많겠지. 그런데 스팀에서 사 놓고 한 시간도 안하는 비율이 50%라는 통계는 어떻게 봐야할까. QC 업무량이 산술적으로 20배 증가했을까?

험블번들… 글쎄다. 험블 번들이 애초에 게임을 파는 창구였는지 난 잘 모르겠다. 게임도 팔고 기부도 하자는 취지 아니었나? 클레이처럼 EA에 엮여서 올라갔던게 아니면 험블번들에 올리는 건 특히나 선택인데, 왜 험블번들에서 팔면 “4만 장에 장당 10센트”라는 이야기를 징징댔을까 의문이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5도 안되는 스팀 게임 사는 소위 말하는 customer라고 불리는 놈들아. You’re worthless to us. Fuck you.”

라고 말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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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은 인디 게임을 죽이고 있는가

스팀은 인디 게임을 죽이고 있는가”에 대한 2개의 생각

  1. GOG가 2008년, GamersGate는 2006년, Direct2Drive는 2004년.
    스팀(2003년) 이전엔 사실 합법적인 다운로드 유통 시장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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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팀은 디지털 유통을 개척했지만, 게임 문화에 또 다른 검은 그림자나 다름 없다. 모두들 자기 자신의 라이브러리에서 정작 몇 %의 게임을 플레이 했는지, 심지어 열어보지조차 않은 게임이 몇 %나 되는지 한 번 살펴보라. 스팀으로 유통된 떨이 게임들로 제작사들이 몇 푼의 돈은 들고 가겠지만, 정작 게임은 그냥 죽어버리고 있는거나 다름 없다. 누구도 가지고 놀아주지 않는 장난감은 정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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